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누가 올라오든 빅매치이다.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대비 맹훈련을 펼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가 LG 트윈스의 승리로 끝나면서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격돌을 벌인다. 결국은 KIA의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다. 이범호 감독은 파트너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구장과 엔트리 등 조건이 바뀌기 때문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누가 올라오든 전통의 빅매치가 성사된다. 삼성이 올라오면 1993년 이후 31년 만에 '88 시리즈'가 열린다. 현재 4차전으로 확장한 대구광주고속도로의 예전 이름은 88고속도로였다. 삼성은 번번히 국보투수 선동열이 버티는 해태의 벽에 막혀 시리즈 우승을 못했었다. 해태는 1986년 삼성과 첫 격돌해 4승1패 우승을 차지했고 1987년 4승 무패로 2연패를 차지했다. 1993년에는 삼성에게 1승1무2패로 몰렸으나 이종범의 뛰는야구를 앞세워 3연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삼성은 올해 하위권으로 평가를 받았으나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김영웅, 김지찬 등 젊은 타자들이 대거 도약했고 구자욱과 베테랑 포수 강민호,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병호가 신구조화를 이루면서 빠르면서도 강한 빅볼 타선을 구축했다. 15승 에이스 원태인과 11승 데니 레예스 원투펀치를 가동한다. 11승 코너와 필승맨 최지광과 백정현까지 부상으로 빠져 선발진과 불펜진이 다소 헐거워졌다. 이 부분을 어떻게 메우는 것이 숙제이다.
LG 트윈스가 시리즈에 올라오면 1997년 이후 27년만에 '호남선시리즈'가 펼쳐진다. 해태는 1983년 한국시리즈에서 LG 전신 MBC 청룡을 4승1무로 일축하고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 재대결을 펼쳤고 시리즈 MVP 이종범의 맹활약을 앞세워 4승1패로 제압하고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시즌 중에도 해태와 LG 잠실경기는 만원관중이 찾아오는 빅매치였다.
염경엽 감독이 이끈 LG는 빠른 야구가 강점이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신민재와 박해민 등 2개의 도루로 추가점을 올리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손주영을 멀티이닝 필승맨,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묘책으로 준플레이오프를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작년 우승 경험을 갖춘 주전들이 건재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갖추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까지 잡고 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명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올해 KIA는 양팀에게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LG는 13승3패, 삼성은 12승4패로 크게 앞섰다. 팽팽하게 펼치다 경기후반 역전승도 많았다. 두 팀 모두 불펜이 KIA 타선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와 단기전은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 분위기 싸움이 시리즈를 지배한다. 시즌에서 KIA에게 약했던 투수들도 집중력을 갖고 던지기 때문에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범호 감독도 "정규리그 성적은 의미가 없다. 양팀 모두 빠른 야구를 펼친다. 이것을 막아야 하고 우리도 빠른 야구를 해야되는게 숙제이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KIA는 팀타율 3할1리의 강력한 타선이 강점이다. 여기에 40도루 김도영을 비롯해 박찬호 최원준 소크라테스를 9번~3번에 집중배치해 작전과 뛰는 야구로 실마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