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길준영 기자] “덕아웃에서 살려달라고 말했다. 어떻게 홈런을 쳤는지 나도 신기하다”
SSG 랜더스 최정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3번 3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세 타석에서 안타 없이 삼진만 한 차례 당한 최정은 7회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SSG가 3-4로 지고 있는 9회 2사에서는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의 5구째 시속 147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통산 467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두산 이승엽 감독이 현역시절 기록한 KBO리그 역대 최다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SSG는 최정의 동점 홈런에 이어서 한유섬의 끝내기 투런홈런이 터지며 6-4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최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이상하게 홈경기라 그런지 부담이 많이 됐다. 타석에서 집중을 하려고 했지만 이상한 상상도 많이 들고 욕심도 나고 그랬다. 오늘은 특별히 홈런을 노리지는 않았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카운트가 돼서 정해영 선수가 자신있는 공을 던질거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맞춰서 쳤는데 타구가 잘 떠서 홈런이 된 것 같다. (역대 최다홈런) 타이 기록을 달성해서 너무 영광이다”라고 대기록을 달성한 소감을 밝혔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대기록이 걸려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던 최정은 “부담이 많이 됐다. 수원에서 했던 느낌과 또 달랐다. 홈구장에 오니까 첫 타석에 들어왔는데 공을 계속 바꾸더라. 처음에는 왜 바꾸지 싶었는데 홈런 기록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포수 (김)태군이가 ‘온 국민이 홈런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게다가 경기 전부터 홈런 기록을 달성했을 때 어떻게 세리머니를 하는지 브리핑을 듣고 이것저것 많이 하다보니까 정말 부담이 됐다”라고 대기록의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그래도 내 스트라이크 존을 지키면서 타격을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한 최정은 “냉철한 타격을 했어야 했는데 장현식 투수가 던질 때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나도 모르게 욕심을 냈다. 한 번 스윙을 걸었는데 유인구에 헛스윙이 나왔다. 그러고 나서부터는 갑자기 영점이 사라지고 투수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공을 보고 돌렸는데 이번에도 유인구가 들어와서 헛스윙 삼진이 됐다. 이러면 안된다고 계속 되뇌이면서 수비를 했는데 7회에 안타나 나와서 다시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홈런 전까지의 상황을 돌아봤다.
최정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정해영을 상대로 먼저 3볼을 선점했다. “나는 볼넷으로 나가고 싶었다”라고 말한 최정은 “그런데 3볼에서 스트라이크를 너무 과감하게 들어오더라. ‘그래 팀의 마무리투수를 하려면 이정도는 돼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냥 빠른 볼로 무조건 승부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그냥 에이 몰라 하면서 돌렸는데 맞았고 담장을 넘어갔다”라며 웃었다.
“오늘은 경기 내내 덕아웃에서 살려달라고 말했다”라고 털어놓은 최정은 “어떻게 홈런을 쳤는지 나도 신기하다. 홈런을 노리지는 않았고 어떤 구종과 코스와 승부를 하겠다는 생각만했는데 맞아 떨어졌다. 9회에 득점권 상황에 들어갔다면 더 부담이 돼서 못쳤을 것이다. 2아웃에 들어가서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 친 순간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면 쳐도 좋았을 것이다. 에레디아가 감이 좋았기 때문에 안타만 쳐도 동점이 될 것 같았다”라고 이야기했다.
“팀이 지고 있을 때 홈런이 나올까봐 제일 걱정된다”라고 말한 최정은 “일단 경험을 했으니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편할 것 같다. 첫 타석에서 나와서 끝났으면 좋겠다. ‘홈런 하나를 못치겠나’라는 마인드 컨트롤로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라며 KBO리그 역대 최다홈런 신기록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