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결국 홈런 한 방으로 개막 엔트리의 운명이 엇갈렸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잠실 빅보이’ 이재원이 극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스페셜 매치에서 고우석(샌디에이고) 상대로 대타 투런 홈런이 운명을 바꿨다. 홈런을 허용한 고우석은 MLB 개막 엔트리에서 탈락, 두 선수의 희비가 교차됐다.
KBO는 개막전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10개 구단 개막 엔트리를 발표했다. LG 개막 엔트리에 이재원이 포함됐다.
당초 염경엽 감독은 18일 샌디에이고와 경기 전에 개막 엔트리에 대해 “투수 14명, 야수 14명으로 한다. 야수 백업 5명은 포수 1명, 내야 유틸리티 2명, 외야 백업 1명, 대주자(대수비) 1명이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초반에 신인 외야수 김현종과 대주자 최승민을 개막 엔트리에 넣는다고 이미 밝혔다. 백업 포수로 베테랑 허도환이 유력했고, 내야 유틸티리는 군 제대 후 공수에서 모두 좋아진 구본혁이 1순위였다. 마지막 14번째 자리로 “손호영을 넣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LG의 개막 엔트리는 투수 13명과 야수 15명으로 꾸렸다. 선발 로테이션 중에서 4~5번째 선발인 최원태와 손주영을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다음 주 3연전을 앞두고 엔트리에 포함시킬 계획.
선발투수가 빠진 자리에 야수를 1명 더 넣은 것이다. 그 자리를 이재원이 차지했다. 샌디에이고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극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었다.
이재원은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와 연습경기에서 9회말 대타 기회를 받았다.
LG가 2-5로 뒤진 1사 1루에서 김현수 타석에서 이재원이 들어섰다. 9회말 선두타자 박해민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개막 엔트리 경쟁 중인 고우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전들을 빼고 대타를 줄줄이 기용했다.
이재원은 고우석 상대로 1볼에서 2구째 94.9마일(152km) 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을 허용한 고우석은 1이닝 2실점으로 쑥스러운 세이브를 기록했다.
LG 개막엔트리에는 신인이 2명 포함됐다. 외야수 김현종과 투수 정지헌이다.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김현종은 2라운드(18순위), 정지헌은 6라운드(58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김현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청백전 포함) 4경기에서 타율 5할, 1홈런, 도루 3개 등 맹활약하면서 일찌감치 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8경기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2도루를 기록했다. 김현종은 2005년 정의윤 이후 19년 만에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LG 신인 외야수 기록을 세웠다.
고려대 2학년을 마치고 얼리 드래프트로 지명을 받은 정지헌은 사이드암 투수.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고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2군 캠프에서 훈련을 했다. 시범경기에서 1군에 합류해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시범경기 4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3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키움과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유일한 안타를 허용했다. 140km 중반의 직구와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체인지업이 좋아 좌타자 상대로 특별하게 약하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 고우석은 지난 20일 고척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개막전 엔트리에서 탈락됐다. 이후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올 시즌을 시작한다고 결정됐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고우석에 대해 "(개막 엔트리 탈락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아직 빅리그에서 던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조금 느리게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 한다. 잘하고 있지만 개선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훈련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린다면 다시 야구장에서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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