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이제 KBO 리그 통산 최다 홈런 1위에는 최정(37·SSG 랜더스)의 이름이 새겨지게 됐다. 프로 데뷔 20시즌 만에 드디어 역대 홈런왕에 등극했다.
최정은 24일 오후 6시 30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회 초 상대 선발 이인복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2회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하지만 5회 초 3번째 타석에서는 이인복의 시속 127km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터트렸다. 비거리 110m로 타구 속도는 153.3km, 발사각은 37.5도였다.
타구가 관중석에 꽂힌 걸 확인한 최정은 덤덤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숭용 SSG 감독이 준비한 꽃목걸이를 목에 건 최정은 이어 더그아웃 밖에서 도열한 SSG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이어가며 기쁨을 나눴다. 이후 양 팀 주장 추신수(SSG)와 전준우(롯데)에게 꽃다발을 받은 그는 함박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최정은 팀이 준비한 트로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 홈런은 최정의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는 '라이온킹' 이승엽(48)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의 통산 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있었다. 이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 2013년 6월 20일 인천 SK전에서 윤희상에게 3회 초 3점 홈런을 터트리며 KBO 통산 352번째 아치를 기록,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351홈런)을 넘어섰고, 최종 467홈런을 기록한 후 은퇴했다.
대일초-평촌중-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2005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그해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만 18세 2개월 23일의 나이로 데뷔 8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트렸다. 첫 시즌 한 개의 홈런을 기록한 그는 이듬해 92경기에서 12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본격적인 대포 생산에 나섰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올랐고, 다음해 9월 30일 인천 삼성전에서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점차 홈런 수를 늘려가던 최정은 2016년 40홈런을 터트리면서 본격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2017년 46홈런까지 2년 연속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꾸준히 30홈런 전후를 기록하던 그는 2016년 200홈런, 2018년 300홈런에 이어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홈런 페이스는 떨어질 생각이 없었다. 3월 23일과 24일 열린 롯데와 개막 2연전에서 2개의 홈런을 터트린 최정은 같은 달 28일 한화전과 29일 삼성전에서도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4월 들어서도 여전한 감을 선보인 그는 14일 KT전에서 멀티홈런을 기록한 뒤, 16일 KIA전에서 9회 말 정해영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이승엽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최정은 다음날 경기에서 1회 말 KIA 선발 윌 크로우의 몸쪽 투심 패스트볼에 옆구리를 강타당하고 말았다. 최초 진단은 왼쪽 갈비뼈 미세골절로, 한 달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하루 뒤 추가 검진 결과 갈비뼈 단순 타박 진단을 받았다. 이에 1군 엔트리에 동행한 그는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에 복귀했다. 비록 비로 인해 기록이 사라졌으나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며 감을 찾았고, 마침내 하루 만에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경기 후 이숭용 SSG 감독은 "대기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위대한 선수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 행복하다"면서 "(최)정이가 몸관리 잘 해서 KBO리그에서 500호, 600호 (홈런)까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큰 업적을 쌓기를 기대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최정 상대 가장 많은 홈런 맞은 투수는? '안영명 8개, 박세웅-양현종 6개'
최정이 때려낸 468개의 홈런을 분석해보자. 구장별로는 역시 홈구장인 인천 SSG 랜더스필드가 253개(1099경기)로 가장 많다. 이어 대전(34개)과 잠실(31개), 사직(26개)이 뒤를 잇고 있다. 또한 상대팀별로는 한화 이글스가 68홈런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 라이온즈가 63개, 두산 베어스가 56개를 허용했다. 지금은 없어진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도 5개를 터트렸다.
최정에게 가장 많은 홈런을 내준 건 안영명(은퇴)으로, 지금까지 8개를 허용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박세웅(롯데)과 양현종(KIA)이 6개로 제일 많았다. 유형별로는 우투수 302개, 좌투수 118개, 언더핸드 48개였다.
상황별로는 어떨까. 최정은 1회에 가장 많은 88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9회 30개, 12회 1개를 때려냈다. 노아웃에는 152홈런, 1아웃은 148홈런, 2아웃에는 168개를 기록했다. 솔로홈런이 265개였고, 투런이 130개, 스리런이 60개, 만루홈런은 13개가 나왔다. 타구방향은 좌측이 265개로 절반을 넘겼고, 반대편으로 넘긴 것도 32개였다.
최정 "기록 달성해 너무 후련, 500홈런 욕심난다... '운이 좋은 놈'이라 생각"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최정은 경기 후 "너무 후련하다"고 말했다. 두 가지 기록(KBO 통산 최다 홈런+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 때문에 혹시 부담감이 너무 커서 야구적으로 안 좋아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며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기록 달성의 순간을 떠올린 최정은 "치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한 타구는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직이 펜스가 높아서 맞고 나올까봐 빠르게 뛰고 있었다"며 "넘어가는 순간 구단에서 해주는 세리머니가 있어서 그 걱정을 하면서 뛰었다"고 말했다. 홈구장에서 달성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는 "원정구장에서 나와 약간 아쉽고 민망한 마음이다. 홈팬들 앞에서 많이 축하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다"고 했다.
부상 후 짧은 공백기가 있었기에 감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최정은 "시합(23일) 전날 한번 밖에서 타격을 하며 테스트를 했고, 바로 사직으로 왔다. 시합을 뛰면서 감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어제보다 방망이가 잘 돌긴 했다"면서도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 안 좋았다. 좋은 감은 아니었다. 결국 5타수 1안타였지 않나"며 웃었다.
최정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운이 좋은 놈이다"고 했다. 그는 "이런 능력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몸에 맞는 볼도 제일 많은데 큰 부상이 없었다. 그렇게 많이 맞고도 큰 부상 없이 할 수 있어서 운이 좋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친 468개의 홈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것일까. 최정은 "2012년 넥센(현 키움)전에서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의 볼을 쳐서 센터로 넘겼다"고 언급했다. 그가 말한 홈런은 2012년 9월 9일 홈에서 기록한 홈런포였다. 그는 "타격 메커니즘을 바꾼 터닝 포인트가 된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보자고 했는데, 감을 안 잊으려 연습하고 지금도 유지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2005년 데뷔 첫 홈런을 언급한 최정은 "홈런존으로 넘겨서 현금 100만 원을 상금으로 갖다주더라. '이게 프로구나' 생각했다"고 말해 좌중을 뒤집었다.
최정은 이승엽 감독의 기록을 넘어선 데 대해 "너무 영광스럽다. 이런 대단한 기록을 야구하면서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달성하게 돼 실감이 안 난다. 제 자신에게 자랑스럽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개인 기록에 대해서는 욕심내지 않는다는 최정.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두 가지 기록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600홈런은 못 칠 것 같다. 500홈런은 욕심난다"면서 "큰 목표를 가지고 선수생활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대해서도 "유일하게 욕심나는 기록이다. 계속 제 기록 깨는 게 너무 기분 좋다. 이제 편안하게 시즌 치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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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최정이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회 초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SSG 랜더스 최정이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회 초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
최정은 24일 오후 6시 30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회 초 상대 선발 이인복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2회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하지만 5회 초 3번째 타석에서는 이인복의 시속 127km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터트렸다. 비거리 110m로 타구 속도는 153.3km, 발사각은 37.5도였다.
타구가 관중석에 꽂힌 걸 확인한 최정은 덤덤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숭용 SSG 감독이 준비한 꽃목걸이를 목에 건 최정은 이어 더그아웃 밖에서 도열한 SSG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이어가며 기쁨을 나눴다. 이후 양 팀 주장 추신수(SSG)와 전준우(롯데)에게 꽃다발을 받은 그는 함박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최정은 팀이 준비한 트로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SSG 랜더스 최정(가운데)이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5회 초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린 후 양 팀 주장 추신수(왼쪽), 전준우(오른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일초-평촌중-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2005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그해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만 18세 2개월 23일의 나이로 데뷔 8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트렸다. 첫 시즌 한 개의 홈런을 기록한 그는 이듬해 92경기에서 12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본격적인 대포 생산에 나섰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올랐고, 다음해 9월 30일 인천 삼성전에서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점차 홈런 수를 늘려가던 최정은 2016년 40홈런을 터트리면서 본격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2017년 46홈런까지 2년 연속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꾸준히 30홈런 전후를 기록하던 그는 2016년 200홈런, 2018년 300홈런에 이어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최정. /사진=SSG 랜더스 |
다만 최정은 다음날 경기에서 1회 말 KIA 선발 윌 크로우의 몸쪽 투심 패스트볼에 옆구리를 강타당하고 말았다. 최초 진단은 왼쪽 갈비뼈 미세골절로, 한 달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하루 뒤 추가 검진 결과 갈비뼈 단순 타박 진단을 받았다. 이에 1군 엔트리에 동행한 그는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에 복귀했다. 비록 비로 인해 기록이 사라졌으나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며 감을 찾았고, 마침내 하루 만에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경기 후 이숭용 SSG 감독은 "대기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위대한 선수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 행복하다"면서 "(최)정이가 몸관리 잘 해서 KBO리그에서 500호, 600호 (홈런)까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큰 업적을 쌓기를 기대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최정 상대 가장 많은 홈런 맞은 투수는? '안영명 8개, 박세웅-양현종 6개'
최정. /사진=SSG 랜더스 |
최정에게 가장 많은 홈런을 내준 건 안영명(은퇴)으로, 지금까지 8개를 허용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박세웅(롯데)과 양현종(KIA)이 6개로 제일 많았다. 유형별로는 우투수 302개, 좌투수 118개, 언더핸드 48개였다.
상황별로는 어떨까. 최정은 1회에 가장 많은 88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9회 30개, 12회 1개를 때려냈다. 노아웃에는 152홈런, 1아웃은 148홈런, 2아웃에는 168개를 기록했다. 솔로홈런이 265개였고, 투런이 130개, 스리런이 60개, 만루홈런은 13개가 나왔다. 타구방향은 좌측이 265개로 절반을 넘겼고, 반대편으로 넘긴 것도 32개였다.
최정 "기록 달성해 너무 후련, 500홈런 욕심난다... '운이 좋은 놈'이라 생각"
SSG 최정이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KBO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468홈런) 달성 후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기록 달성의 순간을 떠올린 최정은 "치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한 타구는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직이 펜스가 높아서 맞고 나올까봐 빠르게 뛰고 있었다"며 "넘어가는 순간 구단에서 해주는 세리머니가 있어서 그 걱정을 하면서 뛰었다"고 말했다. 홈구장에서 달성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는 "원정구장에서 나와 약간 아쉽고 민망한 마음이다. 홈팬들 앞에서 많이 축하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다"고 했다.
부상 후 짧은 공백기가 있었기에 감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최정은 "시합(23일) 전날 한번 밖에서 타격을 하며 테스트를 했고, 바로 사직으로 왔다. 시합을 뛰면서 감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어제보다 방망이가 잘 돌긴 했다"면서도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 안 좋았다. 좋은 감은 아니었다. 결국 5타수 1안타였지 않나"며 웃었다.
최정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운이 좋은 놈이다"고 했다. 그는 "이런 능력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몸에 맞는 볼도 제일 많은데 큰 부상이 없었다. 그렇게 많이 맞고도 큰 부상 없이 할 수 있어서 운이 좋다"고 말했다.
2012년 SK 와이번스 시절의 최정. |
또한 2005년 데뷔 첫 홈런을 언급한 최정은 "홈런존으로 넘겨서 현금 100만 원을 상금으로 갖다주더라. '이게 프로구나' 생각했다"고 말해 좌중을 뒤집었다.
최정은 이승엽 감독의 기록을 넘어선 데 대해 "너무 영광스럽다. 이런 대단한 기록을 야구하면서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달성하게 돼 실감이 안 난다. 제 자신에게 자랑스럽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개인 기록에 대해서는 욕심내지 않는다는 최정.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두 가지 기록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600홈런은 못 칠 것 같다. 500홈런은 욕심난다"면서 "큰 목표를 가지고 선수생활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대해서도 "유일하게 욕심나는 기록이다. 계속 제 기록 깨는 게 너무 기분 좋다. 이제 편안하게 시즌 치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SSG 최정(오른쪽)이 24일 사직 롯데전 종료 후 동생 최항(롯데)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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