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소공동(서울)=김동윤 기자]
'35경기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KBO리그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남긴 기록이다. 하지만 이제 모두 과거의 기록일 뿐이라는 것이 LG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23일 오후 2시 KBO리그 10개 팀은 잠실(한화-LG), 인천(롯데-SSG), 창원(두산-NC), 수원(삼성-KT), 광주(키움-KIA)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144경기 대장정을 시작한다. 하루 앞서 22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매치업은 단연 잠실이었다.
잠실에서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2년 만에 KBO리그 복귀전을 가진다. 2012년 4월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2년 만에 KBO리그 개막전 등판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친 후 2013년 LA 다저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 빅리그 통산 186경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1055⅓이닝 236볼넷 934탈삼진을 기록했다.
상대하는 팀도 지난해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인기 팀 LG라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 올해도 LG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쉬어갈 틈이 없는 강한 타석과 마무리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에도 건재한 불펜 등 탄탄한 뎁스가 강점이다.
류현진과 LG의 상대 전적은 이 매치업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든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 LG를 상대로 35경기에 등판해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매우 강했다. 통산 190경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1269이닝 1238탈삼진으로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기록한 승수 중 22.4%가 LG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LG 선수들은 과거 상대 전적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날 LG 대표로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주장 오지환은 "(류)현진이 형은 정말 존경하는 형이고 대단한 투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는 상대 팀으로 만나는 것이고 우린 모든 경기를 이길 생각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떻게 공략할지를 조금 더 많이 생각하려 한다. 나도 현진이 형 공을 꼭 안타로 연결해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통합 우승을 달성한 선수단에 대한 확신과 염경엽 감독에 대한 믿음이 그 근거였다. 지난해 LG는 팀 타율 0.279, 93홈런 714타점 767득점 166도루, 출루율 0.361 장타율 0.394 OPS 0.755, 스탯티즈 기준 wRC+(조정 득점 생산력) 119.6으로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팀 홈런(리그 6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3.92(리그 5위)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굴러가지 못했음에도 강력한 타선과 평균자책점 3.43(1위)의 불펜으로 42번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특히 새 얼굴들이 등장한 불펜은 2위 KIA 타이거즈(3.81)와 현격한 차이였다.
오지환은 "지난해 우승 후 한 가지 확신이 섰다. 시즌을 마치고 지난해를 돌아봤는데 감독님의 게임 플랜이 진짜 좋다고 느꼈다. 도루를 하든, 작전을 하든, 선발이 일찍 내려가 불펜 싸움을 하게 되든 상황에 따라 방법이 있었다. 지난해 우리가 42번의 역전승을 거뒀는데 사실 이건 말이 안 되는 수치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못 풀어나갔다는 건데 그걸 이겼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류)현진이 형에게 7회까지 무득점 해도 8~9회에 뒤집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현진이 형이 복귀해 한화가 강해진 부분은 인정하지만, 우리가 승리를 챙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여기에 새로이 합류한 좌완 투수 디트릭 엔스는 최고 시속 151㎞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이 주 무기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트리플A 무대에서 통산 85경기에 출장해 32승 24패 평균자책점 4.26,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1경기에서 등판해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 진출해 2년 동안 35경기에 등판해 11승 17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다. LG는 이런 엔스를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고 시범경기를 통해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엔스는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 10이닝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12탈삼진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올 시즌 KBO리그에서 전 세계 최초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 클록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개막전 선발 소감으로 "개막전에서 던질 수 있게 된 것을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 물론 경기에 나가면 선수니까 최선을 다해서 팀이 이기는 데 분명 도움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류현진과 맞상대를 하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왜냐하면 류현진은 아주 위대한 투수이며, 메이저리그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최선을 다해 공을 던져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지환도 엔스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최원호 한화 감독이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 선수"라고 개막전 선발 투수를 발표했다. 이를 떠올린 오지환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엔스도 다른 팀에는 없는 선수"라고 추켜세우면서 "각자 다른 팀에 없는 선수끼리 붙기 때문에 각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KBO리그와 대한민국의 최고 투수가 (류)현진이 형인 건 확실하지만, 우리 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타선을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맞붙는다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환과 함께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임찬규는 상대 전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류)현진이 형이 너무 장시간 미국에 나가 있어서 과거 상대 전적을 의식하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오래됐다고 생각한다. 현진이 형이 뛸 때 있던 선수도 몇 명 없다. 새로운 사람들이 현진이 형을 만날 테고 최근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도 딱히 그 기록들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류현진의 데뷔전인 탓에 23일 잠실은 LG의 줄무늬 유니폼 못지않게 한화의 주황색 물결도 가득 찰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맞는 첫 경기에 많은 행사를 준비한 LG로서는 아쉬울 수도 있는 상황.
실제로 LG는 홈 개막전을 맞아 지난해 LG와 업무협약을 맺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를 초대해 오프닝을 맡겼고, 2024시즌 선수단의 각오를 담은 출사표 영상 상영과 우승 반지 전달식을 진행한다. LG스포츠 김인석대표이사가 2023 통합우승을 기념해 제작한 우승 반지를 주장 오지환 선수에게 전달한다. 출사표 영상에는 2024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들의 각오와 팬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또 개막일인 23일부터 4월 7일까지 잠실야구장 중앙매표소 옆 광장에서 1990년, 1994년 우승 트로피와 2023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와 롤렉스 시계, 아와모리 소주 등을 전시하는 'LG 트윈스 챔피언 팝업 전시'를 진행한다. 특히, 우승 반지를 최초 공개하고, 통합우승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LED 영상월도 설치하여 팬들과 함께 감동의 순간을 되새긴다.
그러나 임찬규는 오히려 류현진과 맞대결해 KBO리그 전체에 퍼질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생각했다. 임찬규는 "(류)현진이 형과 맞대결로 관심이 분산되는 건 전혀 아쉬운 것이 없다. 오히려 현진이 형이 와서 KBO리그의 흥행이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개막전을 향한 높은 관심이 입증하듯, 디펜딩 챔피언 LG의 2연패와 류현진이 있는 한화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것인지는 미디어데이에서도 뜨거운 관심사였다. 지난해 LG에 패해 아쉽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이강철 KT 감독은 일찌감치 "지금 말하면 시즌 초반부터 적으로 삼을 것 같긴 한데, 그럴 바에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리 팀을 이긴 LG를 뵙겠다. 정규시즌에 우리가 우위를 점해야 한다. 올해는 우리가 더 높은 순위로 갈 수 있도록 이기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이강철 감독이) 우리를 뽑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강철 감독님이 정규시즌과 가을야구 운영을 잘하신다. SKEH 최고의 라이벌은 KT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뒤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기선을 제압해보겠다"라고 맞받아쳤다.
이미 지난해 우승 직후 왕조를 건설해 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힌 염 감독이다. 그는 "지난해 기쁨을 올 시즌에도 누릴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올 시즌 캠프 때부터 새로운 선수들 육성보다는 기존 선수들 성장을 목표로 캠프를 치렀다. 시즌 치르면서 왕조 만드는 첫해기에 우리 목표는 키워야 할 선수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시즌 채은성이 영입되며 최근 3년에 비해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며 "시즌 종료 후엔 안치홍, 류현진도 들어와 다른 해보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준비했다. 꼭 한화 팬분들과 가을야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의 공약도 기발했다. 앞서 몇 위가 목표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자신 있게 손가락 한 개를 편 LG 주장 오지환은 "예상 순위로 1위를 뽑았다"며 "지난해 차명석 단장님께서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50여명을 모시고 잠실구장에서 맥주 파티를 했는데 올 시즌엔 500명과 선수들 함께 자리를 갖겠다. 단장님은 약속을 잘 지키는 분이라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안되면 단장님 사비로라도 하겠다"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한화 주장 채은성은 다른 팀들과 다르게 4위를 예상했다. 그는 "두 가지를 생각하고 왔다. 일단 4위를 했을 때와 못 했을 때를 대비했다. 고참 형님들과 상의해서 왔는데 5강에 못 들면 고참들이 12월에 태안 앞바다에 가서 입수하겠다고 했다"며 노시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노시환은 "내년에 신 구장이 생기는데 올해 우승을 하면 개막전에 팬분들을 다 공짜로 초대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자아냈다.
소공동(서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 오지환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지난 7일 자체 청백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KBO리그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남긴 기록이다. 하지만 이제 모두 과거의 기록일 뿐이라는 것이 LG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23일 오후 2시 KBO리그 10개 팀은 잠실(한화-LG), 인천(롯데-SSG), 창원(두산-NC), 수원(삼성-KT), 광주(키움-KIA)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144경기 대장정을 시작한다. 하루 앞서 22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매치업은 단연 잠실이었다.
잠실에서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2년 만에 KBO리그 복귀전을 가진다. 2012년 4월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2년 만에 KBO리그 개막전 등판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친 후 2013년 LA 다저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 빅리그 통산 186경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1055⅓이닝 236볼넷 934탈삼진을 기록했다.
상대하는 팀도 지난해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인기 팀 LG라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 올해도 LG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쉬어갈 틈이 없는 강한 타석과 마무리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에도 건재한 불펜 등 탄탄한 뎁스가 강점이다.
류현진과 LG의 상대 전적은 이 매치업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든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 LG를 상대로 35경기에 등판해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매우 강했다. 통산 190경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1269이닝 1238탈삼진으로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기록한 승수 중 22.4%가 LG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염경엽(가운데) LG 트윈스 감독이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우승 시상식에서 팬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
2023년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LG 오지환(가운데)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메이저리그 진출 전 한화의 류현진. |
하지만 LG 선수들은 과거 상대 전적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날 LG 대표로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주장 오지환은 "(류)현진이 형은 정말 존경하는 형이고 대단한 투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는 상대 팀으로 만나는 것이고 우린 모든 경기를 이길 생각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떻게 공략할지를 조금 더 많이 생각하려 한다. 나도 현진이 형 공을 꼭 안타로 연결해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통합 우승을 달성한 선수단에 대한 확신과 염경엽 감독에 대한 믿음이 그 근거였다. 지난해 LG는 팀 타율 0.279, 93홈런 714타점 767득점 166도루, 출루율 0.361 장타율 0.394 OPS 0.755, 스탯티즈 기준 wRC+(조정 득점 생산력) 119.6으로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팀 홈런(리그 6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3.92(리그 5위)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굴러가지 못했음에도 강력한 타선과 평균자책점 3.43(1위)의 불펜으로 42번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특히 새 얼굴들이 등장한 불펜은 2위 KIA 타이거즈(3.81)와 현격한 차이였다.
오지환은 "지난해 우승 후 한 가지 확신이 섰다. 시즌을 마치고 지난해를 돌아봤는데 감독님의 게임 플랜이 진짜 좋다고 느꼈다. 도루를 하든, 작전을 하든, 선발이 일찍 내려가 불펜 싸움을 하게 되든 상황에 따라 방법이 있었다. 지난해 우리가 42번의 역전승을 거뒀는데 사실 이건 말이 안 되는 수치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못 풀어나갔다는 건데 그걸 이겼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류)현진이 형에게 7회까지 무득점 해도 8~9회에 뒤집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현진이 형이 복귀해 한화가 강해진 부분은 인정하지만, 우리가 승리를 챙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여기에 새로이 합류한 좌완 투수 디트릭 엔스는 최고 시속 151㎞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이 주 무기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트리플A 무대에서 통산 85경기에 출장해 32승 24패 평균자책점 4.26,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1경기에서 등판해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 진출해 2년 동안 35경기에 등판해 11승 17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다. LG는 이런 엔스를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고 시범경기를 통해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LG의 디트릭 엔스. |
LG의 디트릭 엔스(가운데). |
LG 디트릭 엔스(왼쪽)와 임찬규(왼쪽에서 두 번째), 그리고 케이시 켈리(오른쪽). |
엔스는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 10이닝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12탈삼진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올 시즌 KBO리그에서 전 세계 최초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 클록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개막전 선발 소감으로 "개막전에서 던질 수 있게 된 것을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 물론 경기에 나가면 선수니까 최선을 다해서 팀이 이기는 데 분명 도움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류현진과 맞상대를 하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왜냐하면 류현진은 아주 위대한 투수이며, 메이저리그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최선을 다해 공을 던져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지환도 엔스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최원호 한화 감독이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 선수"라고 개막전 선발 투수를 발표했다. 이를 떠올린 오지환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엔스도 다른 팀에는 없는 선수"라고 추켜세우면서 "각자 다른 팀에 없는 선수끼리 붙기 때문에 각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KBO리그와 대한민국의 최고 투수가 (류)현진이 형인 건 확실하지만, 우리 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타선을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맞붙는다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지환과 함께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임찬규는 상대 전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류)현진이 형이 너무 장시간 미국에 나가 있어서 과거 상대 전적을 의식하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오래됐다고 생각한다. 현진이 형이 뛸 때 있던 선수도 몇 명 없다. 새로운 사람들이 현진이 형을 만날 테고 최근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도 딱히 그 기록들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LG 오지환(왼쪽)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
2024년 LG 트윈스의 홈 개막전 이벤트 소개 그래픽. /사진=LG 트윈스 |
지난해 만원관중이 들어선 잠실야구장. |
류현진의 데뷔전인 탓에 23일 잠실은 LG의 줄무늬 유니폼 못지않게 한화의 주황색 물결도 가득 찰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맞는 첫 경기에 많은 행사를 준비한 LG로서는 아쉬울 수도 있는 상황.
실제로 LG는 홈 개막전을 맞아 지난해 LG와 업무협약을 맺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를 초대해 오프닝을 맡겼고, 2024시즌 선수단의 각오를 담은 출사표 영상 상영과 우승 반지 전달식을 진행한다. LG스포츠 김인석대표이사가 2023 통합우승을 기념해 제작한 우승 반지를 주장 오지환 선수에게 전달한다. 출사표 영상에는 2024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들의 각오와 팬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또 개막일인 23일부터 4월 7일까지 잠실야구장 중앙매표소 옆 광장에서 1990년, 1994년 우승 트로피와 2023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와 롤렉스 시계, 아와모리 소주 등을 전시하는 'LG 트윈스 챔피언 팝업 전시'를 진행한다. 특히, 우승 반지를 최초 공개하고, 통합우승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LED 영상월도 설치하여 팬들과 함께 감동의 순간을 되새긴다.
그러나 임찬규는 오히려 류현진과 맞대결해 KBO리그 전체에 퍼질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생각했다. 임찬규는 "(류)현진이 형과 맞대결로 관심이 분산되는 건 전혀 아쉬운 것이 없다. 오히려 현진이 형이 와서 KBO리그의 흥행이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LG 염경엽 감독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
한화 최원호 감독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
개막전을 향한 높은 관심이 입증하듯, 디펜딩 챔피언 LG의 2연패와 류현진이 있는 한화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것인지는 미디어데이에서도 뜨거운 관심사였다. 지난해 LG에 패해 아쉽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이강철 KT 감독은 일찌감치 "지금 말하면 시즌 초반부터 적으로 삼을 것 같긴 한데, 그럴 바에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리 팀을 이긴 LG를 뵙겠다. 정규시즌에 우리가 우위를 점해야 한다. 올해는 우리가 더 높은 순위로 갈 수 있도록 이기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이강철 감독이) 우리를 뽑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강철 감독님이 정규시즌과 가을야구 운영을 잘하신다. SKEH 최고의 라이벌은 KT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뒤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기선을 제압해보겠다"라고 맞받아쳤다.
이미 지난해 우승 직후 왕조를 건설해 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힌 염 감독이다. 그는 "지난해 기쁨을 올 시즌에도 누릴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올 시즌 캠프 때부터 새로운 선수들 육성보다는 기존 선수들 성장을 목표로 캠프를 치렀다. 시즌 치르면서 왕조 만드는 첫해기에 우리 목표는 키워야 할 선수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시즌 채은성이 영입되며 최근 3년에 비해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며 "시즌 종료 후엔 안치홍, 류현진도 들어와 다른 해보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준비했다. 꼭 한화 팬분들과 가을야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의 공약도 기발했다. 앞서 몇 위가 목표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자신 있게 손가락 한 개를 편 LG 주장 오지환은 "예상 순위로 1위를 뽑았다"며 "지난해 차명석 단장님께서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50여명을 모시고 잠실구장에서 맥주 파티를 했는데 올 시즌엔 500명과 선수들 함께 자리를 갖겠다. 단장님은 약속을 잘 지키는 분이라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안되면 단장님 사비로라도 하겠다"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한화 주장 채은성은 다른 팀들과 다르게 4위를 예상했다. 그는 "두 가지를 생각하고 왔다. 일단 4위를 했을 때와 못 했을 때를 대비했다. 고참 형님들과 상의해서 왔는데 5강에 못 들면 고참들이 12월에 태안 앞바다에 가서 입수하겠다고 했다"며 노시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노시환은 "내년에 신 구장이 생기는데 올해 우승을 하면 개막전에 팬분들을 다 공짜로 초대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자아냈다.
KBO 10개 구단 감독들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소공동(서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