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보여달라''..'댓글부대' 감독, 신인의 당돌함에 얻은 원동력[인터뷰②]
입력 : 2024.03.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안국진 감독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안국진 감독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댓글부대'의 안국진 감독이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2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안국진 감독과 만나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하며 언론과 평단에게 '충무로 차세대 감독'으로 주목받은 안국진 감독의 신작이다.

특히 '댓글부대'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는 '천만 배우' 손석구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일찌감치 '충무로 라이징 스타'로 눈도장을 찍은 김성철, 김동휘, 홍경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돋보이는 작품.

이날 안국진 감독은 "손석구를 비롯해 김성철, 김동휘, 홍경 모두 1순위로 염두에 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20대 배우 중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영화계가 보수적인 곳이라서 새로운 인물을 캐스팅하는 게 어렵긴 하다. 오히려 배우가 아니라 산업을 설득하느라 힘들었고, 에너지를 많이 썼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들은 '이 사람이 잘 어울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캐스팅하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면서 특히나 팹택 역의 홍경을 언급했다. 안 감독은 "사실 제가 홍경을 잘 알진 못했다. 기존에 팹택 캐릭터가 약하게 쓰여 있었고, 캐릭터의 매력도가 낮았다. 그 단계에서 캐스팅 리스트를 짜는데 홍경 사진이 다섯 장 올라가 있었다. 동일인인 걸 몰랐던 거다. 중간에 알아채고 '얘가 걔야?' 싶어서 놀라웠다. 'D.P.'에 나왔던 게 기억이 났고, 그 뒤에 홍경을 찾아보고 '물건이다' 싶어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영화 '댓글부대' 스틸컷
사진=영화 '댓글부대' 스틸컷
다만, 홍경을 캐스팅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안 감독은 "우리 집까지 와서 네 다섯시간을 이 작품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영화의 비전을 보여달라'라고 요구했다. 사실 당돌하기도 하다. 그냥 감사하다고 출연할 법도 한데 그게 아니었고, 깊이 고민하는 친구였다. (홍경과의) 만남 자체가 시나리오를 수정하게끔 만든 원동력이었다. 팹택 캐릭터가 저도 아쉽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모든 걸 다시 생각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손석구를 만났을 때는 시나리오 수정해서 보여줄 테니까 마음에 안 들면 시나리오가 맘에 안 든다고 솔직하게 얘기해달라고 했었다. 근데 홍경한한테는 처음으로 '네 말 다 알겠고, 그냥 한 번만 해달라. 믿어달라'라고 했다. 제가 '찍으면서 팹택을 입체적으로 가져갈 거다. 꼭 그렇게 할 거다'라고 약속하고 캐스팅이 됐다. 영화 보고 나서 홍경 배우와 '우리 처음에 만나서 그 약속했던 거 기억나냐. 그게 지켜졌다'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안 감독은 시나리오 수정 이후 '팀알렙' 캐릭터의 밸런스가 맞았다고 밝히며 "제가 계속 붙잡고 있으니까 객관화가 안 돼 있었다. 근데 홍경을 만나고 캐릭터만 바라보는 시선을 알게 되니까 도움이 많이 됐다. 잘못하면 팹택이 감초 역할에서만 끝날 수도 있었는데 홍경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또한 안 감독은 "배우들이 너무 좋았다. 촬영할 때 스태프들끼리 '전국에서 영화 찍고 있는 게 우리밖에 없대'라는 말을 했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촬영했고, 딱 1년이 됐는데 그 시기에 딱 우리 영화만 찍은 거다. 영화계가 걱정되면서 이게 얼마나 큰 행운이고 복인지 느끼면서 촬영했다"며 "그런 고마움도 있었고, 핫한 배우들이지만, 경험치가 많지 않고 기회가 소중한 배우들이 모인 상태에서 끈끈하게 찍은 것 같다. 배우들의 성격도 너무 좋았다.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