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어바인(미국),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이 올 시즌 도루를 얼마나 많이 시도할까.
도루 숫자가 관심이 아니고 도루와 관련돼 부상 우려 때문이다. 심재학 단장,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도루를 자제하기를 바라는데, 정작 주인공 김도영은 “도루하다 부상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그레이트파크 베이스볼 컴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KIA. 심재학 단장은 김도영이 올해는 도루를 가급적 자제하기를 바랐다. 도루 하나를 하는 것보다 홈런, 안타를 생산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
이범호 감독도 마찬가지. 이 감독은 “김도영이 조금 안 좋거나 피곤한 상태라면 도루 시도를 자제시키려고 한다. 도루를 하다가 다쳐서 경기에 뛰지 못하면 선수도 팀도 오히려 손해가 크다”고 걱정했다.
김도영은 지난해 KBO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섰다. 141경기에서 타율 3할4푼7리(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OPS 1.067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국내 타자로는 최초의 ‘40홈런-40도루’ 기록을 노렸으나 홈런에서 모자랐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40도루 기록 보다는 홈런 등 장타를 많이 치고, 부상없이 롱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선수 시절 도루를 많이 해봤기에 경험에서 나온 조언.
김도영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도루 시도를 조금 줄일 생각인지’를 묻자, “아니오, 항상 팀이 팀이 필요할 때 뛰려고 생각한다. 이제 더 중요한 상황에 뛰려고 할 것 같다. 그리고 작년에 40개 하면서 몸에 문제는 하나도 없었다고 느껴서, 올해도 더 하면 더 했지 덜 할 리는 없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지난해 40도루를 기록하며 도루 실패는 4개였다. 도루 성공률 90.9%로 높았다. 올해도 40개는 할 수 있다는 각오였다. 감독과 단장 모두 부상을 걱정한다고 하자, 김도영은 “도루하다가 다치면 그거는 좋은 선수가 아니라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왼 어깨 부상을 당했고, 이후 출장을 강행했지만 월드시리즈에서는 타격이 부진했다. 시리즈가 끝나고 어깨 수술을 받았다.
김도영은 “저는 넘어질 도자여서 슬라이딩 할 때 다칠 리가 없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김도영 이름에서 한자가 넘어질 도(倒)를 말한 것.
김도영은 프로 데뷔 2022년과 2023년 잔부상으로 고생한 이력이 있다. 2023년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1루로 달려가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 엄지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경험도 있다. KIA는 지난해 시즌 도중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에 엄청난 벌금을 매긴다고 하면서 선수들에게 금지령을 내렸다.
김도영은 벌써 MLB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타니와 지난 1월 LA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 계약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김혜성이 소속된 에이전시 CAA스포츠의 대표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는 김도영을 직접 만나기 위해 어바인의 KIA 캠프를 찾아오기도 했다.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등 몇몇 MLB 구단 스카우트들도 김도영을 보고 갔다. 김도영은 2028시즌까지 부상없이 FA 등록일수를 채운다면 포스팅으로 MLB에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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