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하영이 이대 서양화과, 뉴욕 3대 미술학교로 불리는 SVA 석사를 포기하고 연기자의 길을 걷는 데에 확신을 밝혔다.
하영은 2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인기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와 동명의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하영은 백강혁을 도와 중증외상센터에서 활약하는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 역할로 분투했다.
하영은 지난 2019년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하기 전까지 장래가 촉망되는 미술학도였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과를 전공했고, 대학원도 소위 뉴욕의 3대 미술학교로 불리는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에 진학해 석사 학위 이수를 준비했다. 그러나 석사 학위 1년 만에 휴학했고, 연기 수업을 받으며 배우의 길을 걸었다.
세계적 예술 명문대 학위까지 1년을 남기고 중단한 상황. 아깝지 않았을까. 하영은 "원래도 밀고 나가는 면이 있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컸다. 그 때는 '지금 안 하면 평생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2016년에 대학원에 들어가서 2017년 여름 방학에 돌아왔다. 그때 27살이었다"라고 설명하며 "사실 진짜 고민 많이 헀다. 복학 신청을 학기 시작 얼마 전까지 해야되는 게 있는데 메일을 써놓고 못 보내고, 올해도 휴학한다는 메일을 써놓고 진짜 많이 고민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어떻게든 연기를 배워나가려고 노력을 하던 참이었고, 집근처 공원을 맨날 산택하면서 어떻게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때 주변에서 연기를 계속 하는 게 좋겠다고 응원을 해주셨다. 저희 연기 선생님이나 조언을 구한 분들이 '빨리 시작하는 게 더 좋아'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일부러 더 용기를 얻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해주시는데, 제가 나이가 있잖아요'라면서 연기에 도전했다"라며 웃었다.
더불어 그는 "미술을 하다 보면 작품을 어떤 작품을 그릴까, 이 작품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전달할까 고민하는 과정이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이 캐릭터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걸까 하는 지점과 연결이 된 것 같다"라며 "미술을 할 때 생각을 열심히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너무 연결이 안 되지 않을까, 말이 안 되지 않을까하는 부준들과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생각하면 미술 했던 것 만큼 연기를 길게는 못했지만 근본적인 부분에서 되게 거의 맞닿아 있다고 느낀다. 어쟀든 미술도 우리 사회,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거고 작품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들도 그런 이야기를 매체 형식으로, 연기와 영상으로 풀어내는 것이지 않나. 저는 어떤 지점에서 거의 똑같지 않나 느낄 정도로 비슷함을 느낀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영은 이어 "초반에는 오디션도 많이 떨어지고 연기력도 전공이 아니라 정말 내가 부족하다는 콤플렉스 같은 것들이 있었다. 지금도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조금씩 노력하고 도움을 받으면서 첫 오디션에 붙었을 때, 지금 생가하면 너무 부족하지만, 가능성을 봐주신 다른 감독님과 드라마 팀이 있었기 때문에 확신을 얻고 계속 할 수 있었다. 그 때 그런 기회를 안 주셨다면 계속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 게 데뷔작 '닥터 프리즈너'다. 저는 너무 감사한 기회였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그는 "저는 지금도 전시 보는 게 많다. 지금 인터뷰 장소 삼청동도 대학 때 맨날 온 곳이다. 갤러리 천지라. 너무 재미있고, 혼자서 작품 보고 울고 있고 그렇게 흠뻑 젖는거 좋아한다. 제가 여유가 되고 기회가 된다면 전시까진 아니더라도 소소하게라도 그림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연기 연습을 하는 작업실에 아직도 이젤이 있다. 3년 동안 손을 못댔지만 항상 마음은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본업인 연기에 집중을 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영이 활약한 '중증외상센터'는 오늘(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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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