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메이저리그(ML)를 상대로 한 첫 피칭에서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피칭을 선보였다. 자랑하던 빠른 구속을 선보이면서도 불안한 제구로 위기를 자초했다.
문동주는 17일 오후 7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볼넷 2탈삼진으로 1실점 했다.
이날 팀 코리아는 김혜성(2루수)-윤동희(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노시환(3루수)-문보경(1루수)-김주원(유격수)-최지훈(중견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이에 맞선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메릴 잭슨(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아쉬움이 남는 피칭이었다. 스스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다. 구속은 최고 시속 95.7마일(약 154㎞)까지 나왔으나, 총 투구 수 38개 중 스트라이크는 15개에 불과했다.
1회 선두타자 보가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던진 포심 패스트볼은 전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크게 벗어났다. 몸쪽 하단을 노린 싱커 역시 스트라이크존과 공 하나 차이는 났다.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도 스트라이크 존에 근접한 투구를 찾지 어려웠다. 초구 커터가 아쉬웠을 뿐 그 외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하단 주변에 뿌려졌다. 3구째 싱커가 낮게 들어가 처음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으나, 비슷한 위치에 들어간 5구째 싱커는 타티스 주니어가 가볍게 걷어냈다. 결국 몸쪽 공을 골라내면서 볼넷이 됐다.
불안한 제구는 여전했다. 포수 김형준은 크로넨워스를 맞이해 낮은 쪽 공을 주문했으나, 땅에 박히기 일쑤였다. 바깥쪽으로 던진 유일한 3구째는 크로넨워스가 파울 처리했다.
하지만 희망적인 모습도 있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마차도를 상대로 첫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최고 구속인 시속 96.4마일(약 155.1㎞)의 강속구를 뿌리며 마차도로부터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메이저리그 게임데이상으로도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하단에 꽉 찬 완벽한 스트라이크였다.
김하성과 첫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바깥쪽으로 두 번 연속해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몸쪽으로 시속 94.1마일(약 151.4㎞)의 빠른 공을 던져 유격수 뜬 공으로 김하성을 잡아냈다. 이어진 폭투가 아쉬웠다. 문동주의 공을 김형준이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3루 주자 보가츠가 홈인, 한국은 선취점을 내줬다.
다시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프로파를 상대로 중구난방의 제구를 보여준 문동주는 또 한 번 만루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캄푸사노를 상대로 헛스윙을 끌어내며 두 번째 삼진을 기록, 1회를 어렵게 마무리했다.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진 문동주는 2회를 공 7개로 끝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웨이드에게 바깥쪽 상단에 정확히 꽂히는 빠른 공으로 좌익수 뜬 공 타구를 끌어냈다. 메릴과 보가츠도 각각 유격수 뜬 공과 1루수 뜬 공 타구로 돌려세웠다.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하는 투구였다. 전날(16일) 류중일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첫날(17일)은 문동주, 둘째 날(18일)은 곽빈이 나간다. 현재 대표팀에 선발 투수들이 많다. 두 게임 모두 선발 3명을 먼저 내보내고 남은 이닝을 불펜으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내가 생각했을 때 (지금 대표팀의) 최고 에이스"라고 딱 잘라 말했다.
문동주는 한국 야구의 차세대 에이스 후보로 꼽힌다. 광주화정초-무등중-진흥고를 졸업한 문동주는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2년 차인 지난해 KBO리그에서 국내 투수로는 처음으로 시속 16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졌다. 또한 정규 시즌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2006년 류현진에 이어 한화 소속으로는 17년 만에 신인왕을 수상했다.
국제대회에서도 눈부셨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과 결승전에서 6이닝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한 달 뒤인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호주전 5⅔이닝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경기 전 만난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도 한국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에 "문동주가 굉장히 좋은 어깨를 갖고 있는 선수라고 들었다"라고 칭찬했다.
등판에 앞서 문동주는 자신의 구속만 주목하는 시선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에 구속이 좋은 편이 아니다. 논란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빠른) 구속으로 주목받았다 보니 논란이 된 것 같다. 이것도 내가 이겨내야 할 문제"라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구속보다는 다른 부분에 더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이번 등판에서는 그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빠른 구속과 함께 만루 위기에서 삼진 두 개를 잡아냈고, 2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하는 등 눈여겨볼 피칭도 분명 있었지만, 불안한 제구가 더 큰 잔상으로 남았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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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팀 코리아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종료 후 대한민국 문동주가 더그아웃으로 이동하고 있다. |
문동주(맨 오른쪽)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최일언 코치(가운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문동주는 17일 오후 7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볼넷 2탈삼진으로 1실점 했다.
이날 팀 코리아는 김혜성(2루수)-윤동희(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노시환(3루수)-문보경(1루수)-김주원(유격수)-최지훈(중견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이에 맞선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메릴 잭슨(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아쉬움이 남는 피칭이었다. 스스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다. 구속은 최고 시속 95.7마일(약 154㎞)까지 나왔으나, 총 투구 수 38개 중 스트라이크는 15개에 불과했다.
1회 선두타자 보가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던진 포심 패스트볼은 전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크게 벗어났다. 몸쪽 하단을 노린 싱커 역시 스트라이크존과 공 하나 차이는 났다.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도 스트라이크 존에 근접한 투구를 찾지 어려웠다. 초구 커터가 아쉬웠을 뿐 그 외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하단 주변에 뿌려졌다. 3구째 싱커가 낮게 들어가 처음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으나, 비슷한 위치에 들어간 5구째 싱커는 타티스 주니어가 가볍게 걷어냈다. 결국 몸쪽 공을 골라내면서 볼넷이 됐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SD) 파드리스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팀코리아 선발 문동주가 1회말 역투하고 있다. |
김하성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에서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불안한 제구는 여전했다. 포수 김형준은 크로넨워스를 맞이해 낮은 쪽 공을 주문했으나, 땅에 박히기 일쑤였다. 바깥쪽으로 던진 유일한 3구째는 크로넨워스가 파울 처리했다.
하지만 희망적인 모습도 있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마차도를 상대로 첫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최고 구속인 시속 96.4마일(약 155.1㎞)의 강속구를 뿌리며 마차도로부터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메이저리그 게임데이상으로도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하단에 꽉 찬 완벽한 스트라이크였다.
김하성과 첫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바깥쪽으로 두 번 연속해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몸쪽으로 시속 94.1마일(약 151.4㎞)의 빠른 공을 던져 유격수 뜬 공으로 김하성을 잡아냈다. 이어진 폭투가 아쉬웠다. 문동주의 공을 김형준이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3루 주자 보가츠가 홈인, 한국은 선취점을 내줬다.
다시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프로파를 상대로 중구난방의 제구를 보여준 문동주는 또 한 번 만루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캄푸사노를 상대로 헛스윙을 끌어내며 두 번째 삼진을 기록, 1회를 어렵게 마무리했다.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진 문동주는 2회를 공 7개로 끝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웨이드에게 바깥쪽 상단에 정확히 꽂히는 빠른 공으로 좌익수 뜬 공 타구를 끌어냈다. 메릴과 보가츠도 각각 유격수 뜬 공과 1루수 뜬 공 타구로 돌려세웠다.
문동주. |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하는 투구였다. 전날(16일) 류중일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첫날(17일)은 문동주, 둘째 날(18일)은 곽빈이 나간다. 현재 대표팀에 선발 투수들이 많다. 두 게임 모두 선발 3명을 먼저 내보내고 남은 이닝을 불펜으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내가 생각했을 때 (지금 대표팀의) 최고 에이스"라고 딱 잘라 말했다.
문동주는 한국 야구의 차세대 에이스 후보로 꼽힌다. 광주화정초-무등중-진흥고를 졸업한 문동주는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2년 차인 지난해 KBO리그에서 국내 투수로는 처음으로 시속 16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졌다. 또한 정규 시즌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2006년 류현진에 이어 한화 소속으로는 17년 만에 신인왕을 수상했다.
국제대회에서도 눈부셨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과 결승전에서 6이닝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한 달 뒤인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호주전 5⅔이닝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경기 전 만난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도 한국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에 "문동주가 굉장히 좋은 어깨를 갖고 있는 선수라고 들었다"라고 칭찬했다.
등판에 앞서 문동주는 자신의 구속만 주목하는 시선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에 구속이 좋은 편이 아니다. 논란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빠른) 구속으로 주목받았다 보니 논란이 된 것 같다. 이것도 내가 이겨내야 할 문제"라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구속보다는 다른 부분에 더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이번 등판에서는 그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빠른 구속과 함께 만루 위기에서 삼진 두 개를 잡아냈고, 2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하는 등 눈여겨볼 피칭도 분명 있었지만, 불안한 제구가 더 큰 잔상으로 남았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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