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마약류 투약 혐의로 체포된 국가대표 2루수 출신 오재원(39)이 결국 구속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대리처방 혐의를 받는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미경 부장판사는 “도망할 우려가 있다”라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오재원은 21일 오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포승줄에 묶인 채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그 누구보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출할 줄 아는 선수였지만 오재원은 ‘마약 투약을 언제부터 했나’, ‘선수 시절에도 했나’, ‘증거를 숨기기 위해 탈색하고 제모한 게 맞나’,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사실이 있나’ 등을 묻는 취재진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재원은 영장실질심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지만 상태를 금세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다. 경찰 측은 “오재원이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야탑고-경희대를 나와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 9라운드 72순위로 프로에 입단했다. 지명 순위는 낮았지만 특유의 야구 센스와 악바리 근성을 앞세워 점차 존재감을 드러냈고,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과 함께 팀 내 리더를 맡아 왕조 구축을 이끌었다.
오재원은 두산의 세 차례 우승(2015~2016, 2019)에 기여했는데 그 중 2015년과 2019년 우승 당시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캡틴’의 리더십을 뽐냈다.
오재원의 프로 16시즌 통산 기록은 1570경기 타율 2할6푼7리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289도루다. 132경기 타율 3할1푼3리 15홈런 81타점 15도루로 활약했던 2018시즌이 커리어 하이였다.
오재원은 두산은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숱한 명장면을 만들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 프리미어12 국가대표에 승선해 우승에 앞장섰으며, 프리미어12 한일전 ‘배트 플립’은 여전히 많은 팬들의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다.
오재원은 2022년 10월 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두산 구단의 배려 아래 성대한 은퇴식을 치렀다. 선수단 전체가 경기 전 오재원 은퇴 기념 티셔츠를 착용했고, 구단으로부터 은퇴기념 사진 및 유니폼 액자, 꽃다발을 받았다. 전광판에서 오재원의 16년 프로생활이 정리된 영상이 송출된 가운데 오재원은 팬들 앞에서 직접 은퇴사를 밝히는 시간까지 가졌다.
당시 오재원은 “은퇴를 결심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했다. 남들보다 2~3배 더 했다고 자부한다. 나보다 연습량이 많고 열심히 하는 선수는 김재환 1명뿐이다. 2009년부터 한 번도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다.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셔서 감사하고 마지막에 성적이 좋지 않은 부분은 사과하고 싶다”라고 커리어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하고 쉬운 표현이다.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런 모습을 조금만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셨던 ‘최강 10번타자’ 두산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을 향한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다.
하지만 오재원은 방망이를 내려놓은 뒤 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철저히 무시했다. 해설위원을 맡아 제2의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이 SSG 랜더스 최정에게 허용한 사구를 두고 빈볼 의혹을 제기한 뒤 양창섭과 SNS를 통해 감정싸움을 벌였고, 결국 스포티비와 계약이 해지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재원은 국민적 영웅인 ‘코리안특급’ 박찬호를 향해 “난 코리안특급을 매우 싫어한다.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1~2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막말을 쏟아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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