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경기가 끝나고 많은 선수가 분주히 움직였지만, 유독 한 선수는 떠나지 못하고 더그아웃 주변을 서성였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 취재진과 인터뷰에 곧바로 응해 자신의 진심을 전달했다. 최정(37·SSG 랜더스)을 맞혀 큰 부상을 유발한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30)였다.
크로우는 17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SSG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6062명)에서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1볼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크로우의 호투와 김도영의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4득점 1도루의 폭발적인 활약으로 KIA는 11-3으로 승리하며 SSG의 4연승을 저지했다.
이로써 크로우는 4월 한 달간 3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3월 8.10으로 끝났던 평균자책점이 어느덧 3.12까지 내려왔다.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 위주로 총 78개(직구 27구, 슬라이더 15구, 체인지업 13구, 투심 패스트볼 13구, 커브 2구)의 공을 던지면서 SSG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크로우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최정의 KBO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을 보기 위해 많은 관중이 모였다. 최정은 전날(16일) 9회 말 2사에서 극적인 동점포로 SSG의 끝내기 역전승을 이끌었고 그 기세를 몰아 468호 홈런을 노렸다.
대기록 도전은 첫 타석만에 물거품이 됐다. 크로우가 1회 말 2사에 들어선 최정을 상대로 2구째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을 옆구리에 던졌다. 최정은 1루로 걸어 나갔지만,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했다. 더그아웃에서 코치가 다시 한번 나가 최정의 상태를 체크했고 바로 더그아웃을 향해 X자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최정은 결국 박지환으로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쉽게 허리를 펴지 못하며 제대로 걷지 못해 부상의 심각성을 알렸다.
크로우 역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1루를 향해 모자를 벗고 계속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1회를 마치고도 SSG 더그아웃을 향해 최정이 자신의 사과를 받아주길 바라며 연신 사과의 제스처를 보냈다.
다수가 떠나고 텅 빈 3루 더그아웃에서 크로우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기다린듯 응했다. 그는 "최정 선수 본인에게 굉장히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최정 선수가 기록 경신을 앞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걸 보러 오신 많은 팬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최정을 상대로 긴장한 것이 이유였다. 크로우는 "최정 선수가 스윙이 굉장히 무섭고 타구의 질이 좋은 선수인 걸 알고 있었다. 굉장히 좋은 타자라 몸쪽에 붙여서 승부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일(사구)이 일어났다. 정말 의도한 것은 아니었고 사과의 말은 전하고 싶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최정의 부상에 당황한 건 KIA 벤치도 마찬가지였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직후 SSG 벤치를 찾아가 직접 이숭용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소감에서도 이 감독은 "경기 직후 최정 선수 부상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모쪼록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2안타로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4000루타 대기록을 달성한 최형우 역시 최정을 챙겼다. 최형우는 "경기하는 동안 최정의 부상이 걱정됐다. 대기록이 걸려있는 선수인 만큼 팬들의 관심도 높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크로우도 퀄리티 스타트 피칭엔 실패했다. 추운 날씨로 오른쪽 전완근이 뭉친 것이 이유였다. 크로우는 "초반 몸 상태는 굉장히 좋았는데 5회가 끝나고 날씨가 추웠다. 그래서 팔뚝 부분에 경련이 조금 올라와서 마운드를 내려왔다"며 "시즌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몸 관리에 조금 더 똑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많은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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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 크로우(왼쪽)가 17일 인천 SSG전 1회말 최정을 맞힌 후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사진=OSEN |
크로우는 17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SSG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6062명)에서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1볼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크로우의 호투와 김도영의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4득점 1도루의 폭발적인 활약으로 KIA는 11-3으로 승리하며 SSG의 4연승을 저지했다.
이로써 크로우는 4월 한 달간 3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3월 8.10으로 끝났던 평균자책점이 어느덧 3.12까지 내려왔다.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 위주로 총 78개(직구 27구, 슬라이더 15구, 체인지업 13구, 투심 패스트볼 13구, 커브 2구)의 공을 던지면서 SSG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크로우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최정의 KBO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을 보기 위해 많은 관중이 모였다. 최정은 전날(16일) 9회 말 2사에서 극적인 동점포로 SSG의 끝내기 역전승을 이끌었고 그 기세를 몰아 468호 홈런을 노렸다.
대기록 도전은 첫 타석만에 물거품이 됐다. 크로우가 1회 말 2사에 들어선 최정을 상대로 2구째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을 옆구리에 던졌다. 최정은 1루로 걸어 나갔지만,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했다. 더그아웃에서 코치가 다시 한번 나가 최정의 상태를 체크했고 바로 더그아웃을 향해 X자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최정은 결국 박지환으로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쉽게 허리를 펴지 못하며 제대로 걷지 못해 부상의 심각성을 알렸다.
크로우 역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1루를 향해 모자를 벗고 계속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1회를 마치고도 SSG 더그아웃을 향해 최정이 자신의 사과를 받아주길 바라며 연신 사과의 제스처를 보냈다.
KIA 윌 크로우가 17일 인천 SSG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다수가 떠나고 텅 빈 3루 더그아웃에서 크로우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기다린듯 응했다. 그는 "최정 선수 본인에게 굉장히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최정 선수가 기록 경신을 앞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걸 보러 오신 많은 팬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최정을 상대로 긴장한 것이 이유였다. 크로우는 "최정 선수가 스윙이 굉장히 무섭고 타구의 질이 좋은 선수인 걸 알고 있었다. 굉장히 좋은 타자라 몸쪽에 붙여서 승부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일(사구)이 일어났다. 정말 의도한 것은 아니었고 사과의 말은 전하고 싶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최정의 부상에 당황한 건 KIA 벤치도 마찬가지였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직후 SSG 벤치를 찾아가 직접 이숭용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소감에서도 이 감독은 "경기 직후 최정 선수 부상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모쪼록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2안타로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4000루타 대기록을 달성한 최형우 역시 최정을 챙겼다. 최형우는 "경기하는 동안 최정의 부상이 걱정됐다. 대기록이 걸려있는 선수인 만큼 팬들의 관심도 높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크로우도 퀄리티 스타트 피칭엔 실패했다. 추운 날씨로 오른쪽 전완근이 뭉친 것이 이유였다. 크로우는 "초반 몸 상태는 굉장히 좋았는데 5회가 끝나고 날씨가 추웠다. 그래서 팔뚝 부분에 경련이 조금 올라와서 마운드를 내려왔다"며 "시즌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몸 관리에 조금 더 똑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많은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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