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FA컵 정상에 서면서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하지만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잔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2-1로 승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지난 시즌 결승전서 맨시티에 당한 아쉬움을 되갚은 맨유는 통산 13번째 FA컵 정상에 섰다. 지난 루이 반 할 감독 시절이던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무엇보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카라바오컵(EFL컵) 우승에 이어 맨유서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알렉스 퍼거슨 이후 2년 연속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텐 하흐 감독이 처음이다.
또 리그 8위 맨유는 FA컵 우승팀이 가질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까지 거머쥐게 됐다. 이 여파로 6위 첼시는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로 밀렸고, 7위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유럽대항전 기회가 사라졌다.
맨유가 아니라 맨시티가 우승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첼시가 유로파리그에 나가고 뉴캐슬이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티켓을 가져갔을 것이다.
시즌 마지막 도박에 성공한 텐 하흐 감독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결과가 신통치 않았던 텐 하흐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맨유에서 계속 지휘봉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맨유 수뇌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영국 '미러'는 26일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참담한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보낸 텐 하흐 감독의 경질 보도가 나왔다"면서 "짐 랫클리프 경이 이끄는 맨유 최고 수뇌부가 다음 주 회의를 갖고 텐 하흐 감독의 운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영국 '가디언'은 "텐 하흐 감독이 FA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시즌 맨유 감독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글로벌 매체 '디애슬레틱'은 "랫클리프 경과 이네오스 스포츠 디렉터 데이브 브레일스포드 경 등이 포함된 고위 인사들이 감독 교체가 필요한지 결정하기 전 최악의 리그로 판명된 결과에 대한 사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을 8위로 마감했다. 부상이 겹치며 수비 조직이 무너져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텐 하흐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단 장악력에 대한 문제점도 함께 불거졌다. 리그 8위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악의 성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텐 하흐 감독 경질 루머는 끊이지 않았다. 토마스 프랑크 브렌트포드 감독,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 키어런 맥케나 입스위치 타운 감독 등이 맨유가 접촉한 감독 후보들이라고 알려졌다.
맨유 구단주인 랫클리프 경 역시 텐 하흐 감독의 잔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는 텐 하흐 감독의 미래가 이미 결정된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진 것이 사실이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 직후 잉글랜드 전설 개리 리네커로부터 '마지막 경기를 했는가'라는 질문에 "모르겠다"면서 "내 일은 팀을 준비하고 팀을 발전시키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것은 나를 위한 프로젝트이다. 내가 합류했을 때는 엉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나아졌지만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맨유의 상황을 돌아봤다.
또 그는 "축구는 트로피를 드는 것이다. 나는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최고의 축구를 하고 싶지만 결국 경기에서 이기고 트로피를 들어올려야 한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가져온 정신입니다. 이번이 단 한 번의 기회였고 우리는 해냈다.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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