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이미 예상 행선지로만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아직도 계약 소식은 잠잠하기만 하다. 메이저리그(MLB)서 5번째 시즌을 앞둔 김하성(30)이 언제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벗어나 새로운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미국의 유력 경제 매체 포브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스프링캠프 개막이 다가오는 가운데 아직 남아있는 MLB 톱(TOP) FA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계약을 맺지 못한 FA 선수를 주목했다.
김하성은 알렉스 브레그먼, 피트 알론소, 잭 플래허티에 이어 4번째로 이름이 언급됐다. 포브스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김하성은 한국 최고의 선수였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계약을 맺고 (MLB 통산) 타율 0.242/출루율 0.326/장타율 0.380과 78도루, 15.3의 WAR을 기록했다'며 '최고의 시즌은 2023년으로 17홈런과 WAR 5.8을 기록했다. 2루와 3루, 유격수에서 활약한 공을 인정받아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10.4%의 볼넷 비율과 주루 센스, 다재다능한 내야 수비를 고려하면 리드오프 타자로 손색이 없다'고 칭찬하면서도 '문제는 그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시즌 아웃되는 수술을 받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개막전에 맞춰 준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이어 '김하성의 복귀 일정은 불투명하다. 그를 영입할 구단들에 건강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2023시즌이 끝났을 때만 해도 김하성이 FA 시장에서 이처럼 오랜 시간 '미아' 신세가 될 거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김하성은 2024시즌 중반까지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도 가능한 '예비 FA' 자원으로 분류되며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어깨 부상' 변수로 모든 것이 변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8월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귀루 도중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2024시즌 121경기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22도루 OPS 0.700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한 그는 부상 복귀 시점도 불투명한 데다 장점이던 수비 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어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김하성은 윌리 아다메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FA 유격수 2위에 오를 정도로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계약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김하성과 연결됐던 샌프란시스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LA 다저스, 워싱턴 내셔널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여러 구단은 다른 내야수 및 유틸리티 자원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어느덧 해를 넘겨 1월도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김하성은 여전히 무적 신세다.
그를 원하는 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지 매체들은 여전히 김하성의 영입 가능성이 있는 구단을 차례로 언급하고 있다. 지난 21일 MLB.com은 이미 '유격수 최대어' 아다메스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를 김하성과 가장 어울리는 구단으로 꼽았다. 빅리그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주전 2루수를 맡기에는 불안 요소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서부지구 팀 중에는 원소속팀 샌디에이고를 비롯해 시애틀, LA 에인절스 등이 김하성과 연결되고 있다. 중부지구는 디트로이트, 동부지구에서는 뉴욕 양키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이 여전히 김하성의 잠재적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김하성은 이번 스토브리그를 앞두고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현재까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에이전트가 보라스라는 점은 부상과 더불어 김하성의 계약이 늦어지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어느덧 스프링캠프 개막이 약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하성이 '이적설 미국 일주'를 마치고 반가운 계약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MLB 공식 SNS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