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두산이 오매불망 기다린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30)의 복귀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로써 두산의 2024시즌 외국인선수 농사는 역대급 ‘흉작’으로 마무리됐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지난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취재진과 만나 브랜든 근황 이야기가 나오자 “브랜든은 잊어버리십시오”라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브랜든은 아직도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부상 이후 6주를 쉬고 두 차례 불펜피칭 이후 또 5주가 지났다. 사실상 12주가 넘도록 실전 등판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부터 복귀 준비를 해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라고 아쉬워했다.
브랜든은 지난 6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자진 강판했다.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후속타자 전병우를 상대하던 도중 몸에 이상을 감지하며 벤치에 신호를 보냈고, 트레이너와 상태를 확인한 뒤 이영하에게 바통을 넘겼다.
브랜든은 병원 정밀 검진 결과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됐다. 최소 6주간 재활이 불가피하다는 소견에 따라 두산은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를 단기 대체 외국인투수로 데려왔다.
브랜든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8월 3일 첫 불펜피칭을 실시할 때만 해도 순위싸움이 절정인 9월 복귀가 점쳐졌지만, 다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모든 스케줄이 중단됐다. 두산은 8월 21일 시라카와와 보름간 계약을 연장했고, 시라카와마저 8월 27일 우측 팔꿈치 통증이 발생해 고국 일본으로 떠났다. 이 모든 게 브랜든의 예상치 못한 장기 재활로 인해 벌어진 악재였다.
브랜든의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총액 113만 달러(계약금 25만, 연봉 75만, 인센티브 13만)에 계약을 연장했지만, 4월 중순 허리 근육 긴장으로 인한 통증 소견을 받으며 약 3주 동안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후 5월 1일 부상에서 복귀해 9경기를 소화했는데 어깨에 문제가 발생해 사실상 이대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인센티브를 제외한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거머쥔 브랜든의 기록은 14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3.12가 전부다.
두산은 브랜든의 복귀 무산으로 사실상 선발 3명으로 남은 12경기를 치른다. 일단 다음주는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조던 발라조빅, 1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최승용, 14일 잠실 KT전 곽빈이 차례로 출격한다.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플레이오프 이상 진출하지 않는 한 브랜든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감독은 “공을 잡을 시점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남은 선수들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브랜든마저 14경기를 뛰고 이탈하면서 두산의 2024시즌 외국인선수 농사는 역대급 ‘흉작’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 라울 알칸타라와 총액 150만 달러, 브랜든과 113만 달러에 재게약하고, 새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를 70만 달러에 영입했지만, 알칸타라는 7월 4일, 라모스는 7월 23일 나란히 웨이버 공시되며 팀을 떠났다. 외국인선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4위에 올라 있는 두산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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