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경기에 3600억을 태워?'' 텐 하흐 유임은 역시 '미친 짓'이었다...''맨유, 여름에 잘랐어야지''
입력 : 2024.10.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고성환 기자]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뒤늦은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캐러거는 맨유가 지난여름 텐 하흐를 해고하지 않아 2억 파운드(약 3582억 원)짜리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리더십 그룹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28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텐 하흐가 맨유 남자 1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라며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맨유는 "텐 하흐는 2022년 4월에 부임해 2023년 카라바오컵과 2024년 FA컵에서 우승하며 두 개의 국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가 우리와 함께하는 동안 해준 모든 일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행운이 깃들길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공석이 된 맨유 사령탑은 일단 뤼트 반니스텔루이 코치가 맡을 예정이다. 맨유는 "정식 감독을 선임할 때까지 반니스텔루이가 현 코칭팀의 지원을 받아 임시 감독으로 팀을 이끈다"라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은 현지 시각으로 월요일 아침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는 지난여름 1년 계약 연장을 맺으면서 2026년 6월까지 맨유를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거듭된 성적 부진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텐 하흐 감독은 2022년 여름 맨유에 부임했다. 그는 네덜란드 무대에서 아약스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돌풍과 에레디비시 3회 우승을 일궈냈기에 기대가 컸다. 맨유 수뇌부는 구단 체질 개선을 맡을 적임자로 텐 하흐 감독을 선택했다.

첫 시즌 성과는 고무적이었다. 텐 하흐 감독은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다잡으며 맨유를 리그 3위로 올려뒀다. 게다가 리그컵 정상에 오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맨유가 무관을 벗어난 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한 2016-2017시즌 이후 6년 만이었다. 

하지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성적이 나빠졌다. 맨유는 2023-2024시즌 UCL에서 갈라타사라이와 코펜하겐에 발목을 잡히며 조별리그 꼴찌로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PL)에서도 8위에 그쳤다.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졋다.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맨유는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잡아내며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맨유 보드진도 다시 고민에 빠졌고, 텐 하흐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맨유는 올 시즌에도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PL 9경기에서 3승 2무 4패에 그치며 14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맨유 역사상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UEL 무대에서도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아직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14경기 4승에 불과하다.

결국 맨유 보드진도 인내심을 잃었다. 맨유는 페네르바체 원정에서도 앞서 나가다가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고, 웨스트햄 원정에서도 결정력 난조에 시달리며 1-2로 패했다. 결과를 떠나 내용도 최악이었던 만큼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텐 하흐와 재계약을 맺은 지 고작 3달 만의 일. 캐러거는 맨유가 지난여름 그를 경질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경질은 여름에 일어나야 했다. 그런데 텐 하흐에게는 그런 일이 없었다. 이건 새로운 보드진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캐러거는 "그들은 한 일은 리그 9경기를 위해 캔을 걷어찬 게 전부다. 그리고 그 대가로 2억 파운드를 지불했다"라며 "그들은 과거 감독과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클럽에 왔을지도 모른다.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텐 하흐를 계속 고용했다는 사실은 미친 짓처럼 보인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실제로 맨유는 텐 하흐 감독과 함께 부활을 꿈꾸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만 1억 9000만 파운드(약 3345억 원)를 쏟아부었다. 조슈아 지르크지, 레니 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마누엘 우가르테를 영입하며 전 포지션에 걸쳐 선수단을 보강했다.

사실 텐 하흐 감독이 지원을 받지 못한 적은 없었다. 그가 2022년 맨유에 부임한 이후로 쓴 이적료는 무려 6억 파운드(약 1조 564억 원)에 달한다. 이는 PL에서 첼시 다음으로 많은 지출액. 문제는 안토니와 메이슨 마운트, 라스무스 호일룬 등 대형 영입들이 대부분 실패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맨유는 텐 하흐 감독에게 거액의 경질 위약금까지 안겨줘야 한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가 받게 될 위약금은 1600만 파운드(약 287억 원)가 넘는다. 그나마도 UCL 진출에 실패하면서 연봉이 감액된 덕분이다. 맨유로서는 괜히 시간을 끌었다가 구단 역사상 최다 위약금을 지불하게 됐다.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서 기록한 성적은 통산 128경기 72승 20무 36패다. 승률은 56.3%. 이는 알렉스 퍼거슨 경 시대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맨유에서는 주제 무리뉴 감독(58.3%)만이 텐 하흐 감독보다 높은 승률을 남겼다.

한편 맨유의 다음 사령탑 후보로는 여러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유력했던 토마스 투헬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에 부임했지만, 사비 에르난데스 전 바르셀로나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

이외에도 브렌트포드에서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 소속이 없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 에딘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도도 잠재적 후보로 알려졌다. 프랭크 감독은 지난여름에도 맨유와 연결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아모림 감독이 1순위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는 아모림을 새 감독으로 선임하는 계약을 진행 중이다. 아모림 역시 기회를 잡을 의향이 있다"라며 "맨유는 스포르팅에 1000만 유로(약 150억 원)를 지불하고 아모림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전했다.

캐러거는 사비 감독을 추천했다. 그는 "사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다. 역대 최고의 스페인 선수"라며 "사비는 바르셀로나를 지휘했고, '넥스트 펩'처럼 보였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를 꺾기도 했다. 그는 현재 실직 중이므로 더 쉬워졌다. 사비도 나쁘지 않은 선임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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