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는 KBO 역대 4번째 진기록을 세웠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 투수로 던지고, 2차전에 구원 투수로 던진 기록이다. 1999년 쌍방울 오상민 이후 무려 25년 만에 나온 기록.
헤드샷 퇴장이라는 돌발 변수가 있어서 가능했다.
에르난데스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 1회 공 5개만 던지고 퇴장을 당했다. 몸쪽으로 던지려는 직구(144km)가 손에서 빠지면서 허경민의 헬멧을 강타했고, 규정에 따란 헤드샷 퇴장이 됐다.
에르난데스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2-0으로 앞선 8회 불펜 투수로 등판해 2이닝 'KKK' 퍼펙트 피칭으로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1차전 패전 투수가 됐지만, 2차전 세이브 투수가 된 것.
염경엽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 브리핑에서 “에르난데스가 한 4회에 퇴장 당했으면 2차전에 못 썼을 거다. 1회에 (퇴장이) 나와서 바로 2차전에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차전에 불펜을 총동원해서 했고, 2차전은 손주영과 에르난데스를 ‘1+1’ 쓸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1차전에 에르난데스가 퇴장당한 후에 9명의 불펜을 줄줄이 투입했는데, 7-14로 패배했다.
염 감독은 “손주영이 2차전 선발로 나가서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바로 바꿀 생각이었다. 에르난데스에게 '2회고 3회고 무조건 나간다'고 미리 얘기 했다. 주영이가 평소와 달리 1회부터 전력으로 던지더라”고 말했다.
손주영은 전날 경기 후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1차전을 보다가 에르난데스가 1회 퇴장 당하는 것을 보고 '혹시 2차전에 내가 안 나가나, 에르난데스가 선발로 나가나' 라고 생각했다. 에르난데스가 2차전 불펜 대기한다는 얘기를 듣고, 1회부터 전력으로 던지고, 4이닝 정도 막고 뒤에 에르난데스에게 맡길 생각이었는데 컨디션이 좋아 잘 던졌다"고 했다.
뒤를 믿고 1회부터 전력 투구로 150km가 직구를 던진 손주영은 7회까지 4피안타 1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 기록이었고,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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