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빠진 구자철, 원인은 측면 공격수 전환
입력 : 2013.10.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구자철은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거쳐 최근에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도 소화한다. 활동량과 패스가 뛰어나 측면 공격수도 맡는다.

그러나 구자철은 중앙을 소화한다. 중앙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뛰어야 기량을 발휘한다. 하지만 볼프스부르크는 구자철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구자철도 부진에 빠졌다.

구자철은 5일 밤(한국시간) 브라운슈바이크와의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를 맡았다. 풀타임을 뛰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독일 ‘빌트’는 구자철에게 최하평점인 5점을 부여했을 정도다.

구자철의 측면 공격수 실패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1년 8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구자철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이전까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빼어난 활약을 했었지만,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조광래 감독은 이청용의 장기 부상에 따른 대안으로 구자철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구자철은 기대와 정반대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은 고사하고 나가토모 유토의 오버래핑을 막는데 급급했을 뿐이다.

브라운슈바이크전도 마찬가지였다. 구자철의 존재감이 없었다.

측면의 한정된 공간에서 구자철이 할 역할은 없었다. 디터 헤킹 감독은 구자철을 오른쪽 측면에 둔 만큼 그에게 측면 공격을 맡겼어야 했지만, 정작 측면 공격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크리스티안 트래쉬에게 의존했다.

트래쉬가 90회의 볼 터치를 할 동안 구자철은 절반도 못 미치는 38회에 그쳤다. 트래쉬가 앞으로 나갈 때마다 그는 트래쉬의 뒤를 받혀줄 뿐이었다. 후반전 45분만 뛴 이반 페리시치와 같은 21회의 패스만 했을 만큼 공격 지원 역할도 미비했다. 간혹 크로스를 올리며 득점 기회를 만들려 했지만 위력이 없었다. 장점인 호쾌한 중거리슛도 나오지 않았다.

역할의 혼란, 동료와의 원활하지 못했던 팀 플레이로 인해 구자철은 경기 내내 겉돌았다.

가장 큰 원인은 포지션 경쟁자에 밀린 탓이 컸다. 볼프스부르크는 공격형 미드필더 디에구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구자철이 디에구를 넘지 못하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할 수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는 루이스 구스타부, 얀 폴락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시즌 내내 중앙에서 뛸 기회는 오지 않는다.

헤킹 감독도 이점을 알기에 구자철을 측면에 배치하는 대안을 꺼냈을 것이다. 그러나 브라운슈바이크전을 통해 구자철은 측면에서 뛸 자원이 아니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헤킹 감독도 다음 경기에서는 생각을 달리할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은 구자철에게 달렸다. 마침 구스타부와는 12일 한국-브라질의 A매치를 통해 맞대결을 벌인다. 여기서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볼프스부르크로 돌아간 뒤에 달라진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구자철의 분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사진=스포테인먼트 채널 더 엠(The 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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