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못 칠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그런데 과정을 곱씹어 보면 너무 뼈아프다. 겨우 5강의 희망을 이어가는 시점에서 과정이 좋지 않은 패배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5로 역전패를 당했다. 3연승을 달리던 중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62승 69패 4무로 7위를 지켰다.
이날 삼성과 경기를 치른 KT 위즈가 수원 삼성전에서 6-8로 패하면서 승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가졌지만 실패했다. 여전히 5위 KT와 승차는 3.5경기다.
이날 롯데는 팽팽한 투수전의 양상 속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전날(17일) 힛 포 더 사이클을 때려낸 고승민이 3회 2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1-0의 리드를 잡았다.
선발 김진욱은 2회 무사 1,2루, 3회 무사 1,3루, 5회 1사 2,3루의 실점 위기를 차례대로 맞이했지만 무실점으로 버텼다. LG 타자들이 침묵을 지켰지만 김진욱도 흔들리지 않았고 스스로 무너지지 않았다. 김진욱은 6회 박동원 오지환 이영빈은 3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 했다.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승리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도 선취점을 뽑았지만 LG 선발 임찬규의 팔색조 피칭에 속수무책이었다. 선취점을 뽑은 게 다행이었다. 7회 2사 1,2루에서 임찬규를 강판 시킨 뒤 이지강을 상대했다. 돌아온 고승타석. 그러나 이지강의 초구를 때린 타구는 잘 맞았지만 중견수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8회 올라온 필승조 김상수가 1사 후 문보경에게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초구 129km 포크볼을 밀어 넣다가 일격을 당했다. 안일한 승부의 대가는 1-1 동점포였다.
이후 김상수는 박동원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잡았다. 2사 후 오지환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그리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분위기였다.
그런데 한순간에 기류가 바뀌었다. 오지환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내줄 수는 있다. 하지만 포수 정보근의 2루 송구가 다소 엇나갔고 유격수 박승욱, 2루수 고승민이 아무도 잡지 못했다. 중견수 방향으로 송구가 흐른 뒤 오지환에게 3루를 내주는 듯 했다.이후 다시 실책이 나왔다. 윤동희의 3루 송구 자체도 타이밍이 늦었는데, 3루수 손호영과 백업을 들어간 투수 김상수가 이 송구를 아무도 잡지 못했다. 이 송구는 그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안전진루권으로 오지환을 홈까지 들여보냈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1-2 역전 점수였다. 추가 실점은 없었고 손호영이 8회말 동점 솔로포를 다시 뽑아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듯 했다.
추가점은 없었다. 9회초 마무리 김원중이 올라왔지만 박해민과 김현수에게 연속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홍창기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작전에 당해 역전타를 내줬다. 오스틴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해 순식간에 2실점 했다. 2-4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김원중은 9회를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9회말 박승욱과 대타 이정훈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 무사 1,2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롯데는 1점 밖에 만회하지 못했다. 4연승 실패.
패할 수는 있지만.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8회 아무도 잡지 못한 송구처럼 5강의 희망도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