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신인 맞아?' 최정 대신한 1R 루키, 데뷔 첫 안타를 적시타로 쾅! 어두웠던 미래 밝혔다
입력 : 2024.04.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박지환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데뷔 첫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박지환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데뷔 첫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SSG 랜더스 최정(37)이 떠난 빈자리를 공교롭게도 그를 롤모델이라 칭한 또 다른 우타자 신인 박지환(19)이 채웠다. 매끄러운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 박지환의 활약은 최정을 잃은 SSG 팬들의 조그마한 위안이 됐다.

SSG는 17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KIA에 11-3으로 졌다. 이로써 4연승에 실패한 SSG는 13승 9패로 4위에 머물렀다.

이날 SSG에는 악재가 가득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하나 남겨뒀던 최정이 첫 타석 만에 공에 맞아 병원으로 향했다. KIA 선발 윌 크로우의 시속 150㎞ 공에 최정은 1루로 향해서도 통증을 호소했고 교체 후 병원 검진 결과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 소견이 나왔다. 최소한 한 달 이상 관찰이 필요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18일 추가 진료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5실점으로 믿음을 주지 못했고, 타선은 산발적인 9안타로 매끄러운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최정을 대신해 투입된 신인 박지환이 인상적인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군산남초-군산중-세광고를 졸업한 박지환은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SG에 지명됐다. 이미 지난달 24일 인천 롯데전서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번이 세 번째 KBO리그 경기였다. 데뷔전서 대주자로 투입돼 도루와 득점을 기록했던 박지환은 아직 안타는 신고하지 못했었다.

선발 2루수였던 김성현이 3루로 가 최정을 대신하고 박지환은 2루로 투입됐다. 4회 말 첫 타석에서 투수 땅볼로 물러난 그는 5회 초 이우성을 땅볼 처리하고 최형우의 뜬 공을 잡아내는 등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다. 6회 다시 한번 선두타자로서 기회가 찾아왔다. 바뀐 투수 곽도규를 상대로 2B2S에서 커터를 연일 걷어내더니 결국 볼을 골라 8구 만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1군서 개인 첫 볼넷이었다. 뒤이어 한유섬의 볼넷에 이은 고명준의 좌전 1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았고 이 점수가 SSG의 첫 득점이었다.

SSG 박지환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안정적인 2루 송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SSG 박지환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안정적인 2루 송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3번째 타석에서는 직접 점수를 냈다. 7회 말 2사 1, 2루에서 박준표의 투심 패스트볼을 모두 골라내더니 3구째 공을 통타해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지명 당시부터 칭찬받던 선구안과 타격 기술이 돋보인 타석이었다.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적시타로 신고한 순간이었다.

박지환은 지명 당시 투수 유망주들이 대세라던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처음으로 1라운드에서는 유일하게 뽑힌 야수였다. 고3 시절인 지난해 20경기 타율 0.444(20경기 63타수 28안타) 1홈런 18타점 22득점 5도루 18사사구 3삼진, 출루율 0.573 장타율 0.683 OPS(출루율+장타율) 1.256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열린 '2023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수상소감으로 박지환은 최정을 롤모델로 꼽은 바 있다. 당시 선정위원회는 "타격에서 콘택트가 좋은 중장거리 유형이다. 타구 속도도 좋고 스프레이 히터 유형이라 타구 방향이 고르게 형성된다. 변화구 대처 능력도 수준급"이라며 "유격수로서 수비력이 좋고 콘택트 능력도 빼어나다. 프로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실력이다. 삼진이 거의 없고 선구안도 좋다. 배트 스피드도 빠른 편이다. 프로의 공에 적응하고 힘만 더 붙으면 좋은 타자가 될 거라 본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아마야구와 프로 무대의 우완 투수 수준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보통 우타자는 좌타자보다 육성에 3~4년은 더 걸린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박지환은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으로 한 KBO 구단 관계자로부터 "박지환이라면 데뷔 1년 차에도 1군 적응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지환이 안되면 우타자 유망주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라는 극찬받았다.

SSG에 들어와서도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1군 데뷔까지 유일한 과제였던 체중 늘리기도 혹독한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지난겨울 박지환은 강화 스프링캠프에서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야구에 특화된 근육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완성형이라 평가받는 타격과 달리 송구가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자 와타나베 수비 코치와 함께 맹훈련을 거듭해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얻었다. 함께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외야수 김창평이 1군 무대에 오지 못한 이유와 상반됐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SSG 이숭용 1군 감독은 물론이고 손시헌 퓨처스 감독과 김재현 단장의 눈에도 들었다. 결국 박지환은 2001년 정상호, 2004년 임훈에 이어 고졸 신인 야수로는 20년 만에 개막 엔트리에 등록됐다.

'최정 랜더스'라 불릴 정도로 존재감이 컸던 최정이 최소한 한 달 이상의 결장이 예상됐기에 한동안 SSG는 미래가 어두워 보였다. 롤모델 최정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박지환이 그동안 성공적인 1군 무대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환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득점 후 환영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박지환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득점 후 환영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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