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하와이 연가>의 출연자이자 그래미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하와이 연가>의 이진영 감독과 나눈 인터뷰, 스페셜 포스터를 공개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영화 <하와이 연가>의 두 번째 에피소드 ‘할머니의 놋그릇’에서 ‘오빠생각’, ‘아리랑’, ‘대니 보이’ 3곡을 연주한다. 콘서트 홀이 아닌, 하와이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연주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의 모습과 친숙하면서 애달픈 비올라 선율은 관객에게 눈과 귀 호강을 제대로 시켜줄 예정이다.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를 배경으로 한 <하와이 연가> 두 번째 에피소드 ‘할머니의 놋그릇’은 1912년 17세 나이에 ‘사진 신부’가 되어 낯선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하와이로 떠난 실존 인물 ‘임옥순’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세 곡 모두 고향에 대한 ‘임옥순’의 그리움과 절절한 심경을 대변하며, ‘임옥순’ 의 내레이션은 ‘천만 배우’ 예수정이 맡아 깊이를 더한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할머니의 놋그릇’ 속 연주에 대해 언급하며 “저 역시 한국 전쟁 고아였던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어머니의 성함은 ‘이복순’이고, 저의 미국 가족인 오닐 가에 입양되셨습니다”라고 가족사를 밝혔다. 한국을 떠나 머나먼 타지로 가게 된 여성이라는 점에서 ‘사진 신부’ 임옥순과도 공통점이 있다. 어머니를 떠올리던 리처드 용재 오닐은 “어렸을 때는 한국이 ‘미지의 나라’처럼 느껴졌는데, 20대에 한국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며 그 뿌리를 찾기 시작했고 어머니의 나라와 가족의 유산을 찾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또 “2004년 KBS <인간극장> 등의 다큐멘터리로 저와 어머니 이야기가 한국 대중에게 소개됐는데, 많은 사람이 우리를 따뜻하게 환영해주었죠. 그게 벌써 20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그때 한국 분들이 보여준 사랑과 환대가 마음 깊이 남아 있어요”라고 ‘미지의 나라’였던 한국에 대한 따스한 마음도 전했다.
‘할머니의 놋그릇’에는 자신의 할머니 ‘임옥순’을 떠올리는 손자 게리 박 작가(하와이대학 영문과 명예교수)의 회상 또한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담긴다.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도 ‘할머니’는 각별한 의미를 품고 있었다. 그는 “할머니는 80대에도 저를 레슨에 데려다주시며 힘이 되어주신, 굉장히 강인한 분이셨다”며 “저와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고 가장 깊이 의지했어요. 아직도 할머니가 그립고, 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셨어요”라고 돌아봤다. 또 “만약에 마법의 타임캡슐이 있어서 과거의 사람들, 아버지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현재로 데려올 수 있다면 모두 콘서트 홀에 모시고 싶어요.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면, 그분들이 모두 여기 있으면 얼마나 멋질까요?”라며 애틋한 심경도 드러냈다.
히스토리 뮤직 필름 <하와이 연가>는 121년 하와이 한인 이민사를 ‘월클’ 뮤지션들의 음악과 함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로 그려낸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힘겨운 타향살이 속에서도 조국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고 꿋꿋이 살아간 하와이 이민자들과 자신의 어머니의 공통점 또한 언급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 역시 전쟁을 겪고, 어렸을 때 부모를 잃었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차별도 겪었지만 정말 긍정적이시고 모든 걸 털어버리고 살아가신다”며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헌신’에 대해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 조상이 누구인지 잘 모르지만, 과거의 모든 분들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리처드 용재 오닐은 “우리가 여기 있는 건 그분들이 길을 닦아주셨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의 삶은 우리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몫도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하와이 연가’에 공감하는 심경을 밝혔다.
<하와이 연가>는 121년 하와이 이민의 역사를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들의 아름다운 연주와 함께 들려주는 감성 음악 영화. 그래미상 수상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악장 이그나스 장, 하와이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케올라 비머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나선다. 또한 한국이 낳은 최고의 소프라노 조수미의 노래 ‘더 워터 이즈 와이드(The water is wide)’가 삽입됐다.
121년 전, 미지의 섬 하와이로 떠났던 이들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스토리로 조명한 <하와이 연가>는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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