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캔자스시티 로열스 바비 위트 주니어(24)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2년 연속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유격수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2년 연속이 아니라 30-30을 두 번 해낸 유격수도 위트 주니어가 최초다.
위트 주니어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코프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2회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시즌 30호 도루.
32홈런 30도루를 기록한 위트 주니어는 2년 연속 30-30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에는 30홈런 49도루로 캔자스시티 구단 역사상 최초 30-30 선수가 된 바 있다.
2년 연속 30-30을 해낸 유격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가 처음이다. 앞서 윌리 메이스(1956~1957년), 바비 본즈(1977~1978년), 론 갠트(1990~1991년), 배리 본즈(1995~1997년), 블라디미르 게레로 시니어(2001~2002년), 알폰소 소리아노(2002~2003년, 2005~2006년), 라이언 브론(2011~2012년) 등 7명의 선수들이 8차례 백투백 30-30을 달성했다.
하지만 유격수로는 누구도 2년 연속 30-30을 달성한 적이 없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가 이렇게 잘 치고 잘 달리는 게 쉽지 않다. 앞서 1996년 배리 라킨,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7년 지미 롤린스, 2008년 핸리 라미레즈, 지난해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위트 주니어 등 6명만이 달성했다.
위트 주니어가 유격수로 가장 먼저 2년 연속 30-30 고지를 밟은 가운데 린도어(뉴욕 메츠)가 도루 3개를 추가하면 역대 두 번째 2년 연속 30-30 유격수가 된다. 지난해 31홈런 31도루를 기록한 린도어는 올해도 31홈런 27도루를 기록 중이다. 린도어보다 7살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위트 주니어의 기록은 더더욱 놀랍다.
위트 주니어는 전날(17일) 디트로이트전에서 시즌 32호 만루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치면서 시즌 200안타도 달성했다. 2012년 데릭 지터가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기록한 유격수 최다 216안타 기록 경신도 넘보고 있다.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캔자스시티에 지명되며 초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은 위트 주니어는 2022년 데뷔 첫 해부터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20홈런 30도루로 활약했다. 지난해 158경기 타율 2할7푼6리(641타수 177안타) 30홈런 96타점 49도루 OPS .813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자 캔자스시티는 올해 2월 위트 주니어와 11년 2억887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2시즌 경력밖에 안 되지만 엄청난 재능을 확인한 캔자스시티는 주저하지 않았다. 연장 계약 첫 해부터 위트 주니어는 152경기 타율 3할3푼1리(604타수 200안타) 32홈런 108타점 123득점 30도루 OPS .984로 잠재력이 대폭발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 타율, 안타, 득점 1위에 오른 위트 주니어는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도 +17로 AL 1위에 올라있다. 공수에서 그야말로 MVP급 성적을 내고 있지만 운이 너무 없다. 하필이면 우타자 역대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애런 저지(양키스)와 같은 리그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저지는 올해 149경기 타율 3할2푼1리(530타수 171안타) 53홈런 136타점 OPS 1.148로 리그를 폭격 중이다.
다른 해였더라면, 저지와 리그가 달랐더라면 위트 주니어의 성적은 MVP로 확정적인 수준이다. 유격수 역사를 통틀어 손에 꼽히는 성적으로, 리그 최초 2년 연속 30-30 유격수라는 타이틀도 MVP 후보에 잘 어울린다. 그러나 MVP를 꿈도 꾸지 못할 만큼 저지라는 벽이 너무 높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