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파주] 한준 기자= "우리가 준비한 것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감독 홍명보)은 중동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2차 예선전 요르단 원정부터 최종 예선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원정에서 연이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매 경기 선제골을 내주고 힘겹게 비겼다.

이번 오만 원정은 홍명보호의 네 번째 중동 원정이다. 비기기만 해도 유리하지만 패할 경우 자력 본선행이 물 건너 간다. 본선 티켓 확보를 위해 승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22일 최종 예선 5차전 오만 원정을 준비하기 위해 14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조기 소집됐다. 이날 오후 훈련을 소화한 뒤 곧바로 UAE 두바이로 넘어가 전지 훈련을 통해 원정 경기를 준비한다.

중동 원정에 대한 어려움은 홍명보호 뿐 아니라 한국 축구가 오래도록 품어온 숙제다. 날씨와 문화, 시차 등 중동 원정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다. 그렇다면 실제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올림픽 대표팀 오후 훈련에 앞서 공식 기자 회견 대상자로 나선 공격수 김동섭(23, 광주FC)은 “징크스는 없지만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중동 원정의 진실을 전해왔다.

김동섭은 “우선 중동에서 경기하는 경험이 없다고 생소하다. 문화적인 차이도 있다. 응원 문화가 다른데 경기 중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TV 방송 중계로 지켜봐도 중동 원정 경기에선 독특한 리듬의 응원으로 인해 팬들조차 피로감을 느낀다. 보통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경기 중 야유나 응원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 차례 중동 원정을 경험한 김동섭은 “관중이 많지는 않다. 그런데 목소리가 엄청 크다”며 중동 특유의 응원 텃세가 경기 중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소집 현장에서 인터뷰한 공격수 백성동(21, 주빌로) 역시 “날씨를 걱정했는데 영향이 크지 않았다. 원정 경기이다 보니 중동의 응원이 신경쓰이더라”며 중동의 응원 문화를 상대한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만은 축구협회장이 직접 나서 “한국을 꺾고 오만 축구의 새 역사를 쓰는 날이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카타르전에 몰수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보탠 오만은 중동 축구 텃세 논란에 불을 지핀 팀이기도 했다. 당일 경기 현장에서 ‘한국 잡기’를 위한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된다.

올림픽 대표팀 수비수 오재석(22, 강원FC)은 “중동 텃세도 우리의 꿈을 막을 수 없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과연 올림픽 대표팀은 중동 텃세를 이겨내고 런던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할 수 있을까? 22일 밤 11시 30분 오만과의 운명의 결전이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사진=이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