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한국 복귀 이후 최고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통한의 피홈런 한 방에 100승이 아닌 패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타선이 막판 극적으로 응답하면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98개였다. 한국 복귀 이후 가장 많은 투구수와 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의 통산 100승 도전 경기였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을 받은 류현진은 데뷔 첫 시즌부터 역사를 써 내려갔다. 2006년 30경기(201⅓이닝) 18승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러면서 2012년까지 류현진은 통산 190경기(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기록을 남긴 채 빅리그로 떠났다. 빅리그에서도 통산 186경기(185선발) 1055⅓이닝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의 성적을 남긴 ‘대투수’가 된 류현진은 올해 친정팀 한화와 8년 최대 170억원의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으면서 컴백했다. 은퇴 전, 아직 힘이 남아있을 때 한국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빅리그의 다년계약 제안들을 뿌리치고 한국으로 왔다.
하지만 돌아온 한국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페이스를 확실하게 끌어올리지 못한 듯,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월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복귀한 류현진은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으로 충격의 패전을 당했다. 다음 등판인 29일 대전 KT전에서는 6이닝 8피안타 9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를 펼쳤지만 승패 없이 물러나야 했다. 그리고 이달 5일, 처음으로 고척스카이돔 등판에 나섰던 류현진은 키움의 타자들에게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실점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류현진은 각성했다.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3전4기 만에 99승을 달성했다. 한국 무대 승리는 2012년 9월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인 만에 거둔 감격의 승리였다.
그리고 류현진은 곧바로 100승에 도전한다. 만약 100승을 거둔다면 역대 3번째 최소경기 100승, 그리고 1997년 송진우, 1999년 정민철, 2000년 이상군, 한용덕 이후 한화 소속 5번째 100승 투수가 된다.
류현진은 최고 146km의 포심 31개, 체인지업 31개, 커터 23개, 커브 13개를 구사하면서 한국 무대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완성했다. 하지만 실투 하나가 100승 도전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2012년까지 한국에서 활약한 류현진이었고 NC는 2013년부터 1군에 편입됐다. 류현진은 통산 처음으로 NC전에 등판했고 창원NC파크 마운드도 처음이었다. 타자들 대부분 류현진과 상대해보지 않았다. 3번 타순에 포진한 손아섭만 류현진과 상대전적이 있었다. 상대전적은 32타수 8안타다.
류현진은 1회부터 긴장하며 피칭을 펼쳤다. 1회 선두타자 박민우를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후속 서호철이 류현진의 공을 끈질기게 커트해냈지만 7구째 132km 체인지업을 던져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상대전적을 보유한 손아섭을 상대로 스피드를 확 끌어올렸다. 146km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2회에도 선두타자 권희동을 상대로 체인지업으로 투수 땅볼을 유도해냈다. 2회 박건우를 상대로는 2볼로 시작했지만 몸쪽 가운데 바깥쪽 코스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김성욱도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2이닝 연속 삼자범퇴.
3회 선두타자 김형준에게 초구 140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중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오영수의 희생번트 시도를 모두 파울로 만든 뒤 3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김주원을 만나서도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4구째 131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박민우를 상대로도 몸쪽과 바깥쪽 제구를 완벽하게 해내면서 바깥쪽 140km 커터로 3루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타선도 3회 페라자의 적시타, 4회 문현빈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줬다. 그러나 4회 다시 선두타자 서호철을 중전안타로 내보냈다. 몸쪽 커터와 바깥쪽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지만 낮게 떨어뜨린 132km 체인지업이 중전안타로 연결됐다. 손아섭을 1루수 안치홍의 호수비로 땅볼 처리했다. 그리고 권희동을 상대로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박건우는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 2사 1,2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NC 팀 내 홈런 1위 김성욱을 극복하지 못했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김성욱에게 던진 3구째 139km 커터가 높은 코스에 몰렸고 김성욱에게 먹잇감이 됐다. 김성욱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올해 한국 복귀 후 첫 피홈런이었다. 마지막 피홈런은 빅리그로 떠나기 전 마지막 등판이었던 2012년 10월4일 대전 넥센(현 키움)전 강정호에게 맞은 홈런이었다., 이후 4213일 만에 내준 한국 무대 피홈런이었다. 2-3으로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김형준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4회를 마쳤다. 5회에는 김수윤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 김주원을 중견수 뜬공, 박민우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 세우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서호철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체인지업이 잘 먹혀 들었다. 이후 손아섭과 8구의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리고 권희동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다시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했다. 7타자 연속 범타.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전 타석 홈런을 허용한 김성욱을 투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2사 주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형준을 상대로 144km 패스트볼을 꽂아 넣어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며 7회를 마쳤다. 한국 복귀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3,4회 득점 이후 침묵하던 타선도 8회초 2사 후 응답했다. 8회 1사 후 김태연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최재훈의 유격수 땅볼로 2사 2루가 됐지만 황영묵이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3-3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의 패전도 이대로 지워졌다. 추가점은 뽑지 못하면서 류현진은 노디시전을 기록했다. 100승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8회 투수를 장시환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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