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마음이 좀 싱숭생숭하다”.
지난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는 ‘절친’ 박석민(전 NC 내야수)의 은퇴 소식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NC는 이날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큰 공을 세운 박석민의 은퇴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석민은 현재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육성 코치로 활동 중이다.
“석민이와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냈다. 초등학교 때 친선 경기를 하면 홈스테이도 하고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다.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항상 만나면 반갑고 통화도 자주 하는 사이다. 그런 석민이가 은퇴한다니까 마음이 좀 싱숭생숭하다”. 강민호의 말이다.
삼성의 안방을 지키는 강민호도 언젠가는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다가오기 마련. 그는 “(은퇴 시점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유니폼을) 벗을 생각이다. 경쟁력이 있다면 주변에서 은퇴하라고 해도 선수로 더 뛸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석민은 강민호를 두고 “친구지만 대단한 선수다. 포수로서 활약하는 거 보면 엄청 대단한 선수”라고 말했다. 이에 강민호는 “타고난 건강을 바탕으로 많은 경기에 뛸 수 있었다. 이렇다 할 큰 부상도 없었다”면서 “제가 늘 생각하는 건 현재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 지금껏 해온 건 중요하지 않다. 그건 나중에 은퇴했을 때 남들이 인정해주는 거다. 선수로 뛸 때 현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민호의 뒤를 받치는 포수 이병헌의 올 시즌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이어 호주 프로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서 뛰면서 야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강민호는 “호주에 다녀오고 나서 경기할 때 긴장하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벤치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컬러를 표현하는데 굉장히 뿌듯하다. 우리 팀에도 제 다음 포수가 나와야 하는데 이병헌이 잘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다”고 했다.
NC 김형준, KIA 한준수 등 20대 포수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과거 20대 포수의 선두 기수로 불렸던 강민호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무서운 거 없이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었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그저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자체가 즐거웠다. 젊은 포수들이 두려움 없이 지금은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이니까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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