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낯설었다. 우리가 알던 '코리안 몬스터'와는 달랐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4188일 만에 KBO리그 정규시즌 마운드에 올랐으나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KBO리그 개막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전 이후 4188일 만에 복귀전. 

LG는 박해민(중견수) 홍창기(우익수) 김현수(지명타자) 오스틴(1루수) 오지환(유격수) 문보경(3루수) 박동원(포수) 문성주(좌익수) 신민재(2루수)가 선발 라인업으로 출장했다. 좌완 류현진 상대로 좌타자 7명이었다. 주전 라인업 그대로 정공법이었다.

12년 만에 KBO리그 복귀전이자 정규시즌 개막전에 나선 류현진은 3⅔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4회 2사 후 치명적인 수비 실책으로 이닝이 끝나지 못했고, 집중 3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과거 'LG 킬러'였던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쓴 맛을 봤다. 수비 실책이 뼈아팠으나, 류현진 다운 피칭을 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9이닝을 던져 9피안타 9탈삼진 3실점. 볼넷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이날 LG 상대로 칼날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우타자 상대 주무기 체인지업과 좌타자 공략 커터가 효과적이지 못했다. 삼진을 하나도 잡지 못했다. 게다가 볼넷을 3개나 허용하면서 뛰어난 제구력 명성에 흠집을 보여줬다. 주자 견제에 능한 류현진은 초구에 도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실점은 모두 2사 후에 나왔다. 낯선 장면이 많았다.

1회 직구 9개를 연거푸 던지며 박해민, 홍창기. 김현수 좌타자 3명을 삼자범퇴로 끝낼 때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2회 2아웃을 잡아놓고서 실점을 허용했다. 체인지업(오스틴)과 커브(문보경)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류현진은 2사 1루에서 박동원에게 직구를 얻어맞아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2루에서 문성주에게 3유간 깊숙한 내야 안타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빅리그에서 류현진은 보통 이렇게 위기가 되면,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삼진이나 내야 땅볼로 위기를 극복하는 장면이 많았다. 하지만 2사 만루에서 신민재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145km 직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가 되면서 2점을 허용했다. 

3회초 한화과 2-2 동점을 만들자, 류현진은 3회말 LG 중심 타선 상대로 볼넷(김현수) 1개만 내주고 실점없이 막아냈다. 그러나 4회 제구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연속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2아웃을 잘 잡고서 문성주를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냈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2구 연속 변화구(커브, 슬라이더)가 볼이 됐다. 신민재 상대로 4구째 커브로 2루수 앞 땅볼로 잘 유도했다. 하지만 2루수 문현빈이 땅볼 타구를 그만 다리 사이로 빠뜨리면서 2사 1,3루가 됐다.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에서 맥이 빠졌을까. 

류현진은 박해민 상대로 초구 145km 직구를 던졌는데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2사 1,3루에서 박해민은 초구(커브)에 2루 도루를 성공했다. 포수의 송구에 여유있게 세이프. 주자는 투수의 타이밍을 뺏었다. 초구부터 주자를 묶는데 소홀했다.   

박해민은 경기 후 "변화구를 예상한 것은 아니고,  초구에 움직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뒤에 타자 창기를 위해서라도 빨리 움직여주는 게 좋다라고 생각해서 초구부터 움직였다"고 말했다.

2사 2,3루에서 홍창기에게 풀카운트에서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스코어는 2-5까지 벌어졌다. 김현수에게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자, 한화 벤치는 결국 류현진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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