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과연 승부수를 던질까. 순리대로 갈까.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무대에서 맞대결을 한다. LG는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KT를 3승2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와 삼성은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툰 이후 가을야구에서는 22년 만에 맞붙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1일 KT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리하고 플레이오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언급했다. 염 감독은 "1차전 최원태, 2차전 손주영"이라고 말했다. 손주영이 11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불펜투수로 나와 2이닝을 던졌다.
염 감독은 "주영이도 많이 던져버리면 2차전 선발을 하기가 애매하니까. 30구 정도 던질 거였다. 이틀 쉬면 충분히 선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 전체 투구 수를 합쳐도 100개가 안 되니까"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손주영의 몸 상태, 회복력을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손주영은 올해 5선발로 로테이션을 돌면서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냈다.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28경기에 등판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7위,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다승왕 삼성 원태인(평균자책점 3.66) 다음으로 2위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반 "5선발 중에서는 최강이지 않을까. 장차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을 잇는 좌완 선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손주영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며 2경기 7⅓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의 특급 피칭으로 LG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지난 8일 3차전 5⅓이닝(64구)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지난 11일 5차전 2이닝(29구)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손주영은 3-0으로 앞선 7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선발 임찬규에 이어 등판했다.
첫 타자 황재균 상대로 볼넷을 내보내 무사 만루가 됐다. 너무 힘이 들어가 공이 높았다. 김광삼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고 내려갔다. 손주영은 김상수를 하이패스트볼(149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배정대의 1루 땅볼 때 2루에서 선행 주자가 아웃되면서 3루주자가 득점했다. 3-1이 됐고, 2사 1루와 3루에 주자가 있었다. 오윤석을 슬라이더-커브-슬라이더-커브를 던져 3차례 헛스윙을 이끌어 삼진을 잡아냈다. 8회는 삼진 2개를 잡으며 삼자범퇴로 끝냈다.
5차전이 끝나고 손주영은 인터뷰 도중 '감독이 2차전 선발로 나간다고 했다'고 하자, “네? 2차전이요? 토일월...이틀 쉬고 나가야 돼요?”라고 깜짝 놀랐다. 일단 1차전 선발은 최원태로 발표됐다. 손주영은 “그러면 엔스가 2차전이고, 제가 3차전으로 알고 있는데요”라고 말했다.
손주영은 “(이틀 쉬고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무리에요. 무리”라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선발로 나가면 어느 정도 완급 조절도 해야 하고, 계속 전력으로만 던지면 이닝을 많이 소화 못하기 때문에 그래도 한 90% 정도로 계속 던지면서 위기 때는 100% 이상으로 던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스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던지고, 3일 쉬고 4차전 선발로 던졌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간다면 4일 쉬고 던져야 한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발 투수가 4일턴을 하는데, 2번 연속은 안 할 계획이다. 힘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또 엔스가 4차전에서 3⅓이닝 4실점으로 그렇게 좋은 투구 내용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엔스를 3차전, 임찬규를 4차전 선발로 생각했다.
하지만 손주영의 몸 상태를 보고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손주영은 13일 대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2차전은 내일이잖아요. 아직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 염경엽 감독은 감독실에서 나와 "손주영은 3차전 선발이다"고 밝혔다.
손주영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유일하게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투수였다. 2022년 5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가까이 재활을 마치고 시즌 후반에 1군에 복귀했다.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등판해 무실점 완벽투를 보여주고 있다.
손주영은 '주위에서 다들 좋아하겠다'는 말에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고 누나도 많이 좋아하더라. 야구에 관심이 좀 많이 생겼다. 그리고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다니는 한의원 원장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또 트레이닝 파트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어제부터 오늘도 경기 1시간 전부터 (피로 회복) 마사지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