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34)이 현역에서 은퇴하고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
키움은 지난 7일 “팀 재정비를 위해 선수단을 정리했다. 현역 은퇴를 결정한 정찬헌도 재계약 대상자 명단에서 빠졌다. 정찬헌은 코치로 제 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보직은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정찬헌은 부상과 싸우며 굴곡이 많은 커리어를 보냈다. 2008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1순위) 지명으로 LG에 입단하며 프로커리어를 시작한 정찬헌은 데뷔 시즌 39경기(106⅓이닝) 3승 1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하며 성적은 다소 아쉽웠지만 데뷔시즌부터 선발투수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 2009년에는 불펜투수로만 나가며 55경기(76⅓이닝) 6승 5패 1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8을 기록했다.
2010년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정찬헌은 2010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2013년 팀에 돌아왔다. 복귀 후에는 주축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33경기(247⅓이닝) 18승 20패 16홀드 44세이브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부상은 틈틈히 정찬헌의 발목을 잡았다. 2016년 황색인대골화증으로 인해 경추 수술을 받았고 2018년에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고전했다. 결국 2019년에도 황색인대골화증으로 인한 허리 수술을 받았다.
허리 수술로 인해 현역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있을 정도로 우려가 컸지만 정찬헌은 놀랍게도 2020년 선발투수로 1군에 복귀했다. 연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선발투수밖에 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정찬헌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선발투수로 준비를 한 것이다. LG는 정찬헌의 허리 상태를 고려해 당시 신인투수였던 이민호와 함께 10일 로테이션으로 기용을 했다. 정찬헌은 19경기(110⅓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데뷔 첫 완봉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2021년에도 선발투수로 활약한 정찬헌은 시즌 도중 서건창(현 KIA)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당시 키움은 선발투수 보강이 절실했고 정찬헌은 키움 이적 후 11경기(56⅓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데뷔 첫 10승에는 아쉽게 딱 1승이 부족했다.
정찬헌은 2022년에도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후반기 급격히 페이스가 하락하며 20경기(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후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키움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FA 시장에 나섰지만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2023년 3월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해 FA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던 정찬헌은 키움과 재계약에 성공하며 가까스로 KBO리그에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성적도 14경기(72이닝) 2승 8패 평균자책점 4.75로 나쁘지 않았지만 허리 상태가 또 악화돼 결국 8월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고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5월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정찬헌은 6월 1군 복귀에 성공했지만 2경기(7이닝) 1패 평균자책점 14.14을 기록하며 난타당했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7월 31일 NC전(4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 패전), 8월 22일 KT전(5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을 기록한 것이 마지막 등판 기록이 됐다. 올 시즌 4경기(16이닝) 2패 평균자책점 7.88을 기록하는데 그친 정찬헌은 결국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407경기(830이닝) 50승 63패 28홀드 46세이브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유망주 시절 큰 기대를 모았던 정찬헌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 때문에 결국 모두의 생각보다 훨씬 일찍 커리어를 마감하게 됐다. 하지만 정찬헌을 고생하게 만든 황색인대골화증은 발병시 현역 커리어를 5년 이상 이어가는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야구선수에게 치명적인 난치병이었음에도 정찬헌은 첫 발병 후 8년이나 커리어를 이어가며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난치병으로 아쉽게 일찍 현역 커리어를 끝낸 정찬헌은 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정찬헌이 앞으로 지도자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팬들도 응원하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