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이정후 또 홈런 빼앗겼다! 주심의 황당 볼 판정까지 '그래도 안타 작렬'... 전통의 펜웨이파크서 첫 안타 [SF 리뷰]
입력 : 2024.05.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이정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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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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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시 한번 홈런을 빼앗겼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넘어갔을 타구가 전날(1일)에 이어 연이틀 잡히고 만 것이다. 그래도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처음으로 안타를 때려냈다.

이정후는 2일(한국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 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전날 생애 첫 펜웨이 파크 원정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정후는 이날 처음으로 전통의 펜웨이 파크에서 첫 안타를 쳐냈다. 펜웨이 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구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12년 개장한 뒤 올해로 112년째를 맞이했다. 특히 높이가 무려 11m에 달하는 펜웨이 파크 좌측 담장은 '그린 몬스터'로 불리며 메이저리그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은 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9(112타수 29안타) 2루타 3개, 3루타 0개, 2홈런 7타점 13득점 10볼넷 10삼진 2도루(3실패) 출루율 0.320, 장타율 0.339, OPS(출루율+장타율) 0.659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중견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맷 채프먼(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톰 머피(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불펜 데이를 치르는 가운데, 선발 투수는 돌튼 제프리스였다.

이에 맞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자렌 듀란(중견수)-라파엘 데버스(3루수)-롭 레프스나이더(좌익수)-타일러 오닐(우익수)-윌리어 아브레유(우익수)-코너 웡(포수)-도미닉 스미스(1루수)-엠마누엘 발데즈(2루수)-세단느 라파엘라(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커터 크로포드였다.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트리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초구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스트라이크(포심 패스트볼)를 그냥 지켜본 이정후는 2구째 몸쪽 높은 코스의 88.6마일(142.6km) 커터를 공략해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방망이에 맞는 순간, 안타임을 직감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이정후가 펜웨이 파크에서 처음으로 안타를 생산한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75.3마일(121.1km) 비거리는 238피트(72.5m), 발사각은 22도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후속 호르헤 솔레어가 유격수 파울 팝플라이 아웃, 라몬테 에이드 주니어와 맷 채프먼이 연속 삼진으로 각각 물러나며 홈을 밟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는 이후 타석에서 아쉽게 안타를 생산하지는 못했다. 이정후는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는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여전히 상대 투수는 선발 크로포드. 이정후는 초구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너클 커브)를 그냥 지켜봤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가운데 쪽에서 살짝 높은 코스로 92.2마일(148.3km)가 들어오자 이정후의 배트가 힘차게 돌아갔다. 하지만 타구가 멀리 뻗지 못한 채 보스턴 좌익수 롭 레프스나이더의 글러브에 들어가고 말았다.

가장 아쉬운 건 이정후의 세 번째 타석이었다. 팀이 2-4로 뒤진 가운데, 1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마운드에는 여전히 크로포드가 서 있었다. 이정후는 몸쪽 높은 코스의 커터를 그냥 지켜봤는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게임데이에 따르면 높은 코스에 공 반 개 정도가 살짝 걸쳐 있었다. 이어 2구째 다리 쪽으로 파고든 스위퍼를 가볍게 골라낸 이정후. 이어 3구째. 82마일(131.9km) 스위퍼가 몸쪽 낮은 코스로 형성되며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이었는데, 이정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으나, 보스턴 우익수 윌리어 아브레유의 글러브에 잡히고 말았다. 타구 속도는 99.4마일(159.9km), 비거리는 360피트(109.7m), 발사각은 22도였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홈런성 타구를 다시 한번 빼앗긴 순간이었다. 전날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0-4로 뒤진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섰다. 바뀐 투수 저스틴 슬레이튼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를 공략했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맞는 순간, 넘어가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현지 중계에 따르면 역방향으로 바람이 불면서 타구에 영향을 미쳤고, 끝내 잡히고 말았다. MLB.com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00마일(160.9km), 발사각은 34도. 비거리는 377피트(114.9m)였다.

이정후의 이 타구가 다른 구장이면 넘어갔을 것이 아쉽게 펜웨이파크에서는 빼앗기고 만 것이다.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타구는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를 비롯해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카우프먼 스타디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오클랜드 콜리세움,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 내셔널스 파크까지 4개 구장을 제외하고 모두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그리고 2일 세 번째 타석에서 날린 타구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홈구장 중 텍사스의 홈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 등 14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반면 샌프란스시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 등 16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되지 않는 타구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가 2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세 번째 친 타구가 메이저리그 14개 구장(왼쪽)에서는 홈런으로 인정되는 타구였다. /사진=베이스볼 서번트 갈무리
이정후가 2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세 번째 친 타구가 메이저리그 14개 구장(왼쪽)에서는 홈런으로 인정되는 타구였다. /사진=베이스볼 서번트 갈무리
이정후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8회초 선두타자로 네 번째 타석을 밟았다. 이정후는 초구 바깥쪽 볼(포심 패스트볼)을 골라낸 뒤 2구째 역시 바깥쪽으로 빠지는 포심 패스트볼을 지켜봤으나,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다만 게임데이 상에는 공이 2개 정도 빠진 볼로 표기됐다. 클린트 본드락 주심의 다소 황당한 볼 판정이었다. 이어 3구째. 이정후가 한가운데로 몰린 커터를 공략했다. 타구가 굉장히 잘 맞았다. 투수 옆을 빠르게 지나 2루 베이스를 향했다. 완벽한 중전 안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상대 시프트에 걸리면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비록 아웃되긴 했지만, 이날 전체적으로 타구 질이 매우 좋았다. 다음 경기를 더욱 기대케 하는 장면이었다.

8회 2구째 공(빨간색 원)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났으나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그래픽=MLB.com 게임데이 갈무리
8회 2구째 공(빨간색 원)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났으나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그래픽=MLB.com 게임데이 갈무리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3회초 머피가 좌월 솔로 아치를 그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자 보스턴은 곧장 경기를 뒤집었다. 무사 1, 2루 기회에서 디버스가 좌전 적시 2루타를 작렬, 2루 주자 라파엘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계속해서 후속 레프스나이더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듀란이 득점해 2-1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정후. /사진=SF Giants on NBCS 공식 SNS 갈무리
이정후. /사진=SF Giants on NBCS 공식 SNS 갈무리
샌프란시스코는 4회초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사 후 콘포토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에스트라다의 좌전 2루타 때 3루까지 갔다. 이어 야스트렘스키의 내야 안타 때 콘포토가 홈을 밟았다. 그러나 보스턴은 4회말 다시 리드를 가져갔다. 선두타자 웡의 좌전 2루타에 이어 1사 후 발데스가 좌전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후속 라파엘라가 유격수 뜬공에 그쳤으나, 듀란이 우익선상 적시 3루타를 치며 2루 주자 발데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점수는 4-2가 됐다.

계속해서 보스턴은 5회 한 점을 더 도망갔다. 선두타자 레프스나이더의 우중간 안타에 이어 2사 후 웡이 좌전 안타를 친 뒤 스미스가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7회에는 아브레유가 좌전 안타를 친 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웡의 중전 적시 2루타 때 득점에 성공, 6-2로 4점 차까지 벌렸다. 결국 경기는 보스턴의 6-2 승리로 마무리됐다. 샌프란시스코는 2연패에 빠진 채 14승 17패를 마크했다. 보스턴은 4연승을 질주하며 18승 13패를 기록했다.

이정후.
이정후.
이정후.
이정후.
한편 이정후는 샌디에이고와 개막 4연전에서 1개의 홈런을 포함해, 14타수 4안타(타율 0.286) 4타점 1득점 3볼넷 2삼진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29일 개막전부터 안타와 타점을 신고한 이정후는 30일에는 데뷔 첫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한 뒤 31일에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포까지 터트리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지난 1일 샌디에이고와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3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3출루 경기를 해냈다. 이어 LA 다저스와 3연전에서 이정후는 1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LA 다저스와 3연전 중 첫 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은 0.316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후 다저스와 2경기에서는 5타수 1안타, 4타수 무안타를 각각 기록하며 타율이 0.250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맞이한 홈 개막전. 상대는 다시 샌디에이고였다. 이정후는 홈 개막전과 2차전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하며 타율이 0.200까지 떨어졌으나, 8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1안타 1득점을 올리며 타율을 0.205로 소폭 끌어 올렸다. 이날 경기가 다시 이정후의 연속 안타 시작점이었다. 9일 워싱턴전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10일 역시 워싱턴을 상대로 멀티히트 경기를 해냈다. 이정후의 타율이 0.255까지 올라갔다. 11일 워싱턴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결장하며 휴식을 취했다.

이정후(왼쪽에서 3번째)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를 마치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왼쪽에서 3번째)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를 마치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를 앞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를 앞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어 13일부터 15일까지 치른 탬파베이와 3연전에서도 이정후는 계속해서 안타를 생산했다. 이정후는 13일 5타수 1안타 1득점과 함께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도루도 성공시켰다. 14일에는 2루타 1개를 쳐내며 5타수 1안타를 마크했고, 15일엔 또 도루에 성공하는 등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다시 마이애미로 원정을 떠난 이정후는 16일 4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한 뒤 17일 4타수 1안타에 이어 18일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어 19일 애리조나전에서 또 멀티히트 활약을 해낸 이정후는 20일 하루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결장했다. 당시 선발 역시 좌완 투수였다. 이정후는 21일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리는 등 또 멀티히트로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22일 애리조나전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이정후는 23일 뉴욕 메츠를 상대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마크하며 타율을 0.284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다 24일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마감한 뒤 25일 경기에서는 안타 없이 1볼넷을 기록했다. 이후 이정후는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피츠버그와 3연전에서 1안타씩 기록했다. 그리고 전날 생애 첫 펜웨이 파크 경기에서 침묵했으나, 다시 이날 안타를 생산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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