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경기 대기록 앞둔 베테랑 심판이 왜 그랬을까…오심 조작 은폐→직무 배제→중징계 위기
입력 : 2024.04.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대구, 이석우 기자]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 첫승과 연패 탈출을 노리는 삼성은 에이스 원태인을 선발로, 삼성전 2승을 기록한 NC는 스윕승을 위해 이재학을 선발로 내세웠다. 4심이 모여 3회말 2사 2루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 타석때 스트라이크인 ABS와 다른 볼 판정에 대한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의 어필에 대해 합의를 하고 있다. 2024.04.14 / foto0307@osen.co.kr

[OSEN=한용섭 기자] 안타깝다. 경험 많은 베테랑 심판들이 한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실수를 덮고 비난과 위기를 피하려고 꼼수를 쓰려다 ‘빼박’ 증거로 심판 생활에 위기까지 닥쳤다. 

KBO는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NC-삼성 경기의 심판 팀장 이민호 심판위원, 주심 문승훈 심판위원,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에 대해 금일 부로 직무 배제하고 절차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단순한 오심이라면 상벌위원회에서 출장정지 또는 벌금 징계를 내려겠지만, 고의적인 오심 조작 및 은폐를 시도했다. 게다가 KBO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ABS 판정 결과를 조작하려 했기에 논란이 커졌다. 신뢰성이 제일 중요한 심판 판정에 치명타였다.

문승훈 심판은 경력 32년의 베테랑 심판이다. 지난해까지 2935경기에 출장, 나광남 심판에 이어 역대 2번째 KBO리그 3000경기 출장 기록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중반에 대기록 달성이 예상됐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올해 기록 달성은 힘들 수 있다.

이민호 심판은 경력 28년차, 지난해까지 2257경기에 출장했다. 현역 심판들 중에서 10번째 최다 출장이다. 추평호 심판은 경력 23년차로 지난해까지 1533경기에 출장, KBO 심판 53명 중에 18번째로 많은 경기에 출장했다.

KBO 관계자는 “상벌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 회부로 결정한 이유는 리그 규정 벌칙 내규로 다 심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돼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기로 했다. 경기 출장정지가 아닌 직무 배제로 결정한 이유는 직무 배제 상태에서 인사워원회를 진행해 최종 징계를 심의하는 것이 절차상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 첫승과 연패 탈출을 노리는 삼성은 에이스 원태인을 선발로, 삼성전 2승을 기록한 NC는 스윕승을 위해 이재학을 선발로 내세웠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3회말 2사 2루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 타석때 스트라이크인 ABS와 다른 볼 판정에 대해 문승훈 주심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투구 후 어필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2024.04.14 / foto0307@osen.co.kr

지난 14일 대구 NC-삼성의 경기. 0-1로 뒤진 삼성의 3회말 공격 2사 1루, 이재현 타석에서 2구째 1루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를 시도해 아웃됐다. 원심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판정이 아웃에서 세이프로 정정됐다. 이후 NC 투수 이재학이 5구째 스트라이크를 던져 풀카운트가 되자, 강인권 NC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문승훈 주심을 향해 볼 판정을 항의했다. 

김지찬이 도루를 시도할 때 이재학이 던진 2구째 판정이 문제였다. 문승훈 주심은 스트라이크 콜을 하지 않았는데, KBO가 ABS 판정 확인용으로 NC 더그아웃에 배치한 태블릿 PC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이었다. 육안 상으로도 공은 한가운데로 향했다. 이에 강 감독은 풀카운트가 아닌 2볼-3스트라이크로 삼진을 어필했다. 태블릿 PC를 통해 ABS 판정 확인은 통신 여건 상 5초 가량 늦게 확인돼 NC의 항의가 늦었다.  

4심 합의 후에 심판 조장인 이민호 심판위원은 “김지찬 선수가 도루를 할 때 투구한 공이 심판에게 음성 전달될 때는 볼로 전달이 됐다. 그렇지만 ABS 모니터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 판정이 됐다. NC 측에서 그걸 어필했지만 규정 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을 해서 정정이 돼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서 카운트대로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는 심판들이 오심은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4심 합의 과정에서 심판들의 충격적인 대화 내용이 중계방송 마이크를 타고 공개됐다. 이민호 심판팀장은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 아셨죠.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가려면 그거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알았죠. 우리가 안 깨지려면 일단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말했다. 문승훈 주심은 "지직거리고 볼 같았다"라고 말하자 이민호 심판팀장은 "같았다가 아니라 볼이라고 나왔다고 그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깨지려면 일단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했다.

ABS 콜은 주심 뿐만 아니라 3루심도 이어폰으로 동시에 듣고 있다. 주심이 순간적으로 ABS 콜을 놓쳤다면 3루심에 확인하거나, 만약 심판 두 명 모두 듣지 못했다면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ABS 상황실 근무자에게 문의하면 된다. 하지만 심판들은 2구째 도루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제대로 듣지 못했고, 이를 시스템 상의 오류로 전가하려고 조작 은폐를 시도해 충격이었다. KBO는 ABS 현장 요원은 '스트라이크'라고 들었다고 했다. 주심과 3루심이 동시에 콜을 놓친 것으로 보였다.

한편 KBO는 앞으로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양 팀 덕아웃에서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기로 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와 두산의 시즌 첫 3연전 승부는 1-1로 위닝 시리즈를 위한 마지막 승부가 펼쳐졌다.김선수 주심과 이민호 3루심이 6회말 경기 도중 ABS 중계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경기를 중단하고 팬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2024.04.07 / foto0307@osen.co.kr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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