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5강 도전에 큰 고비를 맞았다. 확실한 5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파이어볼러’ 문동주(21)도 어깨 피로감으로 등판을 걸렀다. 투수진이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전천후 투수’ 장민재(34)가 1군 콜업을 받았다.
한화는 경기가 없던 지난 9일 우완 투수 한승주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우완 투수 장민재를 등록했다. 한승주가 최근 4경기 연속 실점으로 흔들린 상황에서 투수 엔트리를 조정하며 장민재를 불렀다.
지난 6월16일 엔트리 말소된 장민재에겐 85일 만의 1군 복귀. 그 사이 2군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구원을 넘나들며 꾸준히 준비했다. 후반기에 한화 마운드가 안정을 찾으면서 1군 복귀가 늦었지만 시즌 말미에 마침내 기회가 왔다.
장민재는 올 시즌 1군에서 20경기 모두 구원등판, 22⅓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4.03 탈삼진 15개를 기록했다. 주로 추격조 상황에 등판해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2군에서 묵묵히 공을 던지며 때를 기다렸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14경기(10선발·43⅓이닝) 3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2.91 탈삼진 37개. 지난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전은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뒀다. 8월 이후 7경기(4선발·24이닝) 3승1홀드 평균자책점 1.50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민재는 지난해에도 시즌 막판 전천후 투수로 나서며 팀에 힘을 보탠 기억이 있다. 9월5일 1군 복귀 후 12경기(12이닝)에서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5개로 활약하며 한화의 탈꼴찌에 기여했다.
올해도 날짜상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1군에 올라왔는데 시즌은 16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팀 상황은 훨씬 더 중요해졌다. 지난해 9월에는 이미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크게 멀어진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5위 KT에 2.5경기 뒤진 7위로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다. 한 번쯤은 추격 기회가 더 올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살리기 위해선 마운드 안정이 필수다. 한화가 한여름부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마운드 안정이었다.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은 가운데 박상원과 김서현을 재발견한 불펜이 안정을 찾으면서 쭉쭉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마운드 힘이 떨어졌다. 김기중이 2군을 다녀온 뒤 확실한 5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문동주가 어깨 피로 누적으로 지난 8일 잠실 LG전 선발등판이 불발됐다. 후반기 8경기(45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위력을 떨친 문동주는 시즌 초중반 견갑골 통증으로 100% 구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어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7~8일 LG전에서 불펜 요원 이상규(3이닝 1실점), 신인 조동욱(2이닝 2실점)을 각각 선발로 내세우며 연이틀 불펜 데이를 치러야 했던 한화는 9실점, 14실점으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길게 던져줄 투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장민재가 올라왔다. 만약 문동주가 이번 주에 돌아오지 못하면 한화는 오는 13~14일 사직 롯데전에서 또 이틀 연속 선발 로테이션이 빈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장민재가 대체 선발로 들어갈 수 있고, 불펜 데이라면 롱릴리프를 맡을 수 있다. 구속은 느려도 포크볼이란 확실한 무기가 있고, 공격적인 승부를 하는 장민재는 이닝을 길게 끌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전천후로 쓰임새가 있는 장민재 같은 투수가 있어야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인다.
장민재는 지난해 12월 한화와 2+1년 총액 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16년째 원클럽맨으로 뛰고 있다. 올해는 1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지만 정말 중요할 때 다시 올라왔다. 존재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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