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휴일을 즐기게 해주세요, 고마워요!"
손흥민(32)의 젠틀한 인터뷰 거절이 칭찬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의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뉴캐슬과의 친선전을 치렀다. 이어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은 외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EPL에서 35경기에 출전했다. 1월 초부터 2월 초까지 약 한 달 동안 아시안컵에 출전을 빼고 거의 모든 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지난 20일 셰필드와의 시즌 최종전이 끝나자마자 바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이틀 만에 경기를 뛰었다.
시즌 후에도 강행군을 펼친 손흥민은 믹스드존에서 기자들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미안함 가득한 표정으로 "오늘은 가봐도 되나? 그동안 인터뷰를 계속했고 어제도 기자회견을 했다. 이번엔 휴일을 즐기게 해달라. 고맙다"고 부탁했다. 이어 사과 제스처를 취하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그의 젠틀한 인터뷰 거절에 현지 기자들도 호의적으로 화답했다. 손흥민의 지친 상태와 강행군 일정을 잘 알고 있었던 터. 기자들은 떠나는 손흥민을 향해 "고마워 손흥민", "즐거운 휴가 되기를 바라"라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루카스 리날도 호주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손흥민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가장 멋진 방법으로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멜버른에서 지친 48시간을 보냈고 이제 휴식을 취할 충분한 자격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손흥민은 "EPL이 끝난 지 이틀 만에 호주에서 경기 한 뒤 그만의 놀라운 방식으로 언론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며 "절대 변하지 않길, 쏘니"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에서 약 61분을 뛰었다. 토트넘은 1-1로 전후반 경기를 마쳤지만 이어진 승부차기 이벤트에서 4-5로 패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종료 직후 열린 친선전이지만 두 팀은 묘한 라이벌 의식이 있다. 토트넘은 승점 66(20승6무12패)로 리그 5위, 뉴캐슬은 승점 60(18승6무14패)로 7위로 EPL 중상위권 팀들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후반 16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약 61분을 뛰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리그에서 보여줬던 모습처럼 활발한 몸놀림을 자랑했다. 슈팅 한 차례와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돌파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도 87%(34/39)에 달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상위권 평점인 7.2를 부여했다.
영국 '풋볼런던'은 이날 "많은 한국 팬들 앞에서 토트넘의 주장은 멋진 쇼를 보여주고자 했다. 옛 토트넘 동료인 키어런 트리피어와 경기 중 계속 부딪혔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였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슈팅한 존슨이 어시스트를 만들어 줬어야 했다. 손흥민이 일찍 교체되자 팬들은 아쉬움에 야유를 쏟았고 곧 환호가 이어졌다"고 호평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조국인 호주에서 열린 이 경기는 7만8419명에 달하는 팬들이 찾아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손흥민이 교체 아웃될 때 많은 팬이 손흥민 유니폼을 들고 함성을 질렀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손흥민을 필두로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제임스 매디슨과 파페 사르,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중원을 형성했다. 포백은 에메르송 로얄, 미키 반더벤,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였다. 골키퍼 장갑은 브랜든 오스틴이 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아크서클 뒤에서 중거리슛을 때렸다. 상대 수비수 손에 맞았지만 주심은 별다른 반칙 선언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 손흥민도 가볍게 항의하며 웃음을 보였다.
토트넘이 매디슨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전반 3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매디슨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를 가로채 수비수를 제친 뒤 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막판 손흥민의 어시스트가 아쉽게 무산됐다. 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은 문전으로 쇄도하는 존슨을 보고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존슨이 논스톱 슈팅으로 재빠르게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전반 막판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45분 오스틴 골키퍼가 낮게 올라온 크로스를 몸을 날려 쳐냈지만 세컨볼을 알렉산드르 이삭이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시즌 직후 친선전이지만 손흥민은 혼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전력 질주해 동료의 롱패스를 받아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사르의 슈팅이 수비에 걸렸지만 적극성이 돋보였다.
친선전인만큼 양 팀 모두 교체 카드를 적극 활용하며 유망주 등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절친 사이인 손흥민과 키어런 트리피어의 맞대결도 주목받았다. 둘은 각자 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둘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네 시즌 동안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트리피어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팀이 달라졌다. 이날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 트리피어가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하면서 둘이 부딪히는 상황이 많았다.
영국 '풋볼런던'은 23일 "손흥민과 트리피어, 이 친구들이 재회했다"며 "손흥민은 지난 맞대결에서 트리피어를 힘들게 했다. 호주에서 열린 이번 맞대결에서도 또 힘들게 할 생각이었다"면서 "하지만 둘은 바닥에 누워 농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전반 24분 드리블 돌파를 하다가 수비하던 트리피어와 뒤엉켜 넘어지자, 트리피어의 뺨을 때리며 웃었다. 둘은 잠시 대화를 나눴고 트리피어가 손흥민을 손을 잡고 일으켰다. 이후 둘은 다시 경기에 진지하게 임했다.
앞서 둘은 지난 12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는데 손흥민의 압승이었다. 트리피어가 손흥민의 돌파와 개인기를 막아내기엔 버거워 보였다. 당시 손흥민은 전반 26분 트리피어를 개인기로 완벽히 따돌리고 크로스를 올려 선제골을 도왔다. 토트넘의 두 번째 골도 트리피어가 손흥민에게 뚫리며 만들어졌다. 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트리피어와 일대일로 맞섰다. 이번에도 트리피어를 드리블로 농락하며 박스 안까지 파고들어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히샬리송이 왼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손흥민의 돌파를 트리피어가 효과적으로 저지했다.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하다가 트리피어에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정당한 몸싸움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이 웃는 얼굴로 주심에게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트리피어는 전혀 웃지 않았다. 자신이 반칙을 안 했다는 의미를 정확히 손흥민에게 전달한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둘은 몇 초전까지 웃으며 농담했을지 모르지만 지지 않겠다는 경쟁의 마음이 분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흰색 셔츠와 남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한 손흥민은 마중 나온 팬들에게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화답했다.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피곤한 내색 없이 팬들에게 인사했다.
한국에 도착한 손흥민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오는 6월에는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출전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싱가포르와 원정경기를, 11일에는 중국과 홈에서 대결한다.
한국은 월드컵 2차 예선 C조에 태국, 중국, 싱가포르와 함께 속했다. 현재 3승1무(승점 10)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중국(승점 7), 3위 태국(승점 4)의 추격을 받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오는 27일 6월 A매치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데 손흥민의 승선이 유력하다.
한편 KFA의 새 감독 찾기는 석 달째 표류 중이다. 5월 초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던 정해성 전력강화전력위원장의 계획은 완전히 틀어진 상황이다. 선임 작업 초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제시 마쉬 감독이 한국을 거절하고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또 다른 유력 후보였던 헤수스 카사스 현 이라크 대표팀 감독도 대한축구협회(KFA)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후보군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세뇰 귀네슈 감독이 선임된다는 튀르키예 매체들의 보도가 나왔지만 KFA가 이를 직접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손흥민은 뉴캐슬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공을 줄 감독님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지 취재진이 한국 국가대표 감독 질문을 했고 "내 역할은 (감독 선임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이다"라면서도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공을 가져다줄 적합한 감독을 찾았으면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국내 지도자와 외국인 지도자 중 누가 선임돼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누가 선임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두 장단점이 있다"라며 "국내 감독은 한국 문화를 잘 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감독 선임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본인 생각을 전했다.
한편 손흥민은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한달 넘게 결장했지만 팀 최다 득점, 최다 도움 공동 1위에 오르며 에이스 면모를 자랑했다. 리그 전체를 살펴봐도 수준급 기록이다. 손흥민은 득점 부문 8위, 도움 부문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개인 통산 세 번째 10-10(골-도움)을 올리며 역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2019~2020시즌 11골 10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에서 10-10을 올렸다. 이어 2020~2021시즌에도 17골10도움으로 2년 연속 10-10을 올린 바 있다. 경기 전까지 17골 9도움으로 도움 1개가 부족했던 손흥민은 리그 최종전에서 기어이 도움을 올리며 10-10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세 번째 10-10은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EPL에서 10-10을 3번 이상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6명뿐이다. 손흥민은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모하메드 살라, 디디에 드록바(이상 3회) 등 축구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계 매체 '스쿼카'는 손흥민의 10-10 달성을 조명했다. 매체는 "역대 EPL에서 3회 이상 10-10을 올린 선수는 6명뿐이다. 손흥민이 6번째로 이름을 새겨 넣었다. 쏘니(손흥민)가 레전드 반열에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20승6무12패(승점 66)로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은 놓쳤지만 다음 시즌에 유로파리그(UEL) 무대를 밟게 된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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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의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뉴캐슬과의 친선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사진=스포츠 바이블 갈무리 |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손흥민이 골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손흥민(32)의 젠틀한 인터뷰 거절이 칭찬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의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뉴캐슬과의 친선전을 치렀다. 이어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은 외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EPL에서 35경기에 출전했다. 1월 초부터 2월 초까지 약 한 달 동안 아시안컵에 출전을 빼고 거의 모든 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지난 20일 셰필드와의 시즌 최종전이 끝나자마자 바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이틀 만에 경기를 뛰었다.
시즌 후에도 강행군을 펼친 손흥민은 믹스드존에서 기자들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미안함 가득한 표정으로 "오늘은 가봐도 되나? 그동안 인터뷰를 계속했고 어제도 기자회견을 했다. 이번엔 휴일을 즐기게 해달라. 고맙다"고 부탁했다. 이어 사과 제스처를 취하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그의 젠틀한 인터뷰 거절에 현지 기자들도 호의적으로 화답했다. 손흥민의 지친 상태와 강행군 일정을 잘 알고 있었던 터. 기자들은 떠나는 손흥민을 향해 "고마워 손흥민", "즐거운 휴가 되기를 바라"라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루카스 리날도 호주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손흥민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가장 멋진 방법으로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멜버른에서 지친 48시간을 보냈고 이제 휴식을 취할 충분한 자격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손흥민은 "EPL이 끝난 지 이틀 만에 호주에서 경기 한 뒤 그만의 놀라운 방식으로 언론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며 "절대 변하지 않길, 쏘니"라고 전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종료 직후 열린 친선전이지만 두 팀은 묘한 라이벌 의식이 있다. 토트넘은 승점 66(20승6무12패)로 리그 5위, 뉴캐슬은 승점 60(18승6무14패)로 7위로 EPL 중상위권 팀들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후반 16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약 61분을 뛰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리그에서 보여줬던 모습처럼 활발한 몸놀림을 자랑했다. 슈팅 한 차례와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돌파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도 87%(34/39)에 달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상위권 평점인 7.2를 부여했다.
영국 '풋볼런던'은 이날 "많은 한국 팬들 앞에서 토트넘의 주장은 멋진 쇼를 보여주고자 했다. 옛 토트넘 동료인 키어런 트리피어와 경기 중 계속 부딪혔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였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슈팅한 존슨이 어시스트를 만들어 줬어야 했다. 손흥민이 일찍 교체되자 팬들은 아쉬움에 야유를 쏟았고 곧 환호가 이어졌다"고 호평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손흥민. /AFPBBNews=뉴스1 |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손흥민을 필두로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제임스 매디슨과 파페 사르,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중원을 형성했다. 포백은 에메르송 로얄, 미키 반더벤,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였다. 골키퍼 장갑은 브랜든 오스틴이 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아크서클 뒤에서 중거리슛을 때렸다. 상대 수비수 손에 맞았지만 주심은 별다른 반칙 선언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 손흥민도 가볍게 항의하며 웃음을 보였다.
토트넘이 매디슨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전반 3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매디슨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를 가로채 수비수를 제친 뒤 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막판 손흥민의 어시스트가 아쉽게 무산됐다. 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은 문전으로 쇄도하는 존슨을 보고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존슨이 논스톱 슈팅으로 재빠르게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전반 막판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45분 오스틴 골키퍼가 낮게 올라온 크로스를 몸을 날려 쳐냈지만 세컨볼을 알렉산드르 이삭이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시즌 직후 친선전이지만 손흥민은 혼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전력 질주해 동료의 롱패스를 받아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사르의 슈팅이 수비에 걸렸지만 적극성이 돋보였다.
친선전인만큼 양 팀 모두 교체 카드를 적극 활용하며 유망주 등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영국 '풋볼런던'은 23일 "손흥민과 트리피어, 이 친구들이 재회했다"며 "손흥민은 지난 맞대결에서 트리피어를 힘들게 했다. 호주에서 열린 이번 맞대결에서도 또 힘들게 할 생각이었다"면서 "하지만 둘은 바닥에 누워 농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전반 24분 드리블 돌파를 하다가 수비하던 트리피어와 뒤엉켜 넘어지자, 트리피어의 뺨을 때리며 웃었다. 둘은 잠시 대화를 나눴고 트리피어가 손흥민을 손을 잡고 일으켰다. 이후 둘은 다시 경기에 진지하게 임했다.
앞서 둘은 지난 12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는데 손흥민의 압승이었다. 트리피어가 손흥민의 돌파와 개인기를 막아내기엔 버거워 보였다. 당시 손흥민은 전반 26분 트리피어를 개인기로 완벽히 따돌리고 크로스를 올려 선제골을 도왔다. 토트넘의 두 번째 골도 트리피어가 손흥민에게 뚫리며 만들어졌다. 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트리피어와 일대일로 맞섰다. 이번에도 트리피어를 드리블로 농락하며 박스 안까지 파고들어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히샬리송이 왼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손흥민의 돌파를 트리피어가 효과적으로 저지했다.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하다가 트리피어에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정당한 몸싸움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이 웃는 얼굴로 주심에게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트리피어는 전혀 웃지 않았다. 자신이 반칙을 안 했다는 의미를 정확히 손흥민에게 전달한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둘은 몇 초전까지 웃으며 농담했을지 모르지만 지지 않겠다는 경쟁의 마음이 분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손흥민. /AFPBBNews=뉴스1 |
한국에 도착한 손흥민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오는 6월에는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출전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싱가포르와 원정경기를, 11일에는 중국과 홈에서 대결한다.
한국은 월드컵 2차 예선 C조에 태국, 중국, 싱가포르와 함께 속했다. 현재 3승1무(승점 10)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중국(승점 7), 3위 태국(승점 4)의 추격을 받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오는 27일 6월 A매치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데 손흥민의 승선이 유력하다.
한편 KFA의 새 감독 찾기는 석 달째 표류 중이다. 5월 초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던 정해성 전력강화전력위원장의 계획은 완전히 틀어진 상황이다. 선임 작업 초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제시 마쉬 감독이 한국을 거절하고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또 다른 유력 후보였던 헤수스 카사스 현 이라크 대표팀 감독도 대한축구협회(KFA)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후보군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세뇰 귀네슈 감독이 선임된다는 튀르키예 매체들의 보도가 나왔지만 KFA가 이를 직접 반박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이어 국내 지도자와 외국인 지도자 중 누가 선임돼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누가 선임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두 장단점이 있다"라며 "국내 감독은 한국 문화를 잘 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감독 선임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본인 생각을 전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
특히 개인 통산 세 번째 10-10(골-도움)을 올리며 역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2019~2020시즌 11골 10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에서 10-10을 올렸다. 이어 2020~2021시즌에도 17골10도움으로 2년 연속 10-10을 올린 바 있다. 경기 전까지 17골 9도움으로 도움 1개가 부족했던 손흥민은 리그 최종전에서 기어이 도움을 올리며 10-10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세 번째 10-10은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EPL에서 10-10을 3번 이상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6명뿐이다. 손흥민은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모하메드 살라, 디디에 드록바(이상 3회) 등 축구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계 매체 '스쿼카'는 손흥민의 10-10 달성을 조명했다. 매체는 "역대 EPL에서 3회 이상 10-10을 올린 선수는 6명뿐이다. 손흥민이 6번째로 이름을 새겨 넣었다. 쏘니(손흥민)가 레전드 반열에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20승6무12패(승점 66)로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은 놓쳤지만 다음 시즌에 유로파리그(UEL) 무대를 밟게 된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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