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제 KIA 타이거즈 1루수 이우성(30)이 주전에서 밀릴 것이라 생각하는 팬들은 드물 듯하다. 그만큼 공·수 활약이 인상적이다.
20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KIA는 팀 타율 0.292(리그 2위), 25홈런(공동 2위),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0.830(1위)의 뛰어난 타격을 바탕으로 3경기 차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OPS는 0.791로 2위인 LG 트윈스와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생산성에서 다른 9개 팀을 압도한다.
그런 KIA 타선을 이끄는 선수 중 하나가 이우성이다. 이우성은 20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23경기 타율 0.326(86타수 28안타) 4홈런 16타점 21득점 2도루, 출루율 0.396 장타율 0.523 OPS 0.919로 여느 4번 타자 못지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사실 이우성의 올해 성적에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는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 졸업 후 2013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를 다녀온 후 NC 다이노스를 거쳐 2019시즌 도중 이명기와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KIA와 인연을 맺었다.
대전고 김동주라 불릴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프로 10년 차까지 그는 언제나 백업 외야수, 터지지 않는 만년 유망주의 전형으로 보였다. 그 탓에 지난해 126경기 타율 0.301, 8홈런 58타점 OPS 0.780으로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음에도 앞선 10년의 그림자를 쉽게 지워내지 못했다.
정작 본인도 그렇게 느꼈다. 올해 시범경기서 8경기 타율 0.300(20타수 6안타) 1홈런 OPS 0.850으로 잘했고, 정규시즌 개막해서도 3월 6경기 동안 타율 0.409(22타수 9안타) OPS 0.958로 잘했음에도 늘 불안했다. 이우성은 "내가 오랜 기간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이나 컨디션 조절이란 걸 할 줄 몰랐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생각만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불안하고 걱정이 쌓일 때마다 스프링캠프 시작할 무렵 이범호 감독의 한마디를 끝없이 되새김했다. 그때만 해도 이범호 감독도 1군 타격코치였다. 이우성은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것을 떠올리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 감독님은 타격코치셨는데 '(이)우성아 난 널 믿는다. 지금 못 쳐도 돼. 괜찮아'라고 다독여주셨다. 아직 내가 내 것이라고 할 만한 확실한 무언가가 없다 보니까 많이 불안했는데 그런 부분이 참 감사하고 좋았다. 나도 그때부터 조금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것 같아도 감독님이 해주신 말을 다시 생각하면서 뛰었다"고 덧붙였다.
수비에서는 전 주장 김선빈(35)의 존재가 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우성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1루 수비에 도전했다. 쟁쟁한 외야와 달리 아직 주전을 찾지 못한 1루는 KIA의 골칫거리였다. 이우성은 본인과 팀을 위해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연습에 나섰고 정규시즌에는 주전 1루수로 나서고 있다.
이우성은 "아무래도 내야는 타구가 빠르게 오니까 그런 부분이 좀 힘들다. 그래도 우리 팀이 이기려면 나한테 주어진 임무에 핑계 대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펑고도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 데뷔 12년 만에 1군 타자들의 강한 타구를 정면에서 받는 게 쉽진 않았다. 몸으로 막아낼 때도 있었고, 병살 처리 때는 어디로 던져야 할지 빠르게 판단이 서지 않아 출루를 허용할 때도 있었다. 긴장한 이우성을 다독여주는 것이 오른편의 김선빈이었다.
이우성은 "(김)선빈이 형은 슈퍼스타이신데도 내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선빈이 형이 항상 '나 여기 있으니까, 넌 이만큼만 나와도 돼', '아직은 병살 욕심내지 마, 1루 베이스만 밟는다고 생각해', '주자 1, 2루일 때는 침착하게 잘해보자'는 등 이야기해 주신다. 그래서 나도 선빈이 형을 믿고 수비에 나선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KIA 구성원 모두의 응원과 격려가 스스로 믿음이 없었던 초보 1루수 이우성을 성장시켰다. 그리고 이제 이우성은 KIA에는 누구의 백업이 아닌 상대 팀도 안심하지 못하는 존재감 있는 선수가 됐다. 20일 광주 NC전에서도 단 한 개의 안타를 쳤지만, 그 안타가 KIA에 승기를 가져다준 결정적인 스리런포였다.
하지만 이우성은 시즌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이우성은 "내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콘택트 능력이 좋은 (김)선빈이 형이 있고 내 앞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결사(최형우)가 있다. 두 분 말고도 앞뒤로 정말 뛰어난 타자가 많아서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간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팀이 우승하는 순간까지 내가 그라운드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그때가 돼서야 나도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낄 것 같다.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다면 내가 그때까지 잘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난 내가 성장했다는 말이 실감이 안 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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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
20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KIA는 팀 타율 0.292(리그 2위), 25홈런(공동 2위),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0.830(1위)의 뛰어난 타격을 바탕으로 3경기 차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OPS는 0.791로 2위인 LG 트윈스와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생산성에서 다른 9개 팀을 압도한다.
그런 KIA 타선을 이끄는 선수 중 하나가 이우성이다. 이우성은 20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23경기 타율 0.326(86타수 28안타) 4홈런 16타점 21득점 2도루, 출루율 0.396 장타율 0.523 OPS 0.919로 여느 4번 타자 못지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사실 이우성의 올해 성적에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는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 졸업 후 2013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를 다녀온 후 NC 다이노스를 거쳐 2019시즌 도중 이명기와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KIA와 인연을 맺었다.
대전고 김동주라 불릴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프로 10년 차까지 그는 언제나 백업 외야수, 터지지 않는 만년 유망주의 전형으로 보였다. 그 탓에 지난해 126경기 타율 0.301, 8홈런 58타점 OPS 0.780으로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음에도 앞선 10년의 그림자를 쉽게 지워내지 못했다.
정작 본인도 그렇게 느꼈다. 올해 시범경기서 8경기 타율 0.300(20타수 6안타) 1홈런 OPS 0.850으로 잘했고, 정규시즌 개막해서도 3월 6경기 동안 타율 0.409(22타수 9안타) OPS 0.958로 잘했음에도 늘 불안했다. 이우성은 "내가 오랜 기간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이나 컨디션 조절이란 걸 할 줄 몰랐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생각만 많아졌다"고 말했다.
KIA 이범호 감독(왼쪽)과 이우성. |
KIA 이범호 감독(오른쪽)과 이우성. |
그렇게 불안하고 걱정이 쌓일 때마다 스프링캠프 시작할 무렵 이범호 감독의 한마디를 끝없이 되새김했다. 그때만 해도 이범호 감독도 1군 타격코치였다. 이우성은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것을 떠올리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 감독님은 타격코치셨는데 '(이)우성아 난 널 믿는다. 지금 못 쳐도 돼. 괜찮아'라고 다독여주셨다. 아직 내가 내 것이라고 할 만한 확실한 무언가가 없다 보니까 많이 불안했는데 그런 부분이 참 감사하고 좋았다. 나도 그때부터 조금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것 같아도 감독님이 해주신 말을 다시 생각하면서 뛰었다"고 덧붙였다.
수비에서는 전 주장 김선빈(35)의 존재가 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우성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1루 수비에 도전했다. 쟁쟁한 외야와 달리 아직 주전을 찾지 못한 1루는 KIA의 골칫거리였다. 이우성은 본인과 팀을 위해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연습에 나섰고 정규시즌에는 주전 1루수로 나서고 있다.
이우성은 "아무래도 내야는 타구가 빠르게 오니까 그런 부분이 좀 힘들다. 그래도 우리 팀이 이기려면 나한테 주어진 임무에 핑계 대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펑고도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 데뷔 12년 만에 1군 타자들의 강한 타구를 정면에서 받는 게 쉽진 않았다. 몸으로 막아낼 때도 있었고, 병살 처리 때는 어디로 던져야 할지 빠르게 판단이 서지 않아 출루를 허용할 때도 있었다. 긴장한 이우성을 다독여주는 것이 오른편의 김선빈이었다.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
이우성은 "(김)선빈이 형은 슈퍼스타이신데도 내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선빈이 형이 항상 '나 여기 있으니까, 넌 이만큼만 나와도 돼', '아직은 병살 욕심내지 마, 1루 베이스만 밟는다고 생각해', '주자 1, 2루일 때는 침착하게 잘해보자'는 등 이야기해 주신다. 그래서 나도 선빈이 형을 믿고 수비에 나선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KIA 구성원 모두의 응원과 격려가 스스로 믿음이 없었던 초보 1루수 이우성을 성장시켰다. 그리고 이제 이우성은 KIA에는 누구의 백업이 아닌 상대 팀도 안심하지 못하는 존재감 있는 선수가 됐다. 20일 광주 NC전에서도 단 한 개의 안타를 쳤지만, 그 안타가 KIA에 승기를 가져다준 결정적인 스리런포였다.
하지만 이우성은 시즌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이우성은 "내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콘택트 능력이 좋은 (김)선빈이 형이 있고 내 앞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결사(최형우)가 있다. 두 분 말고도 앞뒤로 정말 뛰어난 타자가 많아서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간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팀이 우승하는 순간까지 내가 그라운드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그때가 돼서야 나도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낄 것 같다.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다면 내가 그때까지 잘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난 내가 성장했다는 말이 실감이 안 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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