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2004-2005시즌 박지성과 이영표가 아인트호벤 시절 '별들의 무대' 4강에 진출한 이후 19년 만에 한국인 선수 2명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에 올랐다.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나란히 결승까지 올라 서로를 상대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나올까.
김민재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23-2024 UEFA UCL 8강 2차전에 후반 31분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교체돼 경기 끝까지 뛰었다. 팀은 1-0 승리를 거뒀다.
1차전 원정에서 2-2로 비겼던 뮌헨은 홈에서 이겨 1,2차전 합계 스코어 3-2로 4강에 올랐다.
김민재는 레프트백 임무를 부여받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34분 그는 중원에서 아스날이 역습을 시도하는 것을 보고 달려들어 커팅에 성공했다.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김민재는 추가시간 제외 14분을 뛰면서 패스 성공률 73%(11/15), 볼 터치 21회, 롱 패스 정확도 50%(1/2), 볼 뺏김 0회,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1회, 수비적 행동 4회 등을 기록했다. 수비 임무를 무난히 해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반칙 2회를 기록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특히 김민재는 뮌헨이 1-0으로 앞서며 경기 종료 딱 1분 남겨뒀을 때 뮌헨 박스 근처에서 반칙을 범해 아스날에 프리킥 기회를 내줬다. 아스날은 빠르게 프리킥을 전개해 뮌헨의 허를 찔렀지만, 수비에 막히며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김민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기는 그대로 뮌헨의 한 골차 승리로 마무리 되면서 김민재는 커리어 첫 UCL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행 티켓을 두고 타툰다.
전날(17일) 이강인도 UCL 4강 진출 소식을 들려줬다. 이강인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UCL 8강 2차전에 후반 32분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교체돼 경기 끝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은 4-1 대승을 거뒀다.
PSG는 지난 1차전 2-3 패배를 딛고 합계 점수 6-4로 앞서며 2020-2021시즌 이후 3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도르트문트와 4강전을 치른다.
이강인은 추가시간을 제외하고 약 13분을 소화했다.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100%(13/13), 지상 볼 경합 승률 100%(2/2)를 기록했다. 존재감이 뚜렷하진 않았지만 조금이나마 팀 승리에 일조했다.
이로써 한국인 선수 두 명이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UCL 4강에 오른 기념비적인 일이 탄생했다.
이번 시즌 전까지 UCL 4강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는 단 3명 뿐이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2004-2005시즌 거스 히딩크 감독 체제의 아인트호벤에서 함께 뛰며 UCL 준결승에 올랐다. 당시 AC밀란에게 무릎꿇으며 결승 진출엔 실패했다. 박지성은 4강 2차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UCL 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후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꾸준히 4강 무대 도장을 찍었다. 2007-2008시즌 기어코 UCL 우승컵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당시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결승전엔 출전하지 않았다.
최근엔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이 2018-2019시즌 UCL 결승 무대를 밟았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약스를 차례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토너먼트 꼭대기에서 리버풀에 트로피를 내줬다.
박지성, 이영표에 이어 이강인과 김민재는 19년 만에 한국인 선수로 나란히 UCL 4강에 올랐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한국 선수가 준결승에 오른 것은 최초다.
만약 두 선수 모두 4강을 통과한다면 이 역시 최초다. 아직 한국 선수끼리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서로를 상대한 적은 없다.
이강인과 김민재 중 한 명이라도 UCL 우승을 차지한다면 박지성에 이어 16년 만에 한국인 선수로서 UCL 정상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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