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작품 최초 '로맨스' 등장..'미키17', 로버트 패킨슨표 ''땀냄새나는 SF''[Oh!쎈 현장](종합)
입력 : 2025.01.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이대선 기자] 20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한 SF 장르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이다.배우 로버트 패틴슨과 봉준호 감독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25.01.20 /sunday@osen.co.kr

[OSEN=용산, 김나연 기자] 봉준호 감독 작품 최초 사랑이야기가 등장하는 '미키17'이 "발냄새 나는" 인간적인 SF 영화를 예고했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미키17’(감독 봉준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봉준호 감독,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미키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17'이라는 영화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SF 영화인 동시에 인간냄새로 가득한 인간적인 영화다.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라는 평범하고 힘없고 어찌보면 불쌍한 청년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간냄새 물씬 나는 새로운 느낌 SF로 여러분과 만나게 돼서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미키17' 개봉에 앞서 여러차례 개봉일이 변경된 것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변동이 많아서 저도 익사이팅 했다. 제 영화중에 개봉일이 변경 안된적 없었다. 그만큼 배급사분들이 고민 많이한다. 이번은 유난히 주목 받아서 그런지 기사화가 많이 돼서 그런 측면 있었다. 미국 할리우드 현지 상황과도 관련있었다. 배우조합 파업때문에 많은 영화들이 개봉 날짜가 바뀌었다. 복잡한 여건 상황들이 엮여있었다. 재편집 한다거나 재촬영한다거나 그런일은 없었다. 처음부터 감독최종편집본으로 계약됐고 워너브라더스에서도 제 영화 자체에 대한 컨트롤을 존중해줬고 상호 존중 속에 진행됐다"고 전했다.

전작 ‘기생충’을 통해 계급과 계층문제를 다뤘던 봉준호 감독인 만큼 이번 작품 역시 사회적 제도 안에 소속되지 못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봉준호 감독은 "계급 문제라고하면 거창하게 느껴지긴 한다. 주인공이 불쌍하다. 왜 불쌍한가. 일단 이 친구의 직업 자체가 죽는 직업이다. 죽을 가능성이 높은 임무 부여받고 죽기 딱 좋은 위험한 현장 투입돼서 죽는게 직업이다. '미키17'이 17번 죽었단 뜻이다. 극한직업이다. 죽을때마다 새롭게 프린팅된다. 그동안 SF영화에서 많이본 복제인간, 클론과 다르다. 그야말로 프린트에서 서류뽑듯 인간이 출력된다. 그자체로 비인간적이지 않냐. 원작 소설의 핵심도 휴먼 프린팅, 인간이 인쇄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키는 가장 극한의 처지에 있는 노동자 계층이라고 할까. 그래서 계급 문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영화가 거창하게 계급간 투쟁 다룬다 이런 정치적깃발을 들고있진 않고. 이친구가 얼마나 불쌍한가. 그 와중에 힘든상황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성장영화 같은 부분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시면 재밌을 것"이라고 전했다.

[OSEN=이대선 기자] 20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한 SF 장르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이다.봉준호 감독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25.01.20 /sunday@osen.co.kr

'미키17'은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의 ‘미키7’을 원작으로 한다. 봉준호 감독은 횟수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횟수를 늘리고 싶더라. 7번은 충분하지 않다. 직업인데 일상적으로 더 많고 다양한 죽음을 통해서 출장을 10번 더 나가는거다. 그런 노동자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봉준호 감독이 각색한 극본의 첫 느낌을 묻자 "극본 자체가 재밌었다. 처음 읽었을때 심플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면에 있는 멘탈리티를 들여다보고 미키가 왜이렇게 생겼는지를 보면 바로 복잡해지더라. 캐릭터를 보면 자신감이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은 없다. 매일 쉽게 볼수있는 인물인거다. 어떤 영화에서 볼수있는 또 다른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멍청하기도 하다. 여러가지 영감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개를 연기한다 생각했다. 버릇이 나쁜 개를 훈련 시켜야하는데 갑자기 뒤로 누워서 애교를 부린다. 이게 미키와 비슷한게 아닌가 생각했다. 어떤 벌을 내려도 바뀌지 않는거다. 17번을 죽어야 깨닫는, '삶을 다르게 살아야하나?' 라는걸 17번 죽고 나서야 깨닫는 것"이라고 캐릭터를 해석했다.

봉준호는 작중 미키에 대해 "불쌍하다. 착한데 멍청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할 준비가 돼있는 사람이다. 결정적으로 로버트 패틴슨이 1인 2역을 하는거다. 미키17과 미키18이 같이 나오니 생각이 복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버트 패틴슨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로버트는 배트맨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많이 안알려졌지만 미국의 뛰어난 인디영화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그때부터 연기를 잘해서 늘 관심을 갖고있었다. 이번에 '미키17'은 미키17과, 18 사실상 1인 2역 역할이다. 약간 멍청하고 불쌍한 17느낌부터 예측불가능하면서 기괴한 카리스마 뿜어내는 18, 양쪽 다 소화해야한다. 소심함부터 광기 어린 연기 둘다 되는 사람이 누군가. 처음부터 로버트 패틴슨 생각했고 캐스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이런 캐릭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런 규모 거대한 영화에 보기 힘든 캐릭터다. 감독님께서 유머를 잃지 않는게 매력적이었다. 큰 스케일에서도 유머를 계속 보여줄수 있고 어떻게 보면 '스타워즈'처럼 보이는 세트장에서 일하다가 그 안에서 가볍고 재밌고 유머러스한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SF 영화는 흔치 않다 생각한다. 용감한 작품"이라고 감탄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지금 봉준호 감독님 같은 레벨의 사람은 4, 5명 되지 않나 싶다. 모든 배우들이 같이 일하고싶어하는 감독이다. 봉감독님 영화 보면 세계관이 특별하다. 그리고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선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특히나 퍼포먼스 적 측면에서 그렇다. '살인의 추억'을 오래전에 봤는데 영화에서의 퍼포먼스를 보면 떠오르는 기억이 굉장히 말도 안되는 것과 심각한 상황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장르 구분 크게 하지 않고 볼수있도록 한것 같다. 이런 영화를 너무 하고싶었고 봉준호 감독님이 저를 생각하셨다 했을때 저도 빠르게 손을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OSEN=이대선 기자] 20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한 SF 장르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이다.봉준호 감독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25.01.20 /sunday@osen.co.kr

또 '봉테일'로 잘 알려진 봉준호 감독과의 촬영 소감을 묻자 그는 "배우들은 사실 계속 한계에 도전하게 하고 새로운걸 제시해주고 프로세스를 만들어주는 분과 일하고싶다. 봉준호 감독님 영화를 보면 그렇다. 저도 이정도의 워크 스타일을 가진 감독님과 작업한적 없어서 인상깊었다. 제가 익숙했던것과 달랐다. 감독님이 굉장히 체계적이고 자신감 있고 실행을 한다. 그래서 원래 제가 익숙했던것보다 시퀀스를 적게 찍었다. 몇주 지나니 익숙해졌고, 스스로 자유를 느꼈다. 대부분 배우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나 싶다. '한 라인만 찍고 넘어간다고?' 하다가 1주일 지나고 ‘이 현장 최고다’ 이런 얘기 나왔다. 현장 편집을 보여주신 것도 좋았다"고 밝혔다.

'미키17'에는 죽은 횟수 외에도 원작과 다른 설정이 등장한다. 봉준호 감독은 "원작에서는 미키가 역사 선생님이고 지적인 얘기를 늘어놓기도 한다. 원작 성격이 흔히 말하는 하드 SF라고 과학기술적인 설명이 많다. 저는 과학에 큰 관심없어서 그런부분 다 빠지고 오로지 땀냄새나는 인간 얘기로 각색을 채웠다. 그 과정에서 미키도 저는 좀 더 노동계층. 좀 더 외로운 친구. 좀더 가엽고 불쌍한 친구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 친구가 인간으로 출력되며 위혐한 현장으로 투입되는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과거사를 좀 더 단순하게 그렇지만 더 외롭게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치만 유일한 친구가 하나 있다. 스티븐 연 배우가 연기한 티모라는 캐릭터다. 그나마 유일한 친구인데 그다지 유익하진 않다. 여러가지 해로운 측면 많은 복합적 인물이라 그게 미키가 영화에서 처한 상황이다. 불쌍하고 가엽고 우리가 측은지심 느낄수있는 그런 미키를 만들고싶었다"며 "배경도 가까운 근미래로 더 끌어당기고 싶었다. 원작 소설은 더 미래인데 가깝게 당겼다. 10년전에는 챗지피티를 상상 못했지 않나. 불과 2, 3년 후 어떤일 닥칠지 예측이 어렵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봉준호 감독 작품 최초 '로맨스'를 다루기도 한다고. 그는 "최초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나샤라는 주인공과 미키의 러브스토리가 있다. 인간이 출력되는 와중에 러브스토리기 있고 멋진 사랑 테마의 음악도 있다. 멜로영화라고 말하면 뻔뻔스럽겠지만 사랑의 장면이 있다. 그게 제일 뿌듯했다"고 전해 기대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여러가지 있겠지만 좋은 배우와 같이 작업해 즐거웠다. 두 미키를 연기해준 로버트 패틴슨과의 작업이 즐거워서 보시는 분들도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로버트 패틴슨 역시 "촬영할때 느낀 즐거움 만큼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키17’은 오는 2월 28일 국내 최초 개봉되며 3월 7일 북미 개봉 예정이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이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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