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MBC가 외면'' 故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유서 공개, 지인들도 규탄 [Oh!쎈 이슈]
입력 : 2025.01.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OSEN=장우영 기자] 기상캐스터 故오요안나의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알려지면서 지인들도 입을 열었다.

27일 매일신문은 비밀번호가 풀린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받은 내용이 담겼다. 2021년 5월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된 오요안나는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먼저 입사한 동료 기상캐스터는 오보를 내고 오요안나에게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또 다른 동료는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했다는 내용이라 보는 이에게 충격을 안겼다.

또한 오요안나가 2022년 10월 ‘유퀴즈온더블럭’ 섭외 요청을 받자 ‘너 뭐하는 거야’,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 이 외에도 실력 등을 이유로 오요안나를 비난해 온 메시지와 음성이 다량 발견됐다.

특히 매일신문은 주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는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연락에도 답하지 않았고,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B씨는 ‘우리 모두 힘든데 이렇게 전화를 하시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조금 그렇다.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MBC에 연락하라’고 덧붙였다.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그의 지인들도 입을 열었다. 한 지인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해당 기사의 링크를 공유하며 “제 사랑하는 친구가 MBC 기상캐스터 선배들로부터 오랜 시간 괴롭힘을 당했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특정 가해자가 증거를 은폐할 가능성이 있어 사인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했다. 오랜 기간 요안나에게 특정인(기상캐스터 선배)이 군기를 잡고 비난하고 자신을 따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 뿐만 아니라 오요안나와 친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들었을 거다.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해자들과 MBC는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이 사실을 널리 알려달라. 부탁드린다. 가해·방관자가 처벌받아 제 친구가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무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제 소중한 친구 오요안나가 MBC 기상캐스터 선배들로부터 오랜 시간 괴롭힘을 당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친구는 사랑하는 일을 시작하며 열정을 쏟았지만 특정 기상캐스터로부터 이유 없는 따돌림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털어놓곤 했습니다. 소식이 알려진 뒤 많은 지인분들이 연락을 주셨지만 구체적인 사인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지 못했습니다.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요안나는 피해 사실을 직장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MBC와 가해자는 이를 외면했다. 친구가 조금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도록 이 사실을 널리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다른 지인은 “오요안나는 오랜 시간 제게 단단한 버팀목이었고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소중한 친구였다. 어떠한 조치가 이뤄진다고 해도 오요안나가 겪어온 슬픔과 외로움을 완전히 달래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사건을 무책임하게 넘기려는 회사와 가해자의 태도를 방관하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 공식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조금이나마 오요안나의 마음이 위로 받고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마음을 보태달라”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 있어왔다는 점을 약 3년 전에도 들은 바 있다.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괴롭히고 어떻게 웃으며 스크린 앞에 설 수 있었나. 링크를 통해 기사 한 번씩 읽어보시고 제 친구의 일에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하는 글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다.

한편, 고인은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MBC 측은 “조사할 이유가 있어야 조사할 수 있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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