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가수 이승환이 구미 콘서트를 강제로 취소 시킨 김장호 구미시장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자신의 나이를 언급하며 ‘측은’하다고 표현한 구미시장에게 나이로 맞대응한 것.
이승환은 26일 “55세면 인생을 살 만큼 산 분인데, 구미 시장이란 분이 구미 시민단체를 IS에 비유..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대표적 정치참여 가순데요. 환리둥절”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안전 조치를 언제 어떻게 하셨는지.. 빨리 좀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이라고 한마디 했다.
이날 김장호 시장은 26일 매일신문 사설을 통해 “구미시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며 '탄핵 반대 도시'나 '북한 공산당'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대관 취소 입장문을 발표할 당시 비난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현재의 비판은 본질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다. 구미시장으로서 행정 목적인 안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비난하는 이들은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승환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지난 총선 때 조국혁신당을 지원사격했던 그의 정치적 입장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음에도, 구미시는 대관 신청 당일 사용 허가를 즉시 승인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이는 구미시가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구미시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은 얼토당토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장호 시장은 지난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테러 위험으로 공연을 취소한 테일러 스위프트를 언급하며 “올해로 60세를 맞은 이승환 씨의 연륜이라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보였던 태도보다 한층 원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공연을 통해 사회 분열이 아닌 화합을, 조롱과 냉소가 아닌 미소와 따뜻함을 전하며, 서로 다른 생각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야말로 데뷔 35년 차 베테랑 가수에게 팬들이 기대하는 자질이 아닐까. 지금과 같이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은 결국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힐지도 모른다는 자기 내면의 불안함을 표출하는 또 다른 방식일 뿐이다. 필자로서는 측은한 마음이 들 뿐”이라고 저격했다.
이승환은 자신의 나이를 언급하며 “측은한 마음”이라고 표현한 구미시장을 향해 나이로 맞받아쳤고, 구미 시민단체를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로 비유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내비쳤다. 또한 테일러 스위프트는 최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하는 등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교한 것에 대해 의아함을 드러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23일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승환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라고 밝혔다. 이승환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한 데 더해 탄핵 촉구 집회에서 공연을 하자 구미 보수 단체에서 거센 반발을 했고,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공연 이틀 전 갑자기 대관을 취소한다고 밝혔고, 이에 지난 24일 이승환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해마루를 통해 “일방적이고 부당하게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관계약을 취소해 12월 25일 이승환 35주년 공연을 무산시킨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는 부당 취소로 경제적 손해를 입은 드림팩토리, 경제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입은 이승환, 공연예매자 100명, 총 102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이다. 청구금액은 가수 이승환의 경우 1억, 공연예매장의 경우 1인당 50만원이다. 여기에 드림팩토리의 경제적 손해까지 더해져 총 청구액이 결정된다.
이후 김장호 구미 시장은 오늘(26일) 사설을 통해 입장을 밝혔고, 이승환은 이날 “구미 공연 취소의 이유가 ‘안전‘이 아닌 이유”이라며 “우리 경호팀(경호팀 사무실은 드림팩토리 사옥 내에 있어 항시 소통함)은 구미 지역에서 콘서트 개최 반대 집회를 인지한 12월 20일 이후부터 경북 구미경찰서 범죄예방과(이하 ’구미 경찰‘)와 지속적인 소통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SNS와 팬카페를 통해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평소보다 많은 경호인력을 배치해 회관 내외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문서로 통지했다. 정작 ‘안전‘에 진심이었던 건 우리였다. 결국 안전은 핑계이고, 핵심은 정치적 오해를 살 발언을 하지 말라는 서약서 날인 거부 때문이라고 보인다. 즉,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라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훼손, 공무원인 시장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야기된 것”이라며 “‘팩트’로 얘기해요, 우리”라고 맞섰다.
대중은 구미시장을 향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너무 억지로 비교한다”, “구미시장 팩트 체크 안 하고 글 썼구나”, “구미는 테러리스트들의 도시인가”, “극우단체를 테러리스트와 같은 수준으로 본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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