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세대교체 기수 역할을 해야 하는 한화 이글스 문동주(21). 하지만 어쩌면 세대교체 대표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국제대회부터 합류가 힘들게 됐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11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대비한 팀 코리아 훈련 소집 인원 35명을 선발해 발표했다. 구단별로는 LG 6명, KT 4명, SSG 2명, NC 3명, 두산 4명, KIA 7명, 롯데 2명, 삼성 4명, 한화 1명, 키움 2명이 선발됐다. 포지션별로는 투수 17명, 포수 3명, 내야수 9명, 외야수 6명으로 구성됐다. 두산 김택연은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소집일 기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있는 구단 소속 선수의 경우, 해당 팀의 포스트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합류할 예정이다.
전력강화위원회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LA 올림픽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20대 중심의 젊은 선수들로 예비 명단을 구성했다”라며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에 이어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가야할 젊은 선수들이 프리미어12를 통해 한 층 수준 높은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실한 국가대표 에이스인 한화 문동주(21)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한국 야구는 2023년 WBC의 대참사 이후 확실한 세대교체 작업에 착수했다. 2023년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시작이었다. 강백호(KT), 김혜성(키움), 노시환(한화) 등이 대표팀 전면에 등장했고 리그 대표 영건들인 문동주, 원태인(삼성) 등이 본격적으로 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지기 시작했다.
특히 문동주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일찌감치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낙점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중요했던 대만전 2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특히 결승전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금메달을 이끌었다. 새로운 국가대표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까지 참가하면서 국가대표 에이스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MLB 월드투어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선발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스페셜게임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했지만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이었다. 1군 118⅔이닝으로 끊었고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10이닝 162구, APBC에서 1경기 5이닝 102구를 던졌다.
올해도 스페셜매치 때문에 시즌을 사실상 일찍이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쌓인 피로가 누적됐고 시즌 출발도 빨랐기에 부하가 오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올해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전반기 부진 끝에 두 차례 2군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후반기에는 8경기(45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결국 우측 어깨 피로 누적 증세로 9월 3일 등판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고 시즌도 조기 마감했다. 대표팀의 에이스지만 한화 구단의 미래이기도 하다. 문동주를 전략적으로 보호할 수밖에 없고 또 실제로 부상 위험도 크다.
이런 상황을 KBO에 설명하면서 문동주의 프리미어12 대회 참가는 불발됐다. 미래를 담보로 당장의 성공을 원한다면 한국 야구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당연한 결정이다.
다만, 문동주가 이렇게 세심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면, 향후 국제대회 대표팀의 마운드 구상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문동주는 2022년 6월 이미 우측 어깨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으로 3개월 가량 재활을 한 바 있다. 투구폼 자체는 무리가 없다고 하더라도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이기에 몸 전체에 부하가 쏠릴 수밖에 없다.
신체적으로 성숙해지지 않을 수도 있는 20대 초반의 선수이기에 문동주를 향한 세심한 관리는 당연하다. 그러나 대표팀 입장에서는 향후 사활을 걸고 있는 2026년 WBC,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에서 문동주의 컨디션에 의문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 에이스의 등장에 안도했던 한국 야구, 하지만 반면에 에이스의 몸 상태에 대한 꾸준한 체크와 관리 문제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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