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전] 김승규식 ‘도장 깨기’, 정성룡도 불안하다
입력 : 2013.08.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김성민 기자= 김영광, 이범영을 차례로 물리치고 홍명보 2기에 승선한 선수가 있다. 바로 울산 현대의 수문장 김승규(23)다. 그런 그가 이제는 대표팀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을 위협하고 있다.

김승규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친선경기에서 선발 출전, 멋진 선방쇼를 선보였지만 팀은 아쉽게 0-0 무승부를 거뒀다.

김승규의 선발 출전은 파격적이었다. ‘실험’과 ‘변화’를 외치며 매 경기 다양한 선발 구성을 꾀하던 홍명보 감독이지만, 골키퍼 자리는 항상 정성룡을 붙박이로 놓아두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김승규에게 기회를 줬고, 김승규는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사실 김승규에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골키퍼가 공을 잡는 것이 좋겠지만 김승규로서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은 것은 분명 께름칙한 부분이었을 게다.

그러나, 전반 내내 지루할 수도 있었던 김승규에게도 기회는 찾아왔고, 그는 ‘이때다’ 하며 멋진 선방을 선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반 43분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던 페루는 페널티 에어라인 좌측면 근처에서 기회를 잡았다. 페루의 수비수 요시마르 요툰은 이를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슈팅의 타이밍, 궤적, 속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완벽한 슈팅이었지만 김승규의 수비력이 한 수 위였다. 김승규는 공이 날아오는 타이밍을 미리 읽으며, 멋지게 다이빙하며 공을 쳐내 팀을 위기해서 구해냈다. 드롭성이 있는 슈팅이라 마지막 펀칭 장면에서 위치를 가늠하기 힘들었음에도 김승규는 끝까지 집중하며 완벽한 선방을 보여줬다.

후반전에도 그의 능력은 유감없이 드러났다. 페루의 공격수 피사로가 문전 앞에서 슈팅한 것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슈팅을 막아냈다. 순간적인 판단과 움직임이 만들어낸 멋진 선방이었다.

물론 한 경기로 김승규의 대표팀의 주전 승선을 확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승규는 이날 경기를 통해 그가 대표팀의 NO.1 골키퍼로도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다.

게다가 김승규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경쟁자들을 무협인이 고수들을 ‘도장 깨기’식으로 제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성룡도 더 이상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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