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척척박사] 2-49. CST의 철학적 지향과 과제
입력 : 2024.09.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채준 기자]
/사진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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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이 먼저냐 행정학이 먼저냐?

행정에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행정 자체요 다른 하나는 행정학이다. 학문으로서의 행정학과 정부와 공공기관의 행정 즉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질서와 안녕을 위하여 움직이는 행정이 그것이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상호의존적으로 발전해왔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이 무익한 것처럼 행정학이 먼저냐 행정이 먼저냐의 논쟁을 벌일 필요는 없다.

필자가 행정학을 처음 접한 것은 1973년 2년제 서울대 부설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에 입학하면서이다. 당시엔 그 이름도 쟁쟁한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님들께서 직접 라디오 강의로 행정학을 가르쳤다. 한 강좌가 15분에 압축된 질높은 강의였다.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하고 연필을 들고 필사적으로 받아적으면서 밤늦은 시간과 새벽 시간 2년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 접한 행정학은 정말 재미있었다. 행정(학)이 나의 체질인 거 같았다. 돌이켜보면 구체적인 인간의 삶의 한 영역으로서 국민의 삶에 관한 정부의 역할이 나에게 공적 인식(public mind)을 심어주면서 이 학문의 초보적인 지식을 스폰지처럼 흡수하게 했다.

같은 해에 5급 을류(현 9급) 행정직 시험에 합격하여 지방의 어느 우체국에 생애 첫 발령을 받았다. 24시간 맞교대를 하는데 밤을 꼬박 세면서 작은 산처럼 쌓이는 우편물을 분류하여 전국의 수신처별로 함에 넣는 작업이었다. 이른바 발착계의 최말단 일을 맡아서 했다. 행정학의 학문에서 배운 내용과 너무 이질적이라고 생각되었다. '행정서기보 직책의 직무가 이런 것인가?'라는 혼란이 왔다.

열여덟 살 고교를 갓 졸업한 촌놈이니 눈치 혹은 요령이 너무 없어서 집배원 아저씨들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고지식하게 혼자서 밤새 파김치가 되도록 편지봉투와 소포 덩이를 분류하였으니 말이다. 나중에 크리스마스 전날 밤 과로로 쓰러지면서 뜨거운 눈물도 흘렸다. 그래도 행정의 범주에서 나는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왜나면 행정학은 참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고뇌와 방황 가운데 바로 다음 단계 4급을류(현 7급) 행정직 시험에 도전하고 바로 합격했다. 이후 군 제대 후에 다시 발령을 받은 어느 중앙부처에서의 일은 중요한 국가정책의 보조역할이었다. 정말 설레고 재미있고 긴장되고 흥분되는 일이었다. 이후의 삶은 행정학의 학문적 성장과 행정인으로서의 도전과 성취의 길을 평생 병행하는 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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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은 무엇을 위해 하는가?

행정사법인 CST(culture문화·sports스포츠·travel관광)와 함께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행정은 무엇을 위해 하는가? 행정의 철학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부닥친다. 종교적으로 인간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아내나 남편 자녀 가족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며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우리 헌법에는 국민의 권리 장에서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랑과 행복이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선인가 보다.

70년대 초에 내가 처음 공부하였던 당시의 <현대> 행정은 교과서에서 사회 보호와 안정, 변동의 촉진과 조정, 국가사회발전을 선도하는 계획수립과 추진 등으로 요약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행정의 사명 혹은 책무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듯하다. 추가할 게 있다면 21세기 글로벌 사회에서 격동의 국제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국민의 안녕과 복리를 증진하고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으로서 지구 차원의 규범 형성에 대한 책무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 부가될 것이다.

국제위기와 남북한 간 긴장 구도에서 국방과 총력안보는 필수이면서! 국가발전과 고속성장의 시대를 지나 고도화 첨단화되는 인공지능시대에 개개인의 삶은 가치를 추구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한국인은 또한 성정(性情)으로 볼 때 더디거나 불편함을 못 참는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행정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매우 고도화하고 세밀하게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그것이 행정을 더욱 기민하고 고도화하는데 상승작용도 한다. 이것은 국민 문해력이나 정보해력(information literacy)이 세계 최고인 데서 더욱 현저하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 행정에서 일반인들의 행정에 대한 접근은 고도화 전문화하는 행정의 세부영역에 들어가면 사실 쉽지 않다. 행정의 간소화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지금 간단한 민원 사항은 대체로 전자민원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조금 깊이 들어가면 행정 분야별 전문화 고도화의 수준은 매우 높아진다. 여기서 민관 거버넌스의 중간자 역을 자임하는 CST의 역할이 있다. 그것은 행정관서에서 해결할 민원을 지닌 시민의 입장을 돕는 일이나 문화체육관광문화유산분야의 종사자나 단체 혹은 관련 기관에서 요청하는 프로젝트나 연구용역의 경우에서도 그 역할은 유사하다. 즉 그들의 행정적 요구를 받아서 해법을 제시하고 구체적이고 타당하며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써 행정수요자의 욕구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그러하다.
미래 행정의 철학은 무엇이어야 하나?

여기서 '행정의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린다. 종국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실현하며 지구적 과제에 대한 책무도 다하는 행정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CST는 특히 문화 거버넌스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감당하여 나갈 것이다. 그것은 행정인으로서 또 행정학도로서 평생을 보내온 많은 동지들과 또 문화체육관광문화재분야의 전문영역별 최고의 전문가 풀(pool)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CST 모든 분들의 한결같은 바램일 것이다.

막스웨버의 이념형 관료제로부터 출발한 현대 행정학이 100년 전 미국에서 있었던 얘기다. 처음 학문적인 정체성을 세워나갈 초장기에 학자들은 '행정이란 예술인가 기술인가?'의 논쟁을 벌였다. 그때는 이게 논쟁거리가 되었다. 능률성과 효과를 따지는 게 중요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21세기 행정은 예술성을 가득 품은 기술이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즉 행정이 예술로서 인정받으려면 얼마나 잘 해야 할까? 라는 물음에 대하여 '예술적이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감동을 주고 아름다움의 극치에 도달하여야 함을 내포한다. 내용이나 대안의 제시에서 탁월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나라의 행정인은 역대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정부의 공직을 메꾸어왔다. 고도화하는 현대사회에서 행정인이 지금도 과연 최고의 인재들인가에 대하여 논란이 있겠다. 그래도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한다는 행정이념에 대해 헌신하는 대다수 공직자의 마음은 공직사회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기반이다. 이 점에서 문화행정인의 경우에도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행정영역이 되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것이 광의의 문화행정과 문화영역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도 미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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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신드롬의 플랫폼으로서의 씨에스티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은 장르 불문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할 뿐 아니라 창의와 도전에서는 가히 지구촌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이 컬쳐(K-culture)로 대변되는 한국의 문화 현상은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도전과 공감으로 가득 메우고 있다. 이건 비단 문화예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스포츠도 그렇고 문화유산의 경우에도 그러하다.

오늘날 한국문화의 세계적 선호의 원류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세계인이 늘어날수록 한국문화의 원형질이라 할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재평가와 탐색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서 입증되고 있고 문화유산 복원기술에서 그러하고 세계 최고의 고품격 고품질 전시기법과 디자인 능력에서 그러하다. 창의와 도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신과 노력이 오늘날의 <케이 신드롬>을 계속 만들고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스포츠 과학과 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정예 최정상급 고난도 종목에서의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획득이 이를 웅변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전이(shift)를 보이는 점, 최고의 예의와 품격(manner)을 갖추어서 팬서비스와 언론인터뷰를 하는 모습 등은 세계인의 호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 CST의 역할은 명백해진다. 문화 분야 민 관 거버넌스의 중재자이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다. 광의의 문화에는 문화예술 문화콘텐츠 종교 전통예술 스포츠와 스포츠산업, 관광인프라와 관광진흥정책,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등 매우 광범위하다. 이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과 각 분야 공공단체와 민간단체, 개별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CST의 민 관 거버넌스의 플랫폼에서 문제해결과 중재와 대안을 만족스럽게 찾도록 하는 일이다.

CST의 확장된 미션

여기서 CST의 책무와 역할의 지향점을 도출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의 문화체육관광문화유산 영역의 모든 행정과 그들의 관심사와 애로사항에 대하여 CST 최고의 전문성과 역량을 결집하여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는 성과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고객에 대한 대한민국 유일의 CST 이름에 걸맞은 품질을 지닌 성과물을 제공한다는 거다.

지난 2년여 동안은 도전과 인내와 응전의 과정이었다. 앞으로 구체적인 CST의 미션은 첫째로, 문화행정 민원의 보다 품격 높은 해소와 서비스를 하는 일, 둘째로, 문화종사자 및 유관 기관단체의 용역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충분하고도 완전한 결과물의 제시, 셋째로, 정부와 지자체의 과업에 대하여 정부의 관점을 충족하면서 '민관 거버넌스의 가교' 역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만족도 높은 피드백을 하는 일, 그리고 넷째로는 문화 분야 종사자와 미래의 문화종사 지망생에 이르기까지 그들에게 문화행정과 정책에 대한 이해와 체계적인 내용을 교육하고 이를 통하여 문화행정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다.

이상의 미션을 위하여 그간의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CST의 3차 연도 내에 더욱 체계화하고 성숙한 성과물들을 만들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CST가 문화체육관광문화유산 분야 종사자와 기관단체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꼭 필요한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박광무 행정사법인 CST 대표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행정척척박사] 2-49. CST의 철학적 지향과 과제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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