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 성과 대단해'' 삼성 왕조 후배의 '호평'→다만 재계약 위해 '더 임팩트 있는 경기 보여줘야'
입력 : 2025.01.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과거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 왕조를 이끌었던 전 프로야구 선수 차우찬이 이번 시즌 종료 후 이 감독의 재계약 조건에 대해 내다봤다.

이승엽 감독의 지난 2년엔 명과 암이 공존했다. 2017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레전드’ 이 감독은 2022년 10월 두산 사령탑으로 취임하여 2023년부터 팀을 이끌었다. 은퇴 후 감독은 물론 코치 경력도 없었던 이 감독에게 의심과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우려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이승엽 감독의 데뷔 시즌 성적은 74승 68패 2무(승률 0.521)로 나쁘지 않았다. 2022시즌 9위에 머물렀던 두산을 5위까지 올려놓으며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 144경기에서 74승 68패 2무(승률 0.521)를 거두며 한 계단 상승한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썩 괜찮은 출발이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 냈다.


이승엽 감독이 비판을 받은 건 그 이후였다. 두산은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이상하게 가을 무대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3시즌 와일드카드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하며 탈락했고 지난해 와일드카드전에서는 정규시즌 5위 KT 위즈에게 2승을 내주며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1차전과 2차전에서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고 당시 이 감독은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나가"라는 야유를 들어야 했다.

단순 결과뿐 아니라 이 감독이 2년 동안 보여준 극한의 스몰볼과 잦은 투수교체 등 경기 운영도 팬들의 불만을 가중했다. 지난해엔 김택연, 이병헌 등 젊은 불펜 투수들의 잦은 등판으로 혹사 논란까지 따라다녔다. 그 과정에서 이 감독은 '투마카세(투수+오마카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승엽 감독도 할 말이 없지 않았다. 지난해 두산 마운드엔 악재가 가득했다. 2023시즌 리그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던 알칸타라와 새롭게 합류해 초반 호투를 이어가던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시즌 도중 이탈했다.

그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도 부진했다. 브랜든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시라카와 케이쇼는 계약 기간 동안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알칸타라 대신 데려온 조던 발라조빅도 12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재원 사태’도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쳤다. 전 두산 오재원의 협박과 강요로 수면제를 대리 처방 및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던 김인태, 장승현 등 8명의 선수가 2군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며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두산은 1군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1.5군급 자원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과거 삼성에서 이 감독과 선수 생활을 함께했던 차우찬은 "작년, 재작년 모습만 봤을 때 가을야구에 진출한 건 분명 잘했지만 (팬들이 보기에) 거기서 바로 힘없이 떨어지는 모습이 임팩트가 강했다"라면서도 "(이승엽) 감독님이 부임하자마자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끌었다는 건 대단한 거다. 가을야구라는 게 쉽지 않다"라고 이 감독의 성과를 인정했다.

또한 이 감독이 재계약에 골인하기 위해서는 "가을야구는 당연한 목표고 거기서 더 임팩트 있는 경기와 순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엽호는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지난 시즌 가장 큰 문제였던 외국인 투수 영입에 신중을 기했다. 지난해 11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경험이 풍부한 콜 어빈, 류현진과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토마스 해치 영입을 발표했다. 이후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해치에게 문제가 발생하자 두산은 해치와의 계약을 해지, 새로운 외인 투수 잭 로그를 총액 80만 달러에 영입했다.

허경민의 FA 이적과 김재호의 은퇴로 공백이 생긴 내야는 내부 자원 경쟁을 통해 메우기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트레이드로 김민석, 추재현 등 팀에 모자란 젊은 외야 자원을 수급하며 미래에 대한 투자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이 감독이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자신을 향한 팬들의 비판을 환호로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OSEN, 뉴시스,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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