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 통한 걸까. 개막전부터 쭉 침체에 빠져 있던 타선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2차전 맞대결에 5-4로 승리하며 전날 끝내기 패배를 만회했다.

한화는 개막전 이후 지금까지도 팀 타율 1할대를 벗어나지 못하며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고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비롯해 안치홍, 채은성, 노시환 등 팀의 주요 타자들이 나란히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니 팀 전체 분위기가 처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김경문 감독은 타순을 조금씩 변경하는 것 외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6일 대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KBO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퍼펙트게임의 희생양이 될뻔도 했다. 지난 두산과의 1차전을 앞두고 6푼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안치홍을 1군에서 말소하고 퓨처스에서 4할 맹타를 휘두르던 하주석을 콜업했지만, 정작 선발 라인업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한화 타선은 이러한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한 차례 보답하는 듯했다. 이전 경기 9이닝 1피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던 한화 타선은 8일 두산전 노시환의 홈런포를 포함 장단 12안타를 때려내며 정규이닝 5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엔 투타의 박자가 엇갈리며 승리를 놓쳤다. 5-4로 앞서던 8회말 필승조 박상원이 주자 3루를 만들었고 다음 투수 한승혁이 올라와 폭투로 동점 득점을 내줬다.

그 점수로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흘러갔다. 한화가 연장전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침묵한 것과 달리 두산 타선은 막판 집중력을 발휘했다. 11회말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만든 두산은 이날 대타로 나왔던 김기연이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기분 좋은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2연패에 빠진 김경문 감독은 9일 경기에서도 거의 변화 없는 라인업을 밀고 나갔다. 5번 타순에 있던 문현빈을 3번에 전진 배치한 것이 전부였다. 경기 초반 1-3 스코어로 리드를 내준 한화는 5회 플로리얼과 문현빈의 도합 3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5회말 한 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으나 바로 다음 이닝 최재훈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한 발 더 도망갔다.

한화가 1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는 상황. 김경문 감독은 전날 경기 동점 실점의 시발점이 됐던 박상원과 한승혁을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렸다. 둘은 이전 불안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각자 1이닝씩을 단 하나의 피안타, 사사구도 없이 깔끔하게 막아냈다. 9회에는 임시 마무리 김서현이 등판해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플로리얼은 5회 2타점 적시타를 포함 2개의 안타와 볼넷 2개를 얻어내며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노시환은 안타와 사사구 2개, 채은성은 2루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골라 나가며 멀티 출루 활약을 펼쳤다. 여전히 팀 순위는 리그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지만,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결과적으로 연패를 끊어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뉴스1, 뉴시스,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