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KT 위즈를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3승2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 좌완 손주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며 2경기 7⅓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의 특급 피칭으로 LG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KT를 4-1로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선발 임찬규는 6회까지 80구를 던지며 단 2피안타만 맞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3-0으로 앞선 7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자 무척 아쉬워했다. 김광삼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교체없이 다독인 후 내려갔다. 강백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가 됐다.
황재균의 타석에서 LG는 임찬규를 교체하고, 6회 이미 몸을 풀었던 손주영을 투입했다. 손주영은 첫 타자 황재균 상대로 5구째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 위기가 됐다. 다시 김광삼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경기 후 손주영은 무사 만루 상황에 대해 “투수코치님이 올라오셨잖아요. 근데 불펜을 봤는데 엘리(에르난데스 애칭)가 빨리 몸을 풀고 있는 거예요. ‘이거 안 된다. 엘리가 3이닝을 던질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조금 더 끓어오르더라. ‘엘리를 지켜야 된다’ 이런 마음이 있어서, 대구를 가서도 엘리가 던져야 되기 때문에 차라리 오늘 내가 다 끝내야 되나 이런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한 템포 쉰 손주영은 김상수를 직구(148~149km) 4개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4구째 149km 직구가 S존 상단을 벗어난 하이패스트볼이었는데, 구위가 좋아서 헛스윙이 나왔다. 배정대의 1루 땅볼 때 2루에서 선행 주자가 아웃되면서 3루주자가 득점했다. 3-1이 됐고, 2사 1루와 3루에 주자가 있었다.
직구 위주 피칭에서 오윤석 상대로는 슬라이더-커브-슬라이더-커브를 던지며 3차례 헛스윙을 이끌어 삼진을 잡아냈다. 오윤석은 낙차 큰 커브에 꼼짝없이 당했다. 큰 위기를 넘긴 손주영은 덕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손주영은 “변화구 커브 포크볼이 후반기 때 제구가 많이 늘었다. (포수) 동원이 형이랑 같이 하다 보니까, 동원이 형이 내가 뭐가 좋은지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동원이 형 사인만 믿고 계속 던졌다”고 말했다.
7회초 큰 위기를 넘겼고, 7회말 LG는 1점을 뽑아 4-1로 점수 차를 벌렸다. 8회는 쉬웠다. 심우준을 5구째 직구로 헛스윙 삼진, 대타 문상철을 초구 커브로 우익수 뜬공 아웃, 로하스를 5구째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9회 에르난데스에게 공을 넘겼다. 에르난데스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손주영은 지난 8일 3차전에서 선발 최원태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64구)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구원승을 기록했다. 손주영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들어갔지만,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응원만 했다. 개인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인생투를 선보이며, 데일리 MVP(상금 100만원)로 뽑혔다.
이틀 쉬고 5차전 또 불펜으로 등판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에 "임찬규, 손주영, 에르난데스 3명으로 끝내면 베스트다"라고 최상의 마운드 운영 복안을 드러냈다. 5차전 2이닝 무실점으로 또다시 데일리 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손주영은 “오늘 자신 있었다. 어제 쉬는 날인데 개인 훈련을 했다. 테스트를 해보니까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공 제대로 나온다’. 트레이닝 파트도 도와주시고, 어제 오늘 계속 마사지를 받았다. 오늘 경기 1시간 전부터 마사지를 해주시고 너무 감사하다. 또 내가 다니는 한의원 원장님도 몸 관리를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2차전에서는 불펜 대기를 하며 몸을 풀었지만 등판은 하지 않았다. 3차전 3회 구원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차전은 쉬고, 5차전 다시 불펜으로 나와 2이닝 무실점.
올해 선발로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른 뒤 첫 포스트시즌에서 낯선 불펜투수 역할을 잘 수행했다. 손주영은 “사실 컨디션 조절이 쉽지는 않았어요. 진짜 쉽지 않았고 1~2차전 때는 너무 피곤했다. 3차전 때 던지고 나서 4차전을 경기 보는 게 더 힘들었다. 너무 막 긴장되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오후 훈련하는데 감기 기운이 좀 있고 몸살처럼 막 힘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코치님께 말씀드리고 약 먹고 좀 잤어요. 배려를 좀 받았죠. 코치님께서 ‘들어가서 좀 쉬어라’ 하시고, 자고 일어나니까 좀 괜찮아져서 잘 된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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