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김주성 감독이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프로농구를 평정했다. 김 감독의 화려한 성공 뒤에 묵묵히 뒤를 받쳐준 조연들의 힘이 있었다.
원주 DB는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수원 KT를 107-103으로 이겼다. 7연승을 질주한 DB(38승 10패)는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KT(30승 18패)는 3위로 밀렸다.
이날 우승으로 김주성 감독은 강동희, 문경은, 추승균, 전희철 감독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정규리그를 우승한 5번째 인물이 됐다. 선수로서 정규리그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2회, 정규리그 우승 5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 등 모든 것을 이룬 김 감독이다. 그는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예고했다.
김주성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 둘 다 기쁘다. 선수 때는 같이 팔짝팔짝 뛰었는데 감독이 되니 뛰기 그렇다. 하하. 통합우승 되면 뛰고 싶다. 선수들이 부족한 감독에게 우승을 만들어줬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 모든 업적을 김주성 감독 혼자서 이룬 것은 아니다. 훈련을 잘 따라준 선수들이 있었고, 뒤에서 묵묵히 지원한 코칭스태프와 프론트의 노력도 더해졌다.
한상민 수석코치도 그 중 한 명이다. SK에서 잔뼈가 굵은 한 코치는 SK의 우승 DNA와 문화를 DB에 이식한 숨은 주역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SK에서 13년간 매니저, 전력분석, 외국선수 스카우트, 코치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한 코치는 상대 전술분석과 활용능력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주성 감독은 경기 중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한상민 코치의 조언을 먼저 듣는다. SK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본 한상민 코치의 한마디가 김주성 감독의 경험부족을 메워주고 있다.
김주성 감독은 “저 혼자서 (우승을)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감독 혼자 벤치에서 10가지를 다 못 본다. 한상민, 이광재 코치와 재밌게 소통하고 있다. 때론 농구이야기를 하면서 열띤 토론도 하고 언성도 높였다. 코치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캐치해서 작전을 세운다. 농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친구들이고 노력도 많이 한다”고 칭찬했다.
한상민 코치는 “전술회의를 앞두고 전술을 20개 정도 준비하고 분석해간다. 여기서 실제 어떤 전술을 쓸지 토론이 벌어진다. 감독님이 최종 결정을 해서 많이 쓸 전술을 3-4개로 추린다”고 설명했다.
DB는 정규리그 우승 7회의 명문구단이다. 하지만 지금 중심인 선수들은 통합우승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한상민 코치가 SK에서의 우승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상민 코치는 “선수들이 긴 바지만 입고 몸을 풀어봤다고 하더라. 이제 곧 정규리그가 끝나면 반바지 입고 몸 푸는 시기가 온다. 진짜 시작은 플레이오프”라면서 DB의 통합우승을 정조준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DB는 4강에 직행한다. 김주성 감독도 한상민 코치의 보조와 도움이 있기에 누가 올라와도 마음 놓고 4강전을 준비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어느 팀이 와도 힘들다. 상위팀에게 속시원하게 이긴 적이 없다.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남은 경기를 잘 봐야 한다”면서 방심을 경계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