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가 팀을 위한 헌신적인 태도로 감독을 감동시켰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T 위즈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을 치른다. 벼랑 끝 승부다. 승리 팀은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패배 팀은 탈락이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7월말 대체 선수로 LG에 합류했다. 확실한 1선발 투수로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정규 시즌에서 11경기(구원 2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에르난데스를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불펜투수로 뛰었던 경험이 있는 에르난데스는 "팀 승리가 최우선이다"며 불펜 등판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염경엽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5차전을 앞두고 에르난데스에게 감동받은 사연을 전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고마운게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해줘서 감독으로서 엄청 고맙다. 4차전에서도 9회 끝나고 (우리가) 1점 나면 1이닝 더 던지겠다고 말했다. 엄청 감동을 받았다. 그런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는 3-1로 앞서다 선발투수 엔스가 4회말 집중타를 맞으며 3-4로 역전됐다. 3-5로 뒤진 8회초 상대 포수의 포일과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1~3차전에서 모두 등판한 에르난데스가 4차전에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에르난데스는 8회 2사 1,3루에서 장성우를 2루수 땅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9회말에는 1사 후 김상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2사 후 배정대 타석에서 2차례나 폭투가 나오면서 2사 3루 위기가 됐다.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이닝(32구)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멀티 이닝을 던졌고 투구 수도 30개가 넘었다. 그런데도 에르난데스는 만약 LG가 리드를 잡으면, 10회말에도 계속 던져 1이닝을 더 책임지겠다는 뜻을 먼저 감독에게 말한 것. 1년 계약으로 몸이 재산인 외국인 선수 처지에서 이 정도로 헌신적인 선수는 없다.
LG가 10회초 득점에 실패하면서, 투수는 에르난데스에서 백승현으로 교체됐다. 결국 LG는 연장 11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에르난데스는 1~4차전 전 경기에 등판해 6⅓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기출루 주자 실점도 없다.
1차전 2-3으로 뒤진 8회 등판해 2이닝(27구)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LG는 타선이 터지지 않아 1점 차로 석패했다. 2차전에서는 4-2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등판했다. 1⅔이닝(38구)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7일 하루 쉬고, 3차전에서 LG는 6-3으로 앞선 9회 마무리 유영찬이 등판했는데, 1사 1루에서 배정대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6-5 한 점 차가 됐다. 에르난데스가 급하게 등판해 가볍게 공 4개로 2아웃을 잡고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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