[OSEN=대전, 이선호 기자] "어떻게 피치컴 없이 피치클락을 하는가".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피치컴 없이 시범적용하고 있는 피치클락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프로야구 KBO리그는 2024 시범경기부터 피치클락을 시범적용하고 있다. 투수의 피칭, 타자의 타격준비, 이닝 교대시간 등 불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줄여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이끌기 위해 도입했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투수의 피칭시간이다.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내에 투구를 완료해야 한다. 타자는 8초가 표시되는 시점에 타격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현재는 주심이 시간을 오버하면 1차 경고를 주고 있다. 1차 경고후에도 위반하면 투수는 볼 1개, 타자는 스트라이크 1개를 벌칙으로 받는다.
KBO리그는 일단 전반기에서 시범 적용하고 결과를 토대로 후반기부터 정식으로 도입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적용하자 여기저기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찬성쪽이 대세이다. 다만, 혼란방지를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고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피치컴이 없는 피치클락 시범운영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피치컴은 포수와 투수, 야수들간에 사인을 주고받는 송수신 장비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인훔치기 방지용으로 개발했고 2022년부터 도입했다. 사진훔치기 방지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시간단축효과가 있어 KBO리그도 피치클락을 위해 피치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품이 없어 미국에서 도입해야 한다. 전파인증을 받아야해 2개월 이상이 걸릴 예정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겨기에 앞서 "현재 피치컴 없이 피치클락을 시범운영 하고 있다. 장비를 온전히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생긴다. 투구를 하려고 하는데 심판이 갑자기 나와 '타임오버이니 원볼이다'라는 제스쳐를 한다. 엉뚱하게 운영자가 시간을 끄는 형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에 피치컴을 경험한 선수가 류현진 밖에 없다. 피치컴을 하면 진짜 빠르고 편하다고 한다. 사인을 다 입력해놓았다가 금방 금방 한다고 한다. 류현진도 피치컴 없이 어떻게 피치클락을 하냐고 그런다"고 덧붙였다. 피치컴을 완벽하게 갖춘 상태에서 시범운영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일단 피치컴을 준비하고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2군에서 한 1년동안 해보고 보완하고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ABS(로봇 볼판정)도 2군에서 4~5년을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현재는 준비없이 시작하고 있다. 피치컴 도입하면 주파수도 안맞을 수 있다는 말도 있다"며 시기상조론을 주장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