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KBO리그 역수출 신화의 호투가 타선 침묵 및 끝내기패배에 빛이 바랬다.
메릴 켈리(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호투에도 노 디시전에 그쳤다.
2점의 리드를 안은 1회말 선두타자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를 중전안타로 내보냈지만, 헬리엇 라모스를 유격수 직선타, 마이클 콘포토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진 병살타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맷 채프먼과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를 연달아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커브와 싱커의 떨어지는 각이 예리했다. 이어 타일러 피츠제럴드 상대 2루타를 허용한 가운데 패트릭 베일리를 투수 직선타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베일리의 잘 맞은 타구가 글러브 안으로 들어오는 행운이 따랐다.
3회말 또한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선두타자 그랜트 맥크레이가 2루 도루에 성공, 순식간에 무사 2루 득점권 위기가 찾아왔다. 이후 브렛 와이즐리가 진루타를 치면서 1사 3루 상황이 이어졌지만, 야스트렘스키를 루킹 삼진, 라모스를 유격수 땅볼 처리,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켈리는 2-0으로 앞선 4회말 첫 실점했다. 선두타자 콘포토와 채프먼(2루타)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으며 무사 2, 3루에 몰렸다. 웨이드 주니어와 피츠제럴드를 연속 삼진 처리하면서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으나 베일리를 만나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2B-1S 불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4구째 낮은 싱커가 야속하게도 동점타로 이어졌다.
켈리는 5회말 와이즐리-야스트렘스키-라모스를 삼자범퇴 처리,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이후 6회말 선두타자 콘포토 상대 2루타를 맞았지만, 채프먼을 중견수 뜬공, 웨이드 주니어를 유격수 직선타, 피츠제럴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막아냈다.
켈리는 2-2로 맞선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베일리-맥크레이-와이즐리 상대 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 이닝을 달성했다. 4월 4일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7이닝 2실점 1자책) 이후 155일 만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켈리는 2-2 동점이던 8회말 조 맨티플리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94개(스트라이크 61개). 7이닝 2실점 역투에도 승리가 불발된 켈리였다.
설상가상으로 애리조나는 2-2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 피츠제럴드의 중전안타와 2루 도루로 처한 무사 2루 위기에서 베일리 상대 끝내기 2루타를 맞으며 뼈아픈 역전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3연승 좌절과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79승 62패)에 그대로 머물렀다.
한편 켈리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원투펀치를 담당했다. 2017년 16승을 비롯해 4시즌 통산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남겼고, 이에 힘입어 2019시즌 애리조나와 2+2년 계약에 골인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이후 2022년 5월 2년 총액 1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까지 이뤄냈다.
어느덧 빅리그 6년차를 맞이한 켈리의 시즌 기록은 9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4.08(53이닝 24자책)이다. 지난 4월말 어깨 부상을 당해 8월 12일 복귀까지 약 4개월의 장기 재활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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