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신은 공평한 것인가. 남다른 타격 재능으로 KBO리그를 폭격 중인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수비에서 연이은 실수를 범하며 30실책 고지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김도영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타석에서의 모습은 화려했다. 첫 타석부터 엄청난 스윙으로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KIA 원정팬들을 열광시켰다. 1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볼카운트 0B-1S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의 2구째 128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로 연결했다. 경기 후 최승용이 “난 타구가 넘어간 줄 알았다”라고 말할 정도로 궤적이 큼지막했다.
이후 박찬호가 볼넷과 2루 도루로 무사 2, 3루 밥상을 차린 가운데 김선빈이 침착하게 2루수 땅볼을 날렸고, 김도영이 이 틈을 타 선취 득점을 올렸다.
김도영은 이 득점으로 135득점 고지를 밟으며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타이기록에 도달했다.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의 역대 한 시즌 최다 135득점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이었다.
3회초와 5회초 연달아 중견수 뜬공에 그친 김도영은 7회초 2사 1루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출루를 달성했다. 그리고 9회초 2사 1, 2루에서 우익수 뜬공을 치며 경기 종료를 알렸다.
국내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에 홈런 3개, 도루 1개가 남은 김도영은 이날 KIA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3루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타구가 뜨기라도 하면 마치 홈런이 나온 것처럼 팬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수비는 프로야구 정규시즌 MVP를 바라보는 슈퍼스타답지 않았다. 첫 실책은 3회말 발생했다. 2사 1, 3루 위기에서 이유찬이 친 타구가 마운드 위에 높이 뜬 가운데 유격수, 3루수, 1루수가 모여들었고, 3루수 김도영과 1루수 변우혁이 캐치를 서로 미루다가 결국 타구가 땅에 떨어졌다. 김도영이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포구가 이뤄지지 못하며 실책으로 기록됐다. 그 사이 3루주자 강승호가 득점.
6회말 수비도 아쉬웠다. 무사 2루 위기에서 허경민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뒤로 빠트리며 2루주자 정수빈에게 홈을 내주고 말았다. 타구가 글러브에 맞아 속도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발 빠른 정수빈이 3루를 거쳐 재빨리 홈에 도달했다. 김도영이 시즌 30실책 고지에 올라선 순간이었다.
김도영은 2024시즌 실책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2개를 추가하면서 2위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21개)과의 격차는 9개로 벌어졌다.
아울러 김도영은 2001년 이후 단일 시즌 최다 실책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2023년 NC 다이노스 김주원(29개), 2021년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9개)이 종전 최다 실책자였는데 김도영이 단숨에 이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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