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3전 4기였다. KBO 리그 무대를 평정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韓 MVP' 출신의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3차례 넘어진 뒤 4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페디는 18일(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1만 412명 입장)에서 펼쳐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이날 총 22명의 타자를 상대한 페디의 총 투구수는 94개. 그중 스트라이크는 55개, 볼은 39개였다.
이날 페디가 마주한 캔자스시티는 타순을 가렛 햄슨(중견수)-바비 위트 주니어(유격수)-비니 파스콴티노(1루수)-살바도르 페레즈(포수)-MJ 멜렌데즈(좌익수)-닉 로프틴(3루수)-아담 프레이저(2루수)-헌터 렌프로(우익수)-프레디 페르민(포수) 순으로 짰다. 페디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투수는 이 경기 전까지 1승 1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 중인 마이클 와카였다.
페디는 1회초 출루를 허용하긴 했으나,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선두타자 햄슨을 3구째 3루 땅볼로 유도한 뒤 바비 위트 주니어를 2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어 파스콴티노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은 뒤 연달아 볼 4개를 던지며 첫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페레즈 타석 때 폭투를 범한 페디는 결국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멜렌데즈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는 삼자 범퇴로 깔끔했다. 선두타자 로프틴을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어 프레이저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파울팁 삼진으로 잡아낸 페디는 렌프로마저 4구째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 삼자 범퇴를 유도했다.
3회에도 페디의 삼진 본능이 빛났다. 선두타자 페르민을 5구째 루킹 삼진, 후속 햄슨을 3구 삼진으로 각각 솎아냈다. 이어 위트 주니어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7구째 내야 안타를 허용한 페디는 파스콴티노를 3구째 1루 땅볼로 아웃시키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여전히 두 팀 모두 점수를 뽑지 못한 가운데, 페디는 4회초에도 삼자 범퇴로 위력투를 선보였다. 선두타자 페레즈를 3구째 중견수 직선타, 멜렌데즈를 5구째 헛스윙 삼진, 로프틴을 3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냈다. 페디의 호투에 팀 타선도 응답했다. 곧바로 이어진 4회말 선두타자 앤드류 본이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히메네즈가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도미닉 플레처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2루 주자 본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 점 차 리드를 등에 업은 페디는 5회에도 삼자 범퇴로 위용을 떨쳤다. 선두타자 프레이저를 2구째 2루 땅볼, 렌프로를 풀카운트 끝에 6구째 3루 땅볼, 그리고 페르민을 유리한 0-2의 볼카운트에서 3구째 1루수 파울 팝플라이 아웃으로 유도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선두타자 햄슨에게 초구에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다음 타자 위트 주니어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주자를 삭제했다. 그러나 파스콴티노를 상대로 3볼에 이어 2스트라이크를 꽂았으나 6구째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페레즈. 페디는 제구에 불안함을 보이면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결국 페디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태너 뱅크스가 두 번째 투수로 페디의 뒤를 이었고, 펠렌데즈를 삼진 처리하며 페디의 이날 자책점을 '0'으로 지켜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곧바로 이어진 6회말 선두타자 가빈 쉬츠가 우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2-0까지 달아났다.
캔자스시티도 반격했다. 7회초 선두타자 로프틴이 우전 안타를 친 뒤 프레이저의 1루 땅볼 때 2루까지 갔다. 이어 투수 태너 뱅크스의 견제 실책을 틈타 3루에 안착한 로프틴은 렌프로의 3루 땅볼 때 홈을 밟았다. 2-1. 하지만 캔자스시티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불펜을 더 이상 공략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2-1 승리(경기 소요 시간 2시간 16분)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를 마친 페디의 올 시즌 성적은 4경기(4선발)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10, 총 20⅓이닝 동안 18피안타(5피홈런) 8실점(7자책) 1몸에 맞는 볼 9볼넷 19탈삼진, 피안타율 0.22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3이 됐다. 페디는 메이저리그 통산 106경기(92선발)에서 22승 3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 중이다. 474⅔이닝 519피안타(83피홈런) 293실점(280자책) 11몸에 맞는 볼 200볼넷(고의 4구 13개) 371탈삼진 피안타율 0.280, WHIP 1.51의 성적을 마크하게 됐다.
페디는 지난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4⅔이닝(96구) 5피안타(2피홈런) 2실점(2자책) 1볼넷 7탈삼진을 기록했으나, 팀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이어 6일 캔자스시티 상대로는 5이닝(91구) 6피안타 1실점(1자책) 2볼넷 4탈삼진으로 호투했으나, 역시 타선의 무지원 속에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리고 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올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한 페디. 이번에는 5이닝(93구) 4피안타(3피홈런) 5실점(4자책) 1몸에 맞는 볼 3볼넷 3탈삼진을 마크하며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온 그였다. 하지만 이날 자신의 올 시즌 4번째 경기 만에 마침내 복귀 첫 승을 거뒀다. 페디의 호투를 앞세워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6연패에서 탈출, 3승 15패를 마크했다. 반면 캔자스시티는 12승 7패를 기록했다.
한편 페디는 지난 시즌 KBO 리그를 평정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페디는 지난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6패(승률 0.769)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올렸다. 아쉽대 1점대 평균자책점을 놓친 페디는 총 180⅓이닝 동안 투구하면서 137피안타(9피홈런) 35볼넷 209탈삼진 46실점(40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5, 피안타율은 0.207.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21차례 성공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평균자책점과 다승 및 탈삼진(209탈삼진) 부문을 모두 석권하며 대망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건 1986년 선동열(해태) 이후 37년 만이었는데,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의 역사를 쓴 페디였다. 이전까지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1986·1989·1990·1991년)과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만 달성한 기록이었다. 결국 페디는 평균자책점과 다승, 탈삼진 타이틀상을 비롯해 올해 신설된 투수 부문 수비상 MVP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사실 페디는 한국 무대를 밟기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 네바다 주립대학교를 졸업한 페디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았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페디는 빅리그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에 출장해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의 성적을 거뒀다. 총 454⅓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2019시즌 워싱턴 내셔널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5선발로 뛰었다.
MLB.com은 페디의 메이저리그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빅리그에서 압도적이지 못한 6년(2017시즌~2022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KBO 리그로 가져갔고, KBO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가 됐다"면서 한국에서 거둔 성적을 설명했다. MLB.com은 페디의 성적을 전하면서 "한국에서 사이영상과 같은 최동원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게츠 시카고 화이트삭스 단장은 "우리는 선발 로테이션에 다양한 선발 자원을 추가하려 한다. 확실히 선발 자원은 뎁스가 두텁지 않은 편"이라면서 페디를 영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MLB.com은 "MLB 파이프라인에 따르면 페디는 2016년과 2017년 톱 100 안에 드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140이닝을 넘긴 시즌이 없었다. 또 6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을 4.29 아래로 떨어트린 적이 없다. 2022시즌에는 워싱턴 소속으로 27경기에 선발 등판,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다. 127이닝 동안 98탈삼진, 58볼넷, 12피홈런을 마크했다"고 전했다. 이어 "KBO에서 페디는 29.5%의 탈삼진율을 기록,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탈삼진율(17.5%) 기록을 뛰어넘었다. 또 KBO 리그에서 4.9%의 볼넷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볼넷률(9.5%)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였다. 또 땅볼 유도 비율은 70%로 굉장히 뛰어나다"면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기록으로 상세하게 소개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대체로 타자 친화적인 다른 리그에서 빼어난 경기력은 메이저리그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또 페디는 자신의 투구 패턴을 전면적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페디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담당을 맡고 있는 제시 도허티 기자와 인터뷰에서 "슬라이더에 수평적인 움직임을 더욱 많이 가미했으며, 체인지업의 그립을 수정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올 시즌 KBO 리그에서 위력적인 구종 가치를 보였던 스위퍼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2024시즌을 앞두고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으며 빅리그에 복귀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한화 약 196억 90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한국서 단 13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페디의 대반전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즌 개막 후 3경기 동안 지독한 불운 속 승운이 따르지 않은 채 연신 아쉬움을 삼켰으나, 마침내 이날 쾌투와 함께 감격적인 빅리그 복귀 첫 승을 거머쥐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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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페디는 18일(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1만 412명 입장)에서 펼쳐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이날 총 22명의 타자를 상대한 페디의 총 투구수는 94개. 그중 스트라이크는 55개, 볼은 39개였다.
이날 페디가 마주한 캔자스시티는 타순을 가렛 햄슨(중견수)-바비 위트 주니어(유격수)-비니 파스콴티노(1루수)-살바도르 페레즈(포수)-MJ 멜렌데즈(좌익수)-닉 로프틴(3루수)-아담 프레이저(2루수)-헌터 렌프로(우익수)-프레디 페르민(포수) 순으로 짰다. 페디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투수는 이 경기 전까지 1승 1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 중인 마이클 와카였다.
페디는 1회초 출루를 허용하긴 했으나,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선두타자 햄슨을 3구째 3루 땅볼로 유도한 뒤 바비 위트 주니어를 2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어 파스콴티노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은 뒤 연달아 볼 4개를 던지며 첫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페레즈 타석 때 폭투를 범한 페디는 결국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멜렌데즈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는 삼자 범퇴로 깔끔했다. 선두타자 로프틴을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어 프레이저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파울팁 삼진으로 잡아낸 페디는 렌프로마저 4구째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 삼자 범퇴를 유도했다.
3회에도 페디의 삼진 본능이 빛났다. 선두타자 페르민을 5구째 루킹 삼진, 후속 햄슨을 3구 삼진으로 각각 솎아냈다. 이어 위트 주니어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7구째 내야 안타를 허용한 페디는 파스콴티노를 3구째 1루 땅볼로 아웃시키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오른쪽에서 두 번째). /AFPBBNews=뉴스1 |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한 점 차 리드를 등에 업은 페디는 5회에도 삼자 범퇴로 위용을 떨쳤다. 선두타자 프레이저를 2구째 2루 땅볼, 렌프로를 풀카운트 끝에 6구째 3루 땅볼, 그리고 페르민을 유리한 0-2의 볼카운트에서 3구째 1루수 파울 팝플라이 아웃으로 유도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선두타자 햄슨에게 초구에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다음 타자 위트 주니어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주자를 삭제했다. 그러나 파스콴티노를 상대로 3볼에 이어 2스트라이크를 꽂았으나 6구째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페레즈. 페디는 제구에 불안함을 보이면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결국 페디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태너 뱅크스가 두 번째 투수로 페디의 뒤를 이었고, 펠렌데즈를 삼진 처리하며 페디의 이날 자책점을 '0'으로 지켜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곧바로 이어진 6회말 선두타자 가빈 쉬츠가 우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2-0까지 달아났다.
캔자스시티도 반격했다. 7회초 선두타자 로프틴이 우전 안타를 친 뒤 프레이저의 1루 땅볼 때 2루까지 갔다. 이어 투수 태너 뱅크스의 견제 실책을 틈타 3루에 안착한 로프틴은 렌프로의 3루 땅볼 때 홈을 밟았다. 2-1. 하지만 캔자스시티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불펜을 더 이상 공략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2-1 승리(경기 소요 시간 2시간 16분)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를 마친 페디의 올 시즌 성적은 4경기(4선발)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10, 총 20⅓이닝 동안 18피안타(5피홈런) 8실점(7자책) 1몸에 맞는 볼 9볼넷 19탈삼진, 피안타율 0.22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3이 됐다. 페디는 메이저리그 통산 106경기(92선발)에서 22승 3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 중이다. 474⅔이닝 519피안타(83피홈런) 293실점(280자책) 11몸에 맞는 볼 200볼넷(고의 4구 13개) 371탈삼진 피안타율 0.280, WHIP 1.51의 성적을 마크하게 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한편 페디는 지난 시즌 KBO 리그를 평정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페디는 지난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6패(승률 0.769)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올렸다. 아쉽대 1점대 평균자책점을 놓친 페디는 총 180⅓이닝 동안 투구하면서 137피안타(9피홈런) 35볼넷 209탈삼진 46실점(40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5, 피안타율은 0.207.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21차례 성공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평균자책점과 다승 및 탈삼진(209탈삼진) 부문을 모두 석권하며 대망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건 1986년 선동열(해태) 이후 37년 만이었는데,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의 역사를 쓴 페디였다. 이전까지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1986·1989·1990·1991년)과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만 달성한 기록이었다. 결국 페디는 평균자책점과 다승, 탈삼진 타이틀상을 비롯해 올해 신설된 투수 부문 수비상 MVP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사실 페디는 한국 무대를 밟기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 네바다 주립대학교를 졸업한 페디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았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페디는 빅리그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에 출장해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의 성적을 거뒀다. 총 454⅓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2019시즌 워싱턴 내셔널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5선발로 뛰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MLB.com은 "MLB 파이프라인에 따르면 페디는 2016년과 2017년 톱 100 안에 드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140이닝을 넘긴 시즌이 없었다. 또 6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을 4.29 아래로 떨어트린 적이 없다. 2022시즌에는 워싱턴 소속으로 27경기에 선발 등판,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다. 127이닝 동안 98탈삼진, 58볼넷, 12피홈런을 마크했다"고 전했다. 이어 "KBO에서 페디는 29.5%의 탈삼진율을 기록,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탈삼진율(17.5%) 기록을 뛰어넘었다. 또 KBO 리그에서 4.9%의 볼넷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볼넷률(9.5%)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였다. 또 땅볼 유도 비율은 70%로 굉장히 뛰어나다"면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기록으로 상세하게 소개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대체로 타자 친화적인 다른 리그에서 빼어난 경기력은 메이저리그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또 페디는 자신의 투구 패턴을 전면적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페디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담당을 맡고 있는 제시 도허티 기자와 인터뷰에서 "슬라이더에 수평적인 움직임을 더욱 많이 가미했으며, 체인지업의 그립을 수정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올 시즌 KBO 리그에서 위력적인 구종 가치를 보였던 스위퍼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2024시즌을 앞두고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으며 빅리그에 복귀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한화 약 196억 90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한국서 단 13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페디의 대반전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즌 개막 후 3경기 동안 지독한 불운 속 승운이 따르지 않은 채 연신 아쉬움을 삼켰으나, 마침내 이날 쾌투와 함께 감격적인 빅리그 복귀 첫 승을 거머쥐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에릭 페디. /AFPBBNews=뉴스1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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