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A 외국인 타자 타일러 오스틴 쿨한 인터뷰 화제
[OSEN=백종인 객원기자] 충격적인 하극상이다. 1위가 3위에게 패해 탈락 위기에 처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를 하극상(下剋上)이라고 부른다.
18일 도쿄돔에서 열린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CS) 세컨드 스테이지 3차전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3위로 올라온 DeNA 베이스타즈에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은 1승 3패가 됐다.
베이스타즈는 페넌트레이스에서 5할 승률(0.507)을 간신히 넘겼다. 1위 요미우리에 8게임이나 뒤진 채 턱걸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정작 가을야구가 시작되면서 강력하게 변신했다. CS 1라운드(퍼스트 스테이지)부터 5연승의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위 한신 타이거스와 2게임을 모두 잡고, 요미우리에도 3연승 중이다.
이제 1승만 더하면 일본시리즈에 올라 대권을 다투게 된다. 상대는 니폰햄 파이터즈를 꺾은(4승 무패) 소프트뱅크 호크스다.
반면 4년 만의 리그 우승을 기뻐하던 요미우리는 포스트시즌서 기로에 섰다. 1위 팀에 주어진 어드벤티지 1승을 빼면, 자력으로 얻은 승리가 하나도 없는 셈이다.
무엇보다 타격 침체가 결정적이다. 1~3차전까지 3게임에서 얻은 점수가 2점뿐이다. 이날도 2회 오카모토 가즈마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으나, 이후 타선이 꽁꽁 묶여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취임 첫 해인 아베 신노스케(44) 요미우리 감독은 패전 후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접전을 펼치기는 했지만…. 어쨌든 선수들의 의지를 두고 봅시다”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15초 만에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끝내 버린 것이다.
반대로 화제가 된 코멘트가 있다. DeNA의 외국인 타자 타일러 오스틴(33)의 한 마디다. 그는 4회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2경기 연속 홈런의 활약을 펼쳤다. 그 덕에 기자들이 주변에 몰렸다. ‘무슨 공을 쳤냐’ ‘소감이 어떠냐’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와중에 누군가 묻는다. ‘오늘은 부인이 보이지 않던데….’
어디나 비슷하다. 선수 가족은 대개 관중석 어딘가에서 응원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아내는 더 그렇다. 타지 생활하는 남편을 위해 박수라도 한번 보태야 한다는 마음일 것이다.
오스틴의 부인 스테파니 다나도 다르지 않다. 전날도 백스톱 뒤편에서 남편을 지켜보고 있었다. 홈런이 나왔을 때는 열렬히 환호하는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잡혔다. 그런데 이날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타일러 오스틴의 대답에 모두가 빵 터진다. “아내가 오늘 미용실 예약이 있었다. 그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세상 쿨한 남편이다. 몇 마디를 더 보탠다. “(홈런 장면은)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봤다고 하더라.”
타일러 오스틴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홈런으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양키스에서 데뷔했다. 콜업된 첫 날이다. 정확하게는 2016년 8월 14일 경기였다. 7번 타자 1루수로 나갔다. 그런데 첫 타석에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이 생긴다.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음 타자도 루키였다. 26살의 애런 저지다. 그 역시 똑같이 홈런을 터트렸다. 데뷔 첫 타석인 두 타자가 백투백을 기록한 것이다. 당연히 MLB의 유일한 기록이다.
오스틴은 이후 미네소타, 샌프란시스코, 밀워키를 전전했다. 그리고 2020년부터 요코하마 주민이 됐다. 벌써 5년째다. 화끈한 장타력으로 장수 외국인이 됐다. 올 연봉은 4억 3600만 엔(약 40억 원)으로 알려졌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아내는 고교(조지아주 코니어스 헤리티지) 시절에 만났다. 동창이 아니라, 라이벌 학교의 매니저였다. 둘은 긴 연애 기간을 거쳐 2018년에 결혼했다.
그녀 역시 요코하마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존재다. 웬만한 할리우드 스타 못지 않은 스타일 덕택이다. 현재도 모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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