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저비터 계약→서울서 개막 로스터 탈락→트레이드→DFA 굴욕' 혼돈의 1년 보낸 고우석, 마지막 기회 잡고 빅리거 꿈 이룰까
입력 : 2025.0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지나 미국 도전 2년 차를 맞는 고우석(27·마이애미 말린스)이 올해는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마이애미 구단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24인 명단을 공개했다.

우투수 7명, 좌투수 6명, 포수 3명, 내야수 3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된 명단에는 고우석의 이름도 포함됐다. 지난해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펜서콜라 블루와후스 소속으로 시즌을 마쳤던 고우석은 스프링캠프서 빅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 도전에 나선다.


지난 1년 사이 고우석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곧바로 1군 무대를 밟은 고우석은 2023년까지 7시즌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기록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2023년 12월 5일부터 30일간 MLB 30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신분이 된 고우석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해를 넘기도록 진전이 없어 미국 진출을 거의 포기하려 할 때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포스팅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2024년 1월 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고우석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곧장 미국으로 건너간 고우석은 아슬아슬하게 버저비터 계약으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2+1년 최대 940만 달러(136억 원), 보장은 2년 450만 달러(65억 원)의 계약 조건이었다.


샌디에이고는 2024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을 서울에서 LA 다저스와 치를 예정이었기 때문에 고우석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시범경기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고우석은 31명의 선수단에는 포함돼 서울로 왔다. 그러나 친정팀 LG와 평가전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리며 시범경기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결국 고우석은 26인 개막 로스터 합류가 불발돼 더그아웃에서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고우석의 미국 무대 출발은 마이너리그부터였다. 그것도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샌안토니오 미션스(샌디에이고 산하)에서 10경기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한 고우석은 5월 5일 4대1 트레이드(고우석, 딜런 헤드, 제이콥 마시, 네이선 마토렐라↔루이스 아라에즈)를 통해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은지 4달만에 마이애미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고우석은 5월 31일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숀 앤더슨에 밀려 DFA(양도지명) 조처되는 굴욕까지 맛봤다. 다른 구단에서 영입 의사를 밝히지 않아 그대로 마이애미에 남게 된 고우석은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쉬림프서 16경기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한 뒤 7월 12일 더블A(펜서콜라)로 강등됐다.


다시 더블A로 내려온 고우석은 18경기 2승 1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0.42으로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결국 야심 차게 도전장을 던진 미국 무대 첫 시즌은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며 44경기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54의 초라한 성적으로 마쳤다.

2025년 225만 달러(약 33억 원)의 연봉을 받는 고우석은 일단 스프링캠프에 초청돼 빅리그 진입을 노릴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올해 역시 꿈의 무대를 향한 마지막 관문을 넘는 것이 쉽지 않다.


고우석은 2년 차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마이애미 입장에서는 콜업을 더욱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다. 빅리그 레벨의 기량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쓴맛을 제대로 본 고우석이 올해는 역경을 극복하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사진=뉴시스, 뉴스1, OSEN,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애미 말린스 SNS, MiLB 홈페이지 캡처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